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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교실 게시판입니다.
이 밤과 서쪽으로
작성자 주재석 등록일 25.05.09 조회수 1

 

 

 

이 밤과 서쪽으로

베릴 마크햄 저/한유주 역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05월 02일

목차

서문

제1부
01_눙귀에서 온 소식
02_흑수열로 죽는 남자들
03_야생의 표식
04_우리는 왜 비행을 할까?

제2부
05_너는 훌륭한 사자야
06_그 땅은 고요해
07_황소 피를 주신 신께 경배를
08_너와 나는 놀이 친구야
09_유배당한 왕족
10_날개 달린 말이 있었다고?

제3부
11_내 길은 북쪽으로
12_호디!
13_나 쿠파 하티 음주리
14_바람의 심부름

제4부
15_삶의 탄생
16_상아와 산세비에리아
17_내가 쏴야 할까
18_강의 포로들
19_대담한 사냥꾼이여, 사냥은 어찌 되었는가?
20_콰헤리는 작별의 말
21_리비아 요새를 찾아서
22_벵가지의 촛불
23_이 밤과 서쪽으로
24_바다를 날 수 있다면

옮긴이의 말


책소개



삶 자체가 도전이자 모험이었던 베릴 마크햄의 실제 이야기. 1942년 출간 후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에세이의 고전 『이 밤과 서쪽으로(West with the Night)』의 한국어판이 출간됐다. 아프리카의 대자연과 소통하며 성별 또는 나이, 환경, 관습이라는 한계에 구애 없이 오직 내면의 소리에 따라 살았던 한 여성의 30여 년의 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프리카를 가장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오랫동안 ‘아마존 여행 에세이 1위’에 자리하고 있는 이 책은 한유주 소설가의 유려하고 섬세한 번역을 통해 원작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현됐다.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이 책을 보고 “대단히 잘 썼다. 아니, 탁월하게 잘 쓴 책이다. 작가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극찬했다. 첫 책이자 유일한 저작임에도 뛰어난 묘사력과 서정적인 문체는 청명한 나이로비의 하늘과 폭풍우 치는 비행기 안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볏짚색 머리카락에 비쩍 마른 다리의 호기심 충만한 눈빛을 지닌 평범한 소녀가 강인한 여성이 되기까지, 그리고 당시 남성들의 성역이었던 사냥을 하고, 말을 길들여 경마 대회에 나가고, 대서양을 서쪽으로 단독 비행한 최초의 인물이 되기까지…. 베릴 마크햄은 위험하면서도 역동적인 여정을 가볍게 끄적거린 메모를 툭 보여주기라도 하듯 초연한 어조로 풀어놓는다.

거칠고 낭만적인 20세기 초반 아프리카의 광대한 대지와 하늘을 누비며 기록한 그녀의 말과 생각, 인간 본연의 감정들에 대한 통찰 속에는 들풀의 강한 생명력만큼이나 자신의 삶을 향한 끊임없는 애정과 노력이 실려 있다.



책 속으로

저 너머 어딘가 빛과 생명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항이 있다는 걸 모른 채 견고한 어둠 속을 비행한다는 것은 단순히 외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때로는 다른 이들이 존재한다는 합리적 생각이 불가능할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언덕이며 숲, 바위, 평야가 모두 어둠과 한 몸이 되고, 그 어둠은 무한히 펼쳐져 있다. 지구는 이제 나의 행성이 아니라 머나먼 별에 지나지 않는다. 별이 하나라도 반짝이고 있다면 말이다. 내 행성은 비행기다. 그리고 나는 이 행성의 유일무이한 거주자다.
---「능귀에서 온 소식」중에서

지금도 여전히 아프리카는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들의 요체이자 늘 궁금하지만 결코 완전한 답을 내어주지 않는 수수께끼들의 요람이다. 햇살과 초록색 언덕, 시원한 물과 황금빛이 감도는 눈부신 아침이 발산하는 온기에 대한 기억인 아프리카는 바다처럼 냉혹하고 그 땅의 사막보다 가혹하기도 하다. 한없이 가혹한 동시에 한없이 은혜로운 아프리카는 모든 인종의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주면서도 그 무엇도 양보하지 않는다.
---「능귀에서 온 소식」중에서

인간을 특징짓는 사고 중 하나는,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을 억압하는 것은 질색하면서도 인간보다 훨씬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에게, 자연스러운 것은 오직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이상한 이유를 들먹이며 제약을 가한다. 가끔 그 이유는 전혀 이성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상하기만 하다.
---「너는 훌륭한 사자야」중에서

기억에 남은 시간들이 더 행복했다고 생각하지 말 것. 그 시간은 이미 죽었으니까. 지나간 세월은 이미 정복돼 안전하게 보인다. 반면 미래는 만만찮게 보이는 구름 속에 살아있다. 그러나 미래로 걸어 들어가면 구름은 걷힌다. 나는 이 사실을 배웠다.
---「내 길은 북쪽으로」중에서

단어 하나가 생각으로 자라난다. 생각은 발상이 되고, 발상은 행동을 이끌어낸다. 그 변화는 느리다. 현재는 내일이 갖고자 하는 길에서 굼벵이처럼 빈둥거리는 여행자다.
---「호디!」중에서

나는 꿈꾸는 아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것을,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먼 지평선은 없으며 넘어갈 수 없는 지평선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삶의 탄생」중에서

자리에 앉아 다른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혼자라는 기분이 든다. 한편 다른 이들도 혼자다. 어디에 있든, 밤이 내리고 이리저리 불어오는 바람에 불길이 제멋대로 타오르고 있다면 언제나 그렇다. 내가 하는 말은 내 귀에만 들리고, 내 생각은 나 자신에게만 닿는다. 세상은 저기에, 당신은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양극만이 유일한 실재다.
---「대담한 사냥꾼이여, 사냥은 어찌 되었는가?」중에서

성공은 자신감을 불러낸다. 하지만 신을 제외하고 누구에게 자신감을 가질 권리가 있을까? 순풍이 불어오고, 마지막 연료 탱크는 4분의 3 이상 차 있고, 세상은 마치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은 신세계인 것처럼 화사하기만 했다. 내가 조금 현명했더라면 그런 순간들이 순수함과 마찬가지로 짧게 살다 스러진다는 걸 알았을 텐데.
---「이 밤과 서쪽으로」중에서


저 : 베릴 마크햄 (Beryl Markham)
대서양을 서쪽으로 단독 횡단한 최초의 여성 비행사. 명민함과 넘치는 기백, 미모까지 겸비해 ‘케냐의 키르케’
로 불릴 만큼 생 텍쥐페리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와 모험가들의 연인이자 뮤즈였다. 그녀의 자전적 에세이이자 유일한 저작인 『이 밤과 서쪽으로』는 아프리카를 가장 아름답게 그려낸 에세이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오랫동안 ‘아마존 여행 에세이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베릴 마크햄은 1902년 영국 레스터셔에서 태어났다. 1906년 아버지와 단 둘이 미지의 땅이었던 케냐로 이주하여 원주민 무라니들과 맨발로 위험천만한 사냥을 하며 자랐다. 열일곱 살이 되던 해, 혹독한 가뭄으로 아버지의 은조로 농장이 문을 닫게 되자 가진 전부를 안장 가방 두 개에 챙겨 넣고 홀로 길을 떠났다. 몰로에서 여성 최초로 경주마 조련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수많은 경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열여덟 살짜리 여자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나는 꿈꾸는 아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것을,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먼 지평선은 없으며 넘어갈 수 없는 지평선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는 말처럼, 용감한 삶은 그녀에게 당연한 것이었다. 1931년 아프리카의 유일한 여성 비행사로 아프리카 벽지를 날아다니며 우편물과 승객을 수송하고, 하늘에서 코끼리 떼를 수색했다.
1936년 9월, 아멜리아 에어하트와는 반대로 강한 맞바람에 맞서며 동에서 서로 대서양을 ‘단독’ 비행한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비행시간은 21시간 25분. 이 위대한 도전의 여정은 다큐멘터리와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그녀의 삶을 다룬 세 편의 전기도 나왔다.

역 : 한유주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미학과 대학원을 수료했다. 2003년 단편 『달로』로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09년 단편 『막』으로 제43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 희곡과는 다른 소설만의 고유한 장르성이 어떻게 획득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소설을 쓰고 있다. 소설집으로 『달로』(2006), 『얼음의 책』(2009),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2011) 등이 있다.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에서 세계문학강독을,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에서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텍스트의 경계를 실험하는 문학동인 ‘루’ 활동을 하고 있다. 『지속의 순간들』『작가가 작가에게』, 『교도소 도서관』, 『눈 여행자』 등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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