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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51
작성자 학성초 등록일 09.04.25 조회수 262
270. 군자는 진기한 물건에 본심을 빼앗기지 말라 

  산의 숲, 샘과 바위 사이를 거니노라면 세속의 욕된 마음이 점차 사라지고, 시서와 그림을 감상하노라면 속된 마음이 절로 사라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진기한 물건을 너무 좋아해서 본심을 빼앗기지는 말아야 하지만, 또한 이런 풍아한 경지를 빌어 언제나 마음을 조화롭게 해야 한다. 




  고매한 인격을 가진 사람은 자연 속을 한가로이 거닐며 세속에 물든 홍진을 털어내고, 아름다운 예술품을 감상하면서 세속의 욕된 기운을 씻어내는 사람이다. 진기하고 화려한 것들을 멀리하고 자연과 가장 가까운 것들에게서 자신을 수양하는 법을 터득하라. 




  꽃향기에 취하고 새 울음소리에 정신이 몽롱해지는 봄날보다는 서늘하고 청명한 가을이 사람의 정신을 더욱 맑게 한다. 또한 봄날에 씨 뿌리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가을날의 풍요로움을 누릴 수가 없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무엇이든 노력하고 땀흘리지 않으면 그 어떤 대가도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272. 마음속의 도가 참다운 도이다 




  글 한 자를 모르는 이도 시심을 지닌 자는 시의 참된 맛을 이해하며, 게 한 구절을 익히지 않은 자도 선의 묘미를 아는 이는 선종의 오묘한 뜻을 깨닫는다. 




  글자를 깨우친 사람이라고 해서 누구나 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적인 정취와 감흥이 남달라야 한다는 데 그 비결이 있다. 아무리 뛰어난 학식과 진리를 깨우친 자가 있다 해도 문자에만 얽매여 그 진의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도를 구하면서도 참다운 도는 얻지 못할 것이다. 




273. 마음이 고요하면 이르는 곳마다 참된 기틀을 알게 된다 




  마음이 동요되면 활 그림자도 뱀으로 의심되고, 주워 있는 바위도 엎드린 호랑이로 보이니, 이럴 때는 주위가 온통 살기뿐이다. 그러나 마음이 고요하면 사나운 석호 같은 사람도 갈매기로 만들고, 개구리 울음도 음악처럼 들리니, 이르는 곳마다 참된 기틀을 맡게 된다. 




  사람의 마음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어수선한 상태에 있으면 모든 사물이 제 본모습과는 달리 왜곡되게 보인다. 그런 눈으로는 세상의 참된 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반대로 마음이 동요되지 않고 중심을 잡은 사람의 눈에는 모든 사물이 확연하게 드러나 보이므로 세상의 바른 정기를 받아들여 결코 무엇에도 흔들림이 없다. 




274. 몸은 매어두지 않은 배와 같고 마음은 마른나무와 같다 




  몸은 매어두지 않은 배와 같으니 흘러가든 멈추든 스스로 내맡기며, 마음은 마른나무와 같으니 칼로 쪼개어 땔감을 만들든 향을 칠해 그릇을 만들든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드넓은 바다에 밧줄에도 사람에게도 매임이 없이 표표히 떠도는 작은 배를 상상해 보라.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탁 트이지 않는가? 세상의 모든 희로애락을 잊고 부귀영화도 헌신짝처럼 버리고 오로지 걸림 없이 대양을 떠도는 작은 배처럼 세상을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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