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이야기' --채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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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국회 | 등록일 | 11.05.12 | 조회수 | 218 |
***논 이야기(1946) - 채만식 - [줄거리] 일인(日人)들이 온갖 재산을 그대로 내어 놓고 달아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 생원은 어깨가 우쭐하였다. 일인에게 팔아 넘긴 땅이 꿈결같이 도로 자기의 것이 된다니 이렇게 세상에 진기한 도리라고는 없었다. 한생원네는 아버지의 부지런함으로 장만한 열서너 마지기와 일곱 마지기의 두자리 논이 있었다. 그런데 피와 땀이 어린 그 논을 겨우 오 년만에 고을 원(군수)에게 빼앗겨 버렸다. 동학의 잔당에 가담하였다는 누명의 씌워서 말이다. 잡혀 간 지 사흘 만에 열서너 마지기의 논을 바치고 풀려났다. 일제 강점 바로 이듬해, 한 생원은 나머지 논 일곱 마지기를 불가불 팔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었다. 마침 일인 요시카와가 인근의 땅을 시세보다 갑절이나 더 주고 산다기에, 그 돈이면 빚도 갚고, 남은 돈으로 다른 논을 사리라 생각하고 모두 팔았다. 그러나 이미 부근 땅값을 올려 놓았기 때문에 빚만 갚고 논은 살 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35년후, 해방이 되었다. 한 생원은 요시카와에게 팔아 넘긴 일곱 마지기 논을 보러 나섰다. 그런데 한 생원이 그곳에 이르렀을 때는 한창 나무를 베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들은 요시카와 농장 관리인 강태식이한테서 돈을 주고 샀다는 대답이었다. 잇속에 밝은 무리들이 일본인 농장이나 재산을 부당 처분항 배를 불린 일이 있었는데, 이 산판(山板)도 그러 것의 하나였다. 그 뒤 일인의 재산을 조선사람에게 판다는 소문이 들렸다. 돈을 내고 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생원은 그럴 재력도 없거니와 도대체 전의 임자가 있는데 그것을 아무에게나 판다는 것이 한 생원이 보기에는 불합리한 처사였다. 한 생원은 구장에게 달려갔다. 구장의 설명을 들은 한 생원은 "독립됐다구 했을 제, 내 만세 안 부르길 잘 했지."라고 중얼거린다. [인물의 성격] ㅁ 한태수 → 성실하고 부지런한 농부이나 지방 수령의 횡포로 논을 빼앗긴다. ㅁ 한생원 → 한태수의 아들로 이름은 덕문이다. 50년 전 21살 때 게으르고 요령이 없던 탓에 고을 원에게 논을빼앗긴 쓰라린 추억을 지니고 있다. 일제가 망하자 그 득을 보려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실망하고 나라를 원망하는 인물이다. 헤프고 허황된 성격의 소유자이다. ㅁ 요시까와 → 일본인 지주로 토지를 사들이고 돈놀이를 하여 자작농을 해체시키는 일에 전념하는 인물이다. [구성 단계] 발단 : 광복 직후 땅을 되찾고자 하는 한 생원의 기대 전개 : 구한말 때 빼앗긴 땅 회상 위기 : 한 생원이 일인에게 땅을 팔아 넘긴 과거사 절정 : 가난한 소작농으로 살아온 한 생원 결말 : 나라의 농정(農政)에 대한 불만 토로 [이해와 감상] ◈ <논 이야기>는 전 5절로 되어 있으며, 해방 직후 과도기의 사회상을 독특한 풍자적 문체로 표현한 소설이다. 한일합방 이전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 직후까지의 농정(農政)을 풍자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인에게 팔아먹은 토지를 해방덕에 다시 되찾으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한생원이 '차라리 나라 없는 백성이 낫다'는 인식을 하는 것에서, '나라'에 대한 풍자와 냉소를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한생원의 기대가 합리적이 아님을 보여줌으로써 주인공까지도 풍자의 대상으로 설정되어 있다. 곧 '모자라는 인물'의 행태를 풍자하려는 의도와 아울러 '모자라는 인물'이 비난하는 대상 자체에 대한 비판도 동시에 꾀하고 있는 작품이다.(이중적 풍자) ◈ 이 소설은 해방 직후를 기점으로 하여 과거(구한말까지 소급됨)를 조망하는 시간의 역전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내용을 한마디로 말하면 '한국 사회의 농민 수탈사'라고 말할 수 있다. 주인공인 한생원은 개인을 돌보지 않는 나라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한말이나 일제시대나 해방이 되어서나, 직설적으로 뱉어내는 불만의 목소리가 짙게 깔려있다. 역사 그자체에 대한 전면적 부정인 것이다. 그것은 당대인들이 사회에 대해 가졌던 불만의 한 모습이기도 하고, 실제로 작가 채만식이 포착한 사회적 실상이기도 했다. ◈ 주인공 한생원은 자신에게 불리하면 공동체의 질서나 이상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는 자이다. 지극히 소아적(小我的)이고 이기적인 차원에 머물고 있는 인물이다. 제 땅을 일본인 지주에게 팔아 버렸는데, 일인이 물러가자 그것이 고스란히 제 손에 들어와야 한다는 억지 논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아적 견해를 가진 자가 '나라' 운운한다는 것도 하나의 아이러니이다. 단견으로 역사를 조망하고, 현실을 파악하는 저급한 인물의 행태를 비판하고, 그것을 보여줌으로써 웃음을 유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풍자소설. ▶ 배경 : 시간적 → 8.15광복 직후(동학혁명, 일제강점, 8.15광복) 공간적 → 지배계층으로부터 수탈만 당하는 전라도 옥구의 어느 농촌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특징 : 역전적 구성 방식 생동감있는 사투리와 요설적 언어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의 효과를 더해줌. 냉소적이고 풍자적 어조 ▶ 주제 ⇒ 엉뚱한 기대와 절망의 아이러니를 통해 이기적 개인과 현실에 대한 풍자 농민의 수난사와 해방의 의미 ▶ 출전 : <해방문학선집>(1946)에 수록됨. [생각해 볼 문제] 1. 이 소설의 풍자성의 본질은 어떠한 것인가 ? ⇒ 이 작품이 노리는 것은 이중적 풍자이다. 모자라는 자의 저급한 인식 못지 않게 그 인물에 의해 비난받고 있는 대상도 조롱과 야유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것은 백성의 아픔과 무관한 권력에 대한 비판이라고 하겠다. 2. 한 생원이 근대사를 어떤 관점에서 보고 있는지 말해 보자. ⇒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구한말, 식민지 시대, 해방 후까지를 망라하는 현대사라 하겠는데, 구한국에 대해서는 수탈만 일삼는 시대였다고 규정한다. 식민지 시대 또한 압제의 나날이었으며, 해방 후도 백성들을 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면에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생원은 현대사 전체를 억압의 시대였다고 본다. 3. 이 작품에서는 냉소적이고 풍자적 어조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그것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문장을 찾아 보자. ⇒ "독립됐다고 했을 제, 내, 만세 안 부르기 잘 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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