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란 인터넷 해킹을 도구로 삼는 익명의 활동가 집단을 의미한다. 사욕을 채우거나 사기행각을 벌이는 해커와 달리 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사회정의를 추구한다. 그러나 일단 해킹을 도구로 삼는다는 것에서 불법의 냄새가 나지 않는가? 또한 어나니머스가 해온 활동들을 보면 본인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에서도 무언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어나니머스가 정의로운가? 라고 묻는다면 정의롭지 못하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제 위의 내 생각에 대한 자세한 근거를 들어보겠다.

첫째, 모두가 알고 있듯이 어떤 상황에서든지 해킹은 불법적인 행동이다. 분명히, 어나니머스가 추구하는 것이 사회정의라고 했다. 그런데 해킹을 함으로써 타인들의 정보를 유출시키고, 침해하는 것이 과연 사회정의에 적합한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가지는 고유한 권리인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둘째, 어나니머스의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과 같은 사이버 공격은 본인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즉,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적인 인터넷 표현의 자유와 어나니머스 본인들 기준에서의 사회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만약 전 세계에서, 전 사회적으로 어나니머스가 추구하는 목적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면 언제든지 본인들 마음대로 사이버 공격을 함으로써 무고한 사람들에게 까지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어나니머스는 사회가 인정하지 않은 권한 밖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분쟁, 시위와 같은 국가적이거나 전 세계적인 문제에까지 개입하여 해킹을 통해 무언의 압박과 공격을 가하고 있다. 국가 내에서 혹은 전 세계적으로 협력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어나니머스라는 집단으로 인하여 오히려 사회적 혼란이 발생함은 물론 분쟁 사항이나, 시위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넷째, 어나니머스는 자신들의 익명성을 악용하여 본인들의 이익만을 중심으로 활동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익명성을 악용하여 인터넷 악플, 허위 사실 유포와 같은 일들이 사회적인 문제로 주목되고 있다. 그런데 어나니머스와 같은 대형 익명 집단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나니머스가 아무리 사회정의를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악의를 가지고 행동을 하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일은 커질 것이다.

내가 위에서 말한 것들은 모두 어나니머스의 정의롭지 못한 점들이었다. 물론 어나니머스가 한 일들이 모두 정의롭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선의에서 시작되더라도 언젠가는 악에 물들기 마련이다. 거기에 익명성까지 갖춰졌다면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하기에 최적의 상황 아닌가? 그러므로 우리 사회는 어나니머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어나니머스의 앞으로의 활동을 잘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