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성초등학교 로고이미지

자유게시판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채근담49
작성자 학성초 등록일 09.04.25 조회수 266
260. 가장 높은 것은 가장 낮은 것에 깃들여 있다 




  선종에서 이르기를 ‘배고프면 밥 먹고, 곤하면 잠잔다.’라고 했고, 詩旨 

에서 이르기를 ‘눈앞의 경치요, 평범한 일이다’라고 했다. 흔히 가장 높은 것은 가장 낮은 것에 깃들여 있고, 지극히 어려운 것은 쉬운 데서 나오는 법이니, 뜻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멀고 마음이 없는 사람은 저절로 가깝다. 




  진리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곳, 지극히 평범하고 가까운 곳에 있다. 어리석은 사람만이 어렵다 여기고 헛된 기교와 잔재주를 부릴 뿐, 현명한 사람은 일상 속에 고요히 마음을 놓아 애써 구하려 하지 않고 일부러 힘을 쓰지도 않는다. 




261. 인생의 숨은 이치를 깨달아라 




  물은 흘러도 그 소리가 없으니 시끄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고요함을 보는 치미를 얻을 수 있고, 산이 높아도 지나는 구름을 꺼리지 않으니 有에서 나와 無로 돌아가는 숨은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넓은 강일수록 물결이 잔잔히 흘러 큰 파도가 없고 높은 산일수록 구름이 흘러도 걸림이 없다. 고요함을 지켜 더 깊은 본성에 다다르기를 힘쓰고, 집착을 벗어나 한층 더 높은 자유를 구하라. 마음을 비우는 곳에 큰 깨달음이 있고, 마음이 가득 찬 곳에 허망함이 흘러넘친다. 




262. 마음의 집착을 버리면 속세도 선경이다 




  산림은 아름답지만 한번 시설해서 거기에 집착하면 곧 시장 바닥이 죄며, 글과 그림은 고상하지만 한번 탐닉하여 거기에 빠지면 곧 장사치가 되고 만다. 대체로 마음이 물들어 집착이 없으면 속세도 선경이요, 마음에 지박이 있으면 선경도 고해가 된다. 




  사람이 한번 어딘가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삶에 집착하면 사는 것이 고달파 괴롭고 죽음에 집착하면 사는 것이 허무해서 힘겹다. 집착을 벗어난 사람은 속된 세상을 살면서도 곧 그 세상을 벗어나 대자연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신선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 




263. 안으로 고요함을 지켜 바깥 경계에 흔들리지 말라 




  시끄럽고 번잡할 때는 평소에 기억하전 일도 전부 잊어버리게 되고, 맑고 고요한 경지에 있을 때면 옛날에 잊어버렸던 일도 두렷하게 생각이 난다.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조금만 나뉘어도 어둠과 밝음이 뚜렷하게 달라짐을 볼 수 있다. 




  저 혼자만 방울소리를 듣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보의 행동은 어수선한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다니면서도 자기만 조용하면 괜찮다는 식의 어리석은 생각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사람은 주위 환경에 따라서 천차반별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조심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264. 자연을 벗하고 살며 세속에서 벗어나라 




  갈대 꽃 이불을 덮고 눈 위에 드러누워 구름 속에 잠이 들면 방이 밤기운을 가득 보전할 수 있고, 술잔을 손에 쥐고 바람을 읊으며 달을 희롱하면 만 겹의 홍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연을 벗하며 한가롭게 떠도는 삶은 그릇된 망상과 아집을 버리고 깨달음에 이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 마음에 진정한 깨달음의 도가 없는데 인간이 만든 형상에 불과한 조형물을 향해 천만 번 절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자연은 변함없이 그대로인데 사람만이 자꾸 변했다 한다. 



이전글 채근담50
다음글 채근담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