2020년 7월 26일판 교내기자단 검토의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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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정환 | 등록일 | 20.07.25 | 조회수 | 117 |
검토위원 의견
2020년 7월 26일 제천여자고등학교 교내 기자단의 세 번째 기사들이 공개된다. 기말고사를 목전에 둔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 호 검토는 교사위원이 전담했다. 교내 기자단의 세 번째 호 공모에는 열 네 건의 기사가 투고됐다. 각각 생활부에서 여섯 건, 보건과학부 여섯 건, 지역사회부 한 건, 문화부 한 건이었다. 정치법조부는 이번 호에 투고하지 않았다.
총평하자면 우선 기사들의 문장이 안정되면서 형식적 품질이 개선됐을 뿐 아니라, 읽는 재미가 커졌다. 우리 학교의 생생한 소식을 교우들과 공유하는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1호 판에서 반려됐다가 다시 돌아와 유난히 반가운 기사도 있었다. 반려 의견에서 지적된 사항들을 성공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기사의 완성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교사 의견 제시’ 부분에서 핀트가 안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좀 들기도 했으나 그래도 이만하면 허용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되어 통과 처리했다. 여하튼 굉장히 인상적인 기사다. 또한, 직접 몸으로 부딪쳐 가며 환경 과학적 주장을 도출해 내는 기사도 있었다. 귀납/연역적 연구를 통해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의 적절한 대체재가 될 수 없음을 주장하는 모습이 아주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었고, 읽는 이로 하여금 내용에 몰입하게 했다. 두 번째, 표절로 인해 반려 처리된 기사가 두 건 발생했다. 표절 검사는 충청북도교육청 교육 연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카피킬러(Copy killer)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루어졌다. 표절로 반려처리 된 기사는 지역사회부가 한 건, 보건과학부가 한 건이었다. 이들 외에도 표절률이 높은 기사가 있었는데, 정말 단순한 정보의 집합체로 간주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그 건에 대해서는 통과시켜 게재하도록 처리했다. 타인의 글을 자신의 글처럼 공개하는 행위는 엄연한 비윤리적인 행위인 동시에 때에 따라 범죄가 될 수도 있음을 유념하길 바란다. 세 번째, 지난 2020.07.19.판에 싣지 않고 보류처리 했던 두 건의 기사가 있었다. 문화부 소속 서평 기사들이었는데, 추가적인 표절 물증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호에 게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여전히 아쉬운 점도 남았다. 여전히 자신의 관심 분야를 우리의 일상으로 끌고 들어오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되는 기사들이 적잖았다. 물론 1~2호 투고 때보다는 상황이 부쩍 나아지긴 했지만, 단순히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그걸 조명하고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 주변의 이들을 위해,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보고, 먼저 앞서서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교내 신문의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별 것 아니고 시시하게 여겨지는 것이라 할지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주 흥미롭게 받아들여지는 소재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늘 기자의 눈으로 자신의 일상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각에서 벗어나서 메타적인 관점에서 나의 일상을 관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가급적 멀리서 찾지 말고 일상에서 찾는 게 필요하며, 멀리서 찾았다면 반드시 일상으로까지 끌고 가져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나만의 소재를 찾아냈다면 그것을 단순한 호기심 충족이나 흥밋거리의 차원에서 소비하기보다는 적절한 학설이나 책 등과 연관 지음으로써 발전적으로 해석해내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고되고 있는 기사들의 경우 몇몇은 흥미로운 소재를 찾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이를 학문적 차원에서 해석하거나, 하다못해 단상의 차원에서 진단하고 어루만지는 시도라도 하고 있는 기사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런 문제는 생활부나 정치법조부에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독자들에게 꼭 소개하고 알리고자 하는 소재, 이슈, 분야가 있다면 그걸 좀 우리의 일상과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문화부나 보건과학부, 지역사회부 등에서 숱하게 발생하는데, 어떤 과학이론, 책 소개, 지역 소식 등을 이러한 노력 없이 그냥 기사로 만들게 될 경우 기성 언론과의 차별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간혹 투고되는 기사들을 검토하다 보면 ‘이런 글을 굳이 교내 신문으로 내보내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을 때도 종종 있다. 기성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재탕하는 게 가장 전형적인 경우다. 교내 신문은 교내 신문으로서의 한계도 갖지만 다른 한편으로 교내 신문만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기자와 독자가 함께 일상을 공유하는 만큼 기사의 주된 독자가 누구인지, 무엇을 궁금해할지를 확실히 알 수 있고, 그에 따른 적절한 접근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느껴지는 기사는 많지 않았다. 좀 다른 표현으로 주문하자면, 지금 이대로는 안 되고 '우리의 일상과 연결짓는 노력'이나 ‘빗대어 이야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내 기자단으로서의 저널리즘은 무엇일까?' 자문해보기 바란다.
결국 이번 호에도 1,600여 글자의 잔소리를 했다. 하지만 428자의 긍정적 평가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투고해준 1~3학년 기자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남아있는 투고 기간 동안 건필을 기원한다.
2020.07.25 제천여자고등학교 교내 기자단 검토 위원회 김O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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