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김창경 교수 ∘ MIT 재료공학 박사 ∘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신소대공학부 교수 ∘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 ∘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등 “수학, 과학은 못하면 과학자나 공학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수학, 과학을 잘 해야 인정받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고차방정식도 애플리케이션이 1초 만에 답을 내놓는 세상이에요. 정답찾기 문제풀이에 매달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보다는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나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김창경 교수는 우리사회가 갖가지 잘못된 상식과 편견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과 유전자 편집기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현실에서 과거의 법, 제도, 관습을 지나치게 고수할 경우 우리 모두가 피하고 싶은 결말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좀 더 자세히 들어보자. Q1. 최근에 ‘재수 없으면 200살까지 산다’는 주제로 대중 강연을 하셔서 화제가 됐는데,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생명공학이 새로운 지식기반 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요. 2006년 미국의 한 과학지에 ‘DNA는 우리의 시간을 멈출 수 있을까’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노화는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라는 부분과 연관이 있는데, 텔로미어가 점점 사라지면 세포증식이 안 되어 노화가 진행돼요. 그런데 텔로미어의 길이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200살까지 젊고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되겠죠? 유전자 편집(CRISPR, 크리스퍼) 기술의 발달로 이것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같은 거대기업은 바로 이 분야에서 생길 확률이 거의 100%입니다. 인공지능 분야는 이미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선점했지만 이 분야는 그렇지 않아요. 10년 내 ‘슈퍼 인텔리전트 베이비’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생명이 디지털화되고 프린트된다는 것은 인류가 신의 영역에 다다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두려움이 크고 규제도 많죠. 우리나라는 생명윤리법에서 인간배아의 유전자 편집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과학기술의 발전은 결코 법으로 막을 수 없었습니다. 생명공학의 발달에 따른 윤리문제를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다루고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합니다. Q2. 교수님 말씀처럼 세상이 급변하고 있는데, 직업세계는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요? 지식기반 산업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전통적인 일자리를 줄어들게 합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외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죠. 플랫폼에 올라탈 수 없는 자영업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직장을 10년, 20년 다닌다는 생각은 그다지 현실성이 없어요. 일자리가 아니라 일거리를 계속 찾아다녀야 할 겁니다. Q3. 앞으로 직업세계에 뛰어들어야 할 젊은이들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요? 우선 취업자 마인드에서 벗어나 고용주 입장에서 세상을 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내가 고용주라면 어떤 선택, 어떤 결정을 내릴까 생각해 보면 대략 가야 할 큰 길이 보이는 거죠. 평생의 취미를 갖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요즘 ‘도시어부’라는 프로그램 보세요? 거기 나오는 출연진이 강태공 수준으로 낚시를 잘 하니까 TV에 다시 나오잖아요. 본업인 연기에서 빛을 잃어도 취미로 다시 살아난 거죠. 나만의 생존기술이랄까요, 그런 걸 갖추고 있으면 불확실한 시대에서도 그나마 유리한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어진 문제를 푸는데 에너지를 쏟지 말고, 문제를 발견하고, 만들어 내는데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니까요. 예를 들자면 요즘 핫한 이슈인 비트코인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지요. 리먼 사태 때 전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는데, 금융시장에서 몇몇 나쁜 사람들이 장난을 쳐서 생긴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고 했던 것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입니다. 남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찾아내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틀에 박히지 않은, 현장의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죠. 창의력은 결국 경험과의 연결에서 나오니까요. (출처 : 자유학기제 웹진 「꿈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