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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문학기행 시 쓰기 우수작
작성자 차준식 등록일 16.11.08 조회수 153

가을이 울던 어느 날

                     2학년 안 ○ ○

 

바람이 쓰다듬자

갈대가 차게 울었다.

그에 위로하듯

이름 모를 벌레 하나

가을 대신 울었다.

 

위로하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차마 쓰다듬을 순 없었다.

손끝이 시리도록 차가워진

마음을 들킬까.......

 

이곳에 온 많은 이들은 분명

많이, 아주 많이 울고 갔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많은 눈물들이 모인 저 강이

은빛으로 물들어 영롱히 빛이 날까.

 

부드럽게 위로해주는 바람에

함께 울어주는 벌레에

눈물을 받아주는 강이 있는 이곳에

내 마음 내 감정 가득 담아

갈대 밭 속 고이 두고 가련다.

 

울고 있는 수많은 갈대 속

외로움과 삭막함이 존재하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내가,

이런 나의 눈물이 가려질 수 있게

 

 

 

떠나가는 가을

                1학년 장 ○ ○

 

짧은 가을이

떠날 준비를 하는

지금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어둑한

하늘아래

 

붉은 색 옷을

미처 다 입지 못한

산과

 

반짝이는 구슬

굴러다니는

잔잔한 강이

 

묵묵히 가을을 떠나보낸다

 

갈대마저 힘없이

손 흔들며

이별을 맞이하는데

 

그 모습을 보는

나의 코 끝이 빨개지는건

단지 추워서 일까

아니면

이별의 순간이

슬퍼서일까

 

 

 

아이의 시

             2학년 김 ○ ○

 

한 아이가

어린 아이 하나가

연필을 잡은 손가락이

책상에 받친 팔꿈치가

아파 운다

 

아파 울다

시를 쓴다

 

단풍의 가을로 물든 색의 잉크로

부드러운 깃대가 달린 갈대를 손에 쥐고

파란 하늘에 팔꿈치를 대고

 

섬세한 감정 한 올 풀어내어

시를 쓴다.

 

손에 흙이 묻은 아이가 웃는다

환하게 참 맑게도 웃는다

 

 

 

흐린 어느 날

               2학년 노 ○ ○

 

가장 조용한 이곳에

가장 많은 이야기가 있다

 

추억을 짊어진 나뭇잎들이 떨어지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은 바람이 물결을 흐트린다

 

발자욱마다 새겨진 무게와

시비에 남은 온기와

내 마음을 쓸어주는 갈대에

 

나의 이야기도 얹어본다

이야기들이 모여 시간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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