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신초 5회 졸업생 현태호 씨, 매년 ‘사랑의 체육복’ 선물 “후배들이 어려운 여건에도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선배로서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충주시 주덕읍 덕신초등학교 5회 졸업생인 현태호(77)씨는 덕신초 학생들의 영원한 선배로 불린다. 그는 1998년부터 올해까지 20년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사재를 털어 전교생의 동복과 하복 체육복을 전달하며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는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체육복 선물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간신히 초등학교만 졸업한 그는 서울로 올라가 연탄배달, 식당보조일, 노동일 등을 하며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틈틈이 공부해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0년 초 서울 정릉에 작은 헌책방을 내고 사법행정 예비시험 준비를 해온 그는 3년 뒤 1차 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수년 동안 2차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영양실조로 건강이 악화돼 고시를 포기해야 했다. 이후 고향 사람의 도움으로 작은 섬유공장을 빌린 그는 초등학교 등에 체육복을 납품했다. 성실히 일한 덕분에 자신의 공장도 갖게 됐다. 현태호 씨는 “어릴 적 배고프고 돈이 없어 고생이 많았는데 우연히 고향을 찾았다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의 사연을 알고 작은 도움을 주게 됐다”며 “가끔 고향에 가서 만난 학부모들이 고맙다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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