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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이야기 및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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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문화 이야기 」 엿
작성자 *** 등록일 20.11.17 조회수 115

 식문화 이야기 [ 엿 ] 엿입니다.

   


1. 조상들이 즐겨먹던 최초의 과자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종류의 과자 중 무엇을 먹을지 골라야 할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과자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먹었던 전통과자로는 약과, 매작과, 강정, 산적, 다식, 유밀과 등이 있었는데, 서민들은 구경하기도 어려웠고 명절이나 제사 때가 되어야

겨우 맛 볼 수 있었다.
  과자를 만들 때 필요한 설탕은 19세기 중엽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와서 19세기 말부터 상류층의 기호품으로 소비되었다. 그러다가 1950년대 중반 설탕공장의 등장으로 대중적인 식품이 되었다. 이후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설탕은 명절에 선물할 정도로 귀한 음식에 속했다. 설탕이 대중화되기 이전에는 주로 곡물에서 단맛을 추출해냈는데, 보리나 밀에 싹을 틔워 만든 엿기름으로 조청을 만들었다. 곡물에 엿기름을 넣고 잘 섞어 조리면 당화되어 끈적끈적한 액체가 되는데 이것이 조청이고, 조청을 굳힌 것이 엿이다. 엿은 우리 조상들의 단맛을 책임져주던 최초의 과자인 셈이다.
 
2.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씨름도’ 속 엿 
  우리 조상들이 엿을 즐겨먹었던 것은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씨름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운동경기를 관람할 때 여러 가지 주전부리가 빠지지 않는 것처럼 옛날에도 씨름판이나 축제 등 구경거리가 있는 곳에는 꼭 엿장수가 등장했다. 보통 엿장수들은 엿이 담긴 목판 양쪽에 천을 둘러 목에 감고 사람이 모인 곳을 다니며 엿을 팔았다. 엿을 자를 때 사용하는 큰 가위는 쩔꺽쩔꺽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도 효과적이었다. 
  엿은 지역에 따라 유명한 상품이 있어서 향토음식으로 여겨지는데 울릉도 호박엿 외에도 강원도의 옥수수 황골엿, 충청도의 무엿, 전라도 무안의 고구마엿, 창평의 쌀엿, 제주도의 꿩엿 등이 유명하다.

 

3. 두뇌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엿
  우리 조상들은 엿을 단순히 과자로만 여기지 않았다. 엿은 몸에 활력을 주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믿었는데, 과학적으로도 그 근거가 있다. 엿의 단맛을 내는 맥아당은 포도당 두 개가 결합된 것인데,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설탕보다 포도당을 두 배나 공급해줄 뿐만 아니라 몸속으로 흡수되는 속도도 빨라 두뇌 활동을 왕성하게 해준다. 그래서 조선의 왕들은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이부자리 안에서 조청 두 숟가락을 먹고 난 뒤 일과를 시작했다고 한다. 잠들었던 뇌를 활성화시키고자한 것이다. <영조실록>에도 과거 시험을 치르는 유생들이 저마다 엿을 하나씩 입에 물고 시험장에 들어갔다는 기록이 있다. 이 역시 시험을 보는 동안 포도당을 섭취해 두뇌활동과 집중력을 높이고자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4. 엿(飴)의 의미
  우리나라의 풍습을 들여다보면 경사스러운 날이나 특별한 날에는 꼭 엿을 장만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결혼식을 끝내고

폐백을 드릴 때 폐백 상에 엿 고임을 놓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신혼부부가 엿처럼 딱 달라붙어 금슬 좋게 백년해로하라는 의미이다.

결혼한 딸이 처음 시집으로 들어갈 때 챙겨가는 이바지음식에도 엿은 빠지지 않는다. 이것은 엿을 먹으면서 말하기 어려우니 ‘엿을 먹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한다. 시집 온 새색시를 구박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정월초하루 설날에도 조청을 만들어 나눠먹었다. 설날에 먹는 엿은 복 엿이라 하여 소원을 빌면서 먹었는데, 복엿을 먹으면 살림이 엿가락처럼 늘어나 부자가 된다고 믿었다. 입시 때가 되면 엿을 선물하는 풍습도 있다. 끈적끈적해서 한번 달라붙으면 떨어지지 않는 엿의 성질 때문에

시험에 딱 붙으라는 의미의 선물로 수험생들에게 엿을 준다. 이러한 풍습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경사스러운 날이나 명절과 같이 특별한 날에 엿이 빠지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엿을 뜻하는 한자에서 찾을 수 있다. 엿(飴)을 뜻하는 한자를 풀어보면 食(먹을 식)과 台(기쁠 태)로 이루어져있는데, 이는 먹으면

희열을 느낄 정도로 즐겁고 기분 좋은 음식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엿은 쌀과 같은 곡식으로 만드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정성을 요하는 음식이다. 쌀에 엿기름을 넣고 삭히면 엿물이 나오는데 그것을 조리면 조청이 되고, 더 조리면 어두운 색의 강엿이 되는데 강엿을 계속 치대야 비로소 흰 엿이 되는 것이다. 그냥 먹기에도 귀한 쌀의 진액만을 뽑아서 정성어린 과정을 거쳐 굳힌 음식이기에 먹으면 저절로 즐겁고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 출처 ] : 1. 하루 한입 세계사(2017). 윤덕노 지음
            2. 그림에 차려진 식탁들(2015). 이여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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