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서두르는것 없이 봄볕을 받은 나무들을 보며,

 천천히 오르는 할아버지는 밝아보이지 않았다.

산에서 내려올 때 할아버지는 다른 샛길로 내려오셨는데 아주 미끄러웠다. 

다른길로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할아버지는 쪼그려앉은채 내려가다가 미끄러지고 말았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내리막길을 이렇게 내려왔다는게 믿겨지지도 않았고

재미도 있으셨나보다.

할아버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시고 네발로 기어 다시 언덕을 올라가 또 다시 미끄럼을 타기 시작하셨다.

언덕을 오르고 미끄럼을 타고, 언덕을 오르고 미끄럼을 타기를 반복하다가

인기척에 놀라 머뭇거리시는 할아버지가 귀여워보였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신나게 미끄럼을 타던 할아버지는 이제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정말 재미나게 미끄럼을 타셨다.

그 모습을 보고 수근거리던 사람들도 어느새 할아버지와 함께 미끄럼을 타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소리치고, 웃고 넘어지는 할아버지가 다치지는 않으셨는지 걱정도 됐다.

할아버지도 우리처럼 미끄럼을 좋아하시는지 몰랐다.

우리 할아버지도 나처럼 미끄럼타기를 좋아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