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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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학성초 | 등록일 | 09.04.25 | 조회수 | 271 |
240. 때가 이르면 곧 행하라 사람이 당장에 쉬어야 할 때를 당하여 쉬면 곧 깨우칠 수 있으나 따로 쉴 곳을 찾는다면 아들과 딸을 혼인시킨 뒤라 하더라도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 스님과 도사가 좋다지만 그 마음만으로는 속세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지금 당장 쉬려면 곧 쉴 수 있지만, 만약 그만둘 때를 찾는다면 그만둘 때가 없으리라.’라고 했으니 참으로 훌륭한 말이라 하겠다. 무슨 일이든지 한 번 결정을 했으면 더 이상 뒤로 미루지 말고 그 즉시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꾸 뒤로 마루다 보면 결국 계획했던 일은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남에게 실없는 사람이라는 핀잔을 듣기 십상이다. 나 역시 오늘 하루 계획했던 일들을 내일로 또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241. 냉정해지면 지나친 열광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냉정한 시각으로 열광했을 때를 돌이켜 보면 열정에 파묻혀 광분한 것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고, 번잡한 후에 한가로워지면 한가한 재미가 제일 큰 것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들은 지금 왜, 무엇 때문에, 어디를 향해 이렇듯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전철에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만원 버스 안에서 우리는 가야 할 목적지만을 머릿속에 새긴 채,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한다. 그리고 정신없이 달려온 하루의 종착지, 어둠 속에 가만히 앉아 냉정하게 하루를 돌아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들로 분주하기만 했다는 생각에 잠시 할 말을 잃는다. 242. 부귀를 싫어하되 세속을 등질 필요는 없다 부귀와 영화를 뜬구름처럼 여기는 기풍이 있다 해도 굳이 바위굴에서 기거할 필요는 없고, 자연을 좋아하는 마음이 없더라도 항상 스스로 술에 취해 시를 읊는 풍류를 즐기면 된다. 세상의 부귀영화를 뜬구름처럼 여기는 욕심 없고 고결한 사람이라고 해도 굳이 세속을 등지고 깊은 산중 굴속에 기거할 필요는 없다. 세상에 몸을 두면서도 끝까지 그 마음을 지키는 것이 한층 더 고매한 인품인 것이다. 또한 자신의 마음을 어느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다스리고 조절해서 원하는 바를 원만하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243. 몸과 마음이 둘 다 자유로운 사람이 되라 명예와 이익을 위한 다툼은 남들에게 맡기되 모두가 여기에 열을 올려도 미워하지 말라. 고요하고 담백함은 스스로 즐기되 홀로 깨어 있는 것을 자랑하지 말라.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이르는 ‘법에도 얽매이지 않고 공에도 얽매이지 않는’ 것이니 몸과 마음이 둘 다 자유로운 사람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이익을 좇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앞으로만 치닫는다. 그러나 거기에 휩쓸리지 말고 한 걸음 물러서 있되 그런 세상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말라.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인 면이 있게 마련이고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중 인격자이기도 하다. 스스로 얽매이지 않으면 어디에 처하든 몸도 마음도 모두 자유로울 것이다. 244. 모든 것은 한 치 마음에 달려 있다 길고 짧은 것은 생각에서 일어나고, 넓고 좁은 것은 한 치 마음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마음이 한가로운 자는 하루가 천고보다 멀고, 뜻이 넓은 자는 한 칸 방이 천지간만큼 넓다. 마음이 넓은 사람은 세상을 넉넉히 포용하여 헛된 이욕에 끌려 다니지 않는다. 말 그대로 세상을 한없이 넓고 트인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면 꽉 막히고 옹색한 사람은 그 마음이 졸렬하여 식견도 좁고 변덕이 죽 끓듯 한다. 그런 사람은 일각이 여삼추라 인내심이 없고 느긋하지 못해 남들이 오히려 불안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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