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영호 전 체육부 장관(미국 예일대 정치학 박사,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86 아시안게임 및 88 서울 올림픽 조직위 수석 부위원장 및 집행위원장)의 인생 체험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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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장관이 젊었을 때 친구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이 친구야,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고 엉덩이로 하는 거야.” 즉 머리보다 끈질긴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머리 좋은 것과 공부 잘하는 것을 같다고 하는데 사실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머리가 좋아도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없다. 초등 학교나 중학교까지는 어느 정도 버티게 될지 모르지만 그 위로 올라가면 버티지 못한다. 책상 앞에서 떠나지 않고, 다시 말해 엉덩이를 움직이지 않고 얼마나 버티느냐, 자고 싶은 잠을 덜 자고 놀고 싶을 때 놀지 않고 책과 얼마나 끈질기게 씨름하느냐 결국 여기에 우수한 학생이 되느냐 안되느냐가 달려 있다는 이야기다.
대학 다닐 때 공부를 별로 잘하는 편이 아니던 친구가 미국 유학을 간다기에 ‘저 친구가 공부를 하면 얼마나 할까. 아까운 돈만 헛쓰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결국 나중에 자신이 경솔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친구가 박사 학위까지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귀국해서 아주 인정받는 학자가 되었다. 머리가 좋고 적성이 맞으면 유리 하지만 아무리 머리가 좋고 일이 적성에 맞는다 해도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고, 반면에 머리가 나빠도 남달리 노력하면 성공하게 마련이다.
공부만 엉덩이로 하는 게 아니라 인생도 엉덩이로 사는 것이다. 좋은 집안에 태어났다고 해서, 좋은 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현재 위치가 친구들 보다 낫다고 해서 끝내 성공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남보다 노력하는 꾸준함이 없으면 자만하다가 지는 토끼 꼴이 되는 것이다. 시작할 때의 조건이 좋으면 유리하기도 하지만 그 때문에 자만하면 결국은 승리의 주인공이 아니라 패배의 주인공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인명 사전을 보아도 그렇다. 거기에 이름이 오른 사람들은 다 우리 사회에서 한 몫을 하는 사람들, 한마디로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예상외로 학벌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걸 보게된다. 거기엔 어릴 때 가정 형편이 어떠했는지 나와 있진 않지만 그것은 누가 조사해 보면 틀림없이 대체적으로 그리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다. 결국 성공의 요인은 노력이란 말이다.
인생은 엉덩이로 사는 것이다. 엉덩이로 산다는 것은 잔꾀나 요령을 부리지 않고 우직스럽게 산다는 것이다. 우리 신체 부위 중에서도 엉덩이는 재주를 부리는 부위가 아니다. 둔한 게 엉덩이다.
인생을 길게 보면 당장은 다소 손해를 보는 것 같더라도 정직하게, 우직하게, 그러나 끈질긴 노력으로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기 바란다. 엉덩이의 힘으로 인생 향로를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예은이네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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