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장 갔다
◀신문을 구독하는 가정의 학생들은 비구독 가구의 학생보다 수능 시험에서 과목별로 6~8점 높은 점수를 받고, 대기업·공기업 정규직 취업률도 더 높다는 실증(實證)적 조사 결과가 처음 나왔다. 학창 시절 교양·문학 서적을 많이 읽을수록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에 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2004년 당시 고교 3년생이던 일반계 및 전문계 학생 4000명(현재 30세)을 대상으로 11년간 추적 조사한 '신문·독서 읽기와 학업 성취도 및 취업'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직능원은 "신문이나 책을 읽으면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에 간다는 사실이 실제로 증명된 것"이라며 "'활자 매체의 힘'이 생각보다 컸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집에서 신문을 구독한다'고 답한 당시 고3 학생(1849명)들은 언어 영역의 평균 표준점수(200점 만점)가 96.5점으로 '구독하지 않는다'는 학생(2031명)의 점수(89.35점)보다 7.15점 높았다. 수리 영역은 5.91점, 외국어 영역에서도 7.79점 더 높아 모든 과목에서 '신문 읽기'가 효과가 입증됐다.
◀신문 읽기는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기업, 외국계 기업의 정규직' 등 이른바 '좋은 직장' 취업률과 임금 수준도 높였다. 직능원이 지난해 같은 조사 대상자 가운데 약 1700명에게 '현재 직장과 임금 수준'을 물은 결과 고교 시절 신문을 구독한 학생들의 좋은 직장 취업률이 32.2%로 조사돼 비구독 가구 학생(26.5%)보다 5.7%포인트 더 높았고, 월평균 임금 수준은 '구독 가구 학생' 223만원, '비구독 가구 학생'은 213만원으로 10만원 차이가 났다.
◀교양·문학 서적을 11권 이상 읽은 학생과 한 권도 읽지 않은 학생들의 수능 점수는 3점에서 많게는 19점 차이가 났다. 특히 서적 독서량이 같더라도 신문 구독 가구의 학생이 비구독 가구 학생에 비해 언어·수리·외국어 과목 모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능 점수를 받았다.
◀채창균 직능원 선임 연구위원은 "청소년기에 신문을 읽고 독서를 많이 하는 습성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서조차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의 취업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2015. 10. 27일자 조선일보 1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