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동훈이와 교통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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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차희 | 등록일 | 12.09.28 | 조회수 | 213 |
동훈이와 교통할머니
“엄마, 빨리 주세요. 이러다가 늦겠어요.” “그러게 누가 늦잠을 자라고 하던. 그럴거면 일찍 일어나서 좀 챙겨달라고 하지.” 아침부터 엄마와 동훈이는 실랑이를 벌입니다. "엄마, 녹차 너무 진하지 않게 우렸죠? 할머니는 너무 진한 건 안 좋아하신단 말이에요.“ “아… 또, 엄마, 어제 내가 산 장갑 어디다 두셨어요?” “글쎄, 그거 네가 어제 유치원 가방에 챙긴 것 같은데……” 동훈이는 엄마가 챙겨 주신 보온 물병을 들고는 쏜살같이 유치원으로 달려나갑니다. 동훈이네 집에서 유치원까지는 10여 분만 걸으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지만 가는 중간 중간에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두 번씩이나 건너야하고 유치원 앞에 도착해서도 신호등을 또 기다려야만 유치원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습니다. 오늘따라 동훈이가 아침 시간에 이렇게 서두르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2년 전, 동훈이는 아침 등원 길에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속도를 멈추지 않고 다가오는 차에 치여서 크게 다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동훈이는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했지만 얼마 전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유치원에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동훈이가 사고를 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병 온 옆집 아줌마에게서 동훈이가 다친 그 횡당보도에서 또 다른 한 아이가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아줌마는 사고당한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동훈이가 이만하기를 천만다행이라고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퇴원을 한 동훈이는 다시 유치원엘 나오게 되어 여전히 신호등이 없는 그 횡단보도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횡단보도 앞에 초록색 잠바를 입고 호루라기를 목에 건 할머니가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동안 열심히 차들의 진행을 막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아이들은 할머니를 향해 인사를 하거나 손을 흔들면서 갑니다. ‘어…??? 도대체 저 할머니는 누구시지?’ 동훈이는 궁금해 하며 걸어가다 유치원 문 앞에서 친구 예지를 만났습니다. “예지야, 저기 저 횡단보도 앞에서 교통지도 하시는 할머니는 누구야?” “아, 그 교통할머니? 우리는 모두 그 할머니를 교통할머니라고 불러. 전에 말이지, 아참 너는잘 모르겠구나.” “네가 사고 나서 병원에 있는 동안 1학년에 다니는 할머니 손 녀가 그 길을 건너다가 그만 차에 치여서 죽었어. 그 일이 있 고 난 후에 할머니가 죽은 손녀를 생각 하시면서 날마다 저렇 게 교통 봉사를 하고 계신거야.” 궁금증이 풀린 동훈이는 할머니가 정말로 대단하고 고마우신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동훈이는 그날부터 횡단보도를 건널 때면 할머니께 가까이 다가가 먼저 인사를 했고, 그럴 때면 할머니는 늘 다정하게 웃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아가, 차 조심 하고 건너라, 차 잘 보고.” 그런데 어제 문득 나이도 많으신 할머니가 추운 곳에서 여러 시간 동안 서 계실 걸 생각하니 걱정스러워졌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던 끝에 엄마에게 말씀을 드려서 그 동안 심부름해서 모은 돈으로 예쁜 장갑 하나를 샀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위해 따뜻한 녹차를 좀 끓여 달라고 엄마에게 부탁도 드렸습니다. 동훈이의 이야기를 들은 엄마도 “우리 동훈이가 정말 기특한 생각을 했구나. 그래 아마도 우리 동훈이가 지난번에 그렇게 무서운 일을 당해서 더더욱 할머니 께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걸거야. 할머니께 감사의 말씀 꼭 전해 드리거라.” 하면 칭찬을 해 주셨습니다. 집에서 쏜살같이 뛰어나온 동훈이는 헐레벌떡 할머니 앞으로 다가갑니다. “아이고 우리 이쁜 강아지, 오늘은 웬일로 이리 빨리 유치원에 가누?” 오래 전부터 얼굴을 익혀 동훈이를 잘 알게 된 할머니께서는 아이들이 아직 없는 터라 동훈이에게 말을 건넸고, 동훈이는 대답대신 할머니 앞에 녹차 보온병과 장갑을 꺼내 내밀었습니다. “할머니, 이거 받으세요.” “아니, 이게 다 뭐냐?” “할머니 추우실까봐 제가 준비한 거예요. 차는 아이들 없을 때 드시구요, 추우니까 장갑도 매일 끼고 하세요.”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 데가 있나.” 하시며 할머니는 매우 기뻐 하셨습니다. “할머니 덕분에 저희가 날마다 안전하게 유치원에 다니는 걸 요.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저희들 지켜 주세요.” 동훈이는 교통할머니를 꼭 껴안아드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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