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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바다 위의 과학자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5.06.12 조회수 2
첨부파일

 

 

 

바다 위의 과학자

 

남성현 저자()

흐름출판 · 20250220

 

 

목차

 

프롤로그

 

항해를 시작하며

 

1부 파도 위의 과학자

 

여러분, 이건 바다가 아닙니다

한배를 탔다는 건

파도 위에서 잠자기

예상치 못한 손님

물가쿠

전설 속의 바다

갑판 위에서 휴식을

태풍을 피하는 법

잊을 수 없는 항구들

배를 움직이는 사람들

망망대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했다

선상의 만찬

 

2부 바다 위의 실험실

 

어쩌면 운명처럼

바다의 탐정 혹은 프로파일러

인생은 파도

대자연의 관찰자

바다와의 시간 싸움

남극

갈 수 없는 바다

바다의 계절이 변하고 있다

고작 빙산의 일각을 알아내는 중입니다

어물 장수 문순득

최후의 프런티어

 

에필로그

 

육지에서

 

 

 

책 소개

 

보이저 1호가 카메라를 180도 돌려 찍은 지구의 사진을 보고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표현했다. 우리가 지구를 푸른행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푸른 바다가 지구 표면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84천 킬로미터 떨어진 달에도 발자국을 남긴 것과 다르게 인류는 최근에서야 수심 1만 미터 잠수에 성공했다. 바다는 전 지구를 순환하며 기후를 조절하고 물질을 교환한다. 미생물부터 거대한 고래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해양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지만 막상 우리는 어떻게 바다에서 이 모든 일이 가능한지 잘 알지 못한다.

바다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직접 바다로 간 과학자가 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이자 해양물리학자인 남성현 교수는 배를 타고 나가 현장 관측을 통해 바다의 비밀을 밝혀낸다. 바다 위의 과학자는 마치 탐사 일지처럼 저자의 항해 경험과 해양과학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일 년에도 몇 달씩 바다 위에서 지내는 저자는 망망대해 위에서 태풍에 쫓기고, 해류와 씨름하며 대자연의 경이를 온몸으로 느낀다. 연구를 통해 바다에 대해 알아갈수록 인생은 파도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낀다는 저자는 말 그대로 바다의 진짜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책 속으로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느낌이 들 때쯤 나는 바다를 생각했다. 승선 조사 일정을 짜고, 오랜 시간 배 위에서 지내기 위한 짐을 챙기는 과정은 마치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연구를 위해 먼바다로 항해를 떠나면 자연히 세상과 멀어지고 나에게는 오직 실험과 연구만 남는다.

물속에 장비를 담갔다 꺼내고, 숫자와 그래프로 나타난 바다의 움직임을 해석하기 위해 몰입한 후에는 육지에서의 바쁜 일은 잠시 뒤로하고 모처럼 쉬는 시간을 갖는다.

연구를 위해 이동하는 배 안에서 오래된 드라마를 첫 화부터 최종화까지 정주행하고, 다른 향의 커피를 섬세하게 구분해 즐기기도 하며, 가끔은 탁구를 치기도 했다. 목적하는 해역에 도착하면 팀원들끼리 잠을 교대로 자야 할 정도로 바빠지지만 외부 세계와의 통신이 제한되는 상황은 우리에게 강제적으로 쉼을 허락했다. 그래서 나에게 해상 실험은 다른 의미의 쉼이다.

-항해를 시작하며중에서

 

수많은 사람이 적어도 한 번쯤 해변에 가봤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바다가 완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곳은 아니다. 사람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한다. 여름이면 해변에서 물놀이를 한다. 어떤 이는 바다 풍경이 보이자마자 감탄한다.

, 바다야!”

사람들이 흔히 외치는 이 말에는 사실 약간의 오해가 있다. 분위기를 깨뜨리는 것이 미안하지만 나는 종종 이렇게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다.

그런데 여러분, 이건 바다가 아닙니다. 그저 바닷가지요.”

해변에서 우리가 눈으로 보는 부분은 해안선으로부터 불과 10킬로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해안가에 가까운 매우 작은 영역에 불과하다.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붙은 이 작은 영역을 바다라고 부르기에는 바다가 너무나도 넓다. 우리 눈에 보이는 영역은 바다가 아니라 바다 끝단의 경계에 해당하는 바닷가일 뿐이다. ‘진짜 바다는 해안가에서 가장 멀리 보이는 수평선 끝에서부터 시작해 수평선 너머로 펼쳐진 훨씬 광대한 영역을 의미하기 때문에 해안에서는 눈으로 다 볼 수 없다. 해안에서 눈에 보이는 영역은 해양 가장자리의 극히 좁은 테두리에 해당한다.

-여러분, 이건 바다가 아닙니다중에서

 

얼마나 잤을까? 몸이 좌우로 많이 흔들리더니 나는 갑자기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난데없이 바닥에 부딪히며 잠이 확 깨 버렸지만, 워낙 피곤했던 탓에 아픈 건 신경 쓸 새도 없이 다시 침대로 올라가려는데 아래 칸에 잠들어 있는 동료 연구원이 흔들림도 없이 자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침대에 있는 벨트로 몸을 고정하고 있었다. 물건만이 아니라 사람도 잘 때 제대로 고정해야 했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이층 침대로 올라간 나는 아래 칸 동료처럼 내 몸을 침대에 제대로 고정하고 나서야 길게 잠을 잘 수 있었다.

-파도 위에서 잠자기중에서

 

육지의 끄트머리도 찾아볼 수 없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밤. 주변에 다른 선박도 없고 내가 타고 있는 선박의 불빛조차 희미해진 갑판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유난히 밝은 별들을 볼 수 있다(배 앞쪽은 항해사들이 밤에 잘 볼 수 있도록 모든 불을 꺼둔다). 사람들은 별을 찾아 산으로, 들로 나가 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지만, 검은 바다 위에서 보는 별빛이 찬란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는 사실은 오직 먼바다에 나가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것이다.

-전설 속의 바다중에서

 

이처럼 장비를 설치하고 회수하기조차 어려운 심해를 장기간 측정하고, 손에 넣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심해 환경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논문으로 정리하다 보면 간혹 내가 마치 병원에서 청진기와 CT, MRI 등 온갖 장비로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혹은 심해에서 그동안 어떤 환경 변화가 있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하나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수집한 데이터로부터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은 마치 용의자의 알리바이와 사건 현장에서 수집한 몇몇 데이터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는 탐정이나 프로파일러 같기도 하다.

-바다의 탐정 혹은 프로파일러중에서

 

 

 

저자() 남성현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직접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가 바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해양물리학자. 한없이 넓고 깊은 바다의 비밀을 밝히는 일을 할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고 행복하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환경과학부에서 해양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물리해양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방과학연구소와 미국 스크립스 해양 연구소에서 국방, 기후, 생태 관련 연구에 참여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해양 관측 중심의 연구와 교육에 힘쓰고 있다.

한반도 주변 연해와 태평양뿐 아니라 대서양, 인도양, 남극 연안을 포함한 전 세계의 바다를 75회 이상 탐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90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주요 평가 보고서의 자문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와 유네스코 해양학위원회 등 주요 국제회의에 정부 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우수강의상(2018), 연구상(2020), 교육상(2023)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해양학회 총무 이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차세대 회원, 한국해양한림원 준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기후변화 에세이》 《기후위기행동사전》 《천재지변에서 살아남는 법》 《반드시 다가올 미래》 《남극에 운명의 날 빙하가 있다고?》 《2도가 오르기 전에》 《위기의 지구, 물러설 곳 없는 인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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