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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젼의 발명
1956년 5월 12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TV 방송이 시작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TV 속에 사람이 숨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TV는 신기한 물건이긴 마찬가지다. 어떻게 전기적인 신호를 이용해 영상을 보여주는 것일까
오늘날 대중문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TV를 누가 발명했는지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1884년 독일인 닙코프는 전기 신호를 영상으로 바꾸는 장치를 발명해 TV의 원리를 처음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오늘날 TV수상기로 쓰이는 브라운관(CRT)이 독일인 브라운에 의해 발명된 것은 1897년으로 지금으로부터 1백년 전의 일이다.
브라운관은 유리로 만들어진 진공용기, 전자총, 편향계, 형광면(화면)으로 구성돼 있다. 물론 그 핵심기술은 전자총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TV의 발명가로 영국인 존 로기 베어드를 꼽는다. 그는 TV와 관련된 독창적인 이론이나 특허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아니지만 천부적인 상품화 재능을 발휘해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과 똑같은 TV를 만들어냈다.
1925년 베어드가 못쓰는 가구로 만든 TV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전자식TV와 다른 기계식 TV이다. 베어드는 24개의 작은 구멍이 뚫린 닙코프원판을 1분에 6백번 회전시켜 이를 통과한 빛을 전기적인 신호로 바꿔 영상을 만들었다.
1926년 베어드가 만든 TV는 영국왕립협회에서 50여명의 과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첫선을 보였다. 그후 그는 주사선을 30개로 늘린 새로운 TV모델을 개발해 BBC를 통해 1935년까지 시험방송을 실시했다. 시험방송이 끝날 때쯤에서 베어드의 TV는 영국에 4천대가 보급됐다. 그러나 베어드의 TV는 전자식 TV에 의해 철퇴를 맞았다. BBC방송이 1936년 정규TV방송을 시작하면서 EMI가 개발한 전자식 TV를 채택한 것이다. 전자식 TV는 주사선이 2백40개에 달했고, 선명도도 기계식에 비해 2배나 나았다.
TV는 2차대전이 끝난 후 급속하게 보급돼 대중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TV의 위력을 실감나게 했던 사건으로 1960년 케네디와 닉슨이 맞붙었던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들 수 있다. 그때 케네디는 자신만만한 제스처와 언변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아 우세를 점쳤던 닉슨을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브라운관 이후의 영상혁명
발명된지 1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브라운관은 여전히 TV 영상장치의 제왕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아직까지는 화질면에서 브라운관을 따라 잡는 것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라운관은 덩치가 크고 소비전력이 많다는 점에서 현대생활과 맞지 않는다. 현대생활은 이동성을 생명으로 삼는다. 그런데 브라운관은 운반하기도 힘들고 장시간 전지를 이용해 보기도 어렵다.
또 대형화면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취향에 맞춰 큰 브라운관을 제작하는 것도 어려움이 따른다. 그만큼 전자총과 화면 사이의 거리가 멀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선명TV(HDTV)는 섬세한 화면을 구현하려면 최소한 33인치 이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브라운관을 쓸 경우 거실을 온통 브라운관이 차지해 버린다. 브라운관은 화면 각 지점과 전자총 사이의 거리를 같게 하기 위해서 화면을 둥그렇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 때문에 화면 주변이 일그러진다. 이 같은 화상왜곡은 화면이 클수록 크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액정표시장치(LCD)이다. LCD는 2개의 유리기판 사이에 액정을 주입한 후 전압을 가해 광학적 굴절 변화를 만든다.
이를 이용하면 문자, 도형, 화상 등을 표시할 수 있다. 가장 원시적인 액정표시장치는 손목시계, 전자계산기 등에 많이 쓰이는 STN(Super Twist Nemestic)이다. STN에서는 가로와 세로로 가느다란 투명전극을 깔아 교차점이 하나의 화소가 된다. STN은 비교적 구조가 단순하지만 화상을 표현하는데 시간이 걸려 동화상처리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요즘 각광을 받는 액정은 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이다. 이것은 하나의 화소마다 전자소자를 갖추고 있어 제어속도가 빨라 동화상처리에 유리하다. 브라운관에 비해 두께와 무게는 10분의 1, 소비전력은 4분의 1밖에 안된다. 단점이라 면 비싸다는 것. 그래서 노트북PC, 개인정보단말기(PDA)와 같은 소형 표시장치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TFT-LCD의 차선책으로 나온 것은 플라스마표시장치(PDP)다. 이것은 2개의 유리판 사이에 액정 대신 네온과 같은 가스를 주입한 뒤 방전에 의해 빛을 낸다. PDP는 비교적 화질이 깨끗하고 값도 싸다. 또 TFT-LCD보다 화면이 바뀌는 속도가 빠르다. TFT-LCD처럼 비스듬한 위치에서 보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좁은 시야각'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벽걸이TV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TFT-LCD나 PDP는 크게 만들 수 없는 브라운관의 단점을 해소시켰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평면이고 대형화면을 만든다고 해도 두께가 몇 c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평면TV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무엇보다 큰 단점은 브라운관에 비해 어둡다는 점이다. 그래서 밝기를 높이면 수명이 줄어든다. 아직까지 좋은 화질은 브라운관이 최고가 아닌가 싶다.
현재 인류는 3차원 입체TV에 도전하고 있다. 입체TV는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시차를 이용한다. 흔히 쓰는 방법은 사이버글라스를 이용하는 유형과 그냥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유형이 있다. 앞으로 입체TV가 실용화되면 TV는 또하나의 문화혁명을 일으킬 것이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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