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자리에 앉으면 성적이올라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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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헌철 | 등록일 | 10.09.27 | 조회수 | 299 |
앉는 자리와 성적은 비례할까? 강의실 앞자리에 앉는 학생과 뒷자리에 앉는 학생 중에 더 좋은 성적을 취득하는 쪽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아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는 강의나 수업시간에 주로 앞에 앉는 편인가, 뒤에 앉는 편인가?
좀더 앞쪽에 앉고 싶은 과목은 무엇이며, 자꾸 뒷쪽으로 가고 싶어지는 과목은 무엇인가? 지난 학기 과목별 성적과 좌석 위치는 비례한다고 생각하는가,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을 것이다. 신체 조건 때문에 앞자리나 뒷자리에 앉는 경우도 있고, 강의가 무척 진부하거나 강의하는 사람이 싫어서 뒤쪽에 앉을 수도 있다. 뒷자리에 앉아도 집중력이 뛰어나 항상 좋은 성적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25년 이상 강의를 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 얻게 된 결론이 있다. 성적과 자리는 거의 비례한다는 것이다.
즉, 앞자리에 앉을수록 성적도 앞쪽에 있고, 뒷자리에 포진할수록 성적도 뒤쪽에서 맴도는 경향이 있다. 일부 예외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평균적으로 볼 때 거의 틀림없다.
그래서 학기초에 어떤 학생이 어떤 자리에 앉는가를 보면 그가 학기말에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지 대략 짐작이 간다. 중간에 마음이 바뀌어 획기적인 자리 이동을 하기 전에는 말이다.
강의실에서 앉는 자리의 위치와 성적이 비례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첫째, 강의에 임하는 수강자의 태도 때문이다. 해당 강의나 강사에 호의적이고 적극적일수록 앞자리에 앉는 경향이 있다. 반면 강의나 강사에 무관심하고 소극적일수록 가능하면 뒷자리에 앉으려고 한다. 이는 남의 이야기 할 것도 없이 본인 스스로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보면 금방 알 것이다.
또한 강의시간에 출석 체크만 하고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거의 어김없이 가장 뒷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강사와 멀리 떨어져 앉아 있을수록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강단에서 바라보면 딴짓을 하고 있는 것이 확연히 눈에 들어오는데도 말이다.
둘째, 강사와의 커뮤니케이션 때문이다. 앞자리에 앉든 뒷자리에 앉든 별 차이 있겠냐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게 그렇지 않다. 앞자리일수록 강사와 특별한 교감을 주고받을 수 있다. 앞자리이다 보니 강사와 자주 눈을 마주치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 보면 딴 생각을 할 겨를도 없고 미안해서 졸기도 힘들다.
또한 가끔은 동조하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거려야 할 필요도 있다. 그럴수록 강사와 수강자 간에 보이지 않는 친밀감이 형성되고 이는 강의시간 내내 둘 사이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낳기 마련이다.
반면에 뒷자리에 앉을수록 강사와의 교감 거리도 그만큼 멀어진다. 서로 눈을 마주칠 기회도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자꾸 눈꺼풀이 풀리고 딴 생각이 든다. 그런 순간에 강사와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그 눈길이 부담스러워 얼른 먼저 피한다. 강의시간에 눈을 피한다는 것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셋째, 집중력의 차이 때문이다. 앞자리에 앉으면 딴전을 부리기가 좀처럼 여의치 않다. 조금만 다른 행동을 해도 금방 눈에 띠기 때문에 강사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눈앞에 보이는 것은 강사의 얼굴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한눈을 팔지 못하고 강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뒷자리에 앉으면 앞쪽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미세한 움직임조차 그대로 고스란히 눈에 들어온다. 강의에 열중하고 싶어도 앞쪽 사람들의 꿈틀거림에 방해를 받아 자연히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똑같은 시간 동안 똑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내용의 강의를 들어도 저마다 다른 성적이 나오는 것은 비단 본인의 능력 차이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적어도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이다. 특히 강의실에서 좌석의 위치는 성적에 분명히 영향을 미침을 잊지 마라.
강의실 공간에서 자리를 잡고 앉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특히 평소에 늘 뒷자리에 앉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으면 앞쪽 자리에 앉는 것이 영 어색하고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습관은 길들이기 나름이다. 이번 학기에는 좀 낯설더라도 앞자리에 앉는 연습을 해봐라. 한꺼번에 벅차다고 생각되거든 적어도 한 과목이라도 그렇게 하는 습관을 들여봐라. 학기 도중에 점점 뒷자리로 물러서는 후퇴전략만 택하지 않는다면 성적 또한 물러섬이 없을 것임을 내가 보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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