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을 위한 자기소개서 작성 최종 점검 ①'

수시 원서 접수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이라면 지금쯤 수시 원서 접수를 위한 대학 검토 및 지원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자기소개서를 비롯하여 각종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이라면 제출 서류 준비 및 작성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대입에서 자기소개서는 학교생활기록부, 추천서 등과 함께 학생부종합전형에 활용되는 중요한 자료 중 하나이다. 대학은 이 자기소개서를 통해 학교생활기록부만으로는 알 수 없는 지원자의 세부 역량과 가능성을 파악한다.  

막바지 자기소개서 작성으로 분주한 지금, 빠르고 핵심적인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과 함께 자기소개서 최종 검토 과정에서 확인 사항을 두 편에 걸쳐 소개한다.

○ 좋은 소재가 좋은 자소서를 만든다… 학생부 꼼꼼히 복기하기

좋은 자기소개서는 ‘잘 쓴 글’이 아닌, ‘좋은 소재를 다룬 글’이어야 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 작성의 8할은 학교생활기록부를 꼼꼼히 복기하여 자기소개서의 소재로 활용할 활동을 선별하는 작업에 있다.  

3년간의 학교생활 중 어떤 활동이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 경우 내가 능동적으로 참여했던 활동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자. 꼭 ‘적극적’, ‘자기주도적’이라는 단어로 명시된 활동이 아니더라도, 기록 속에서 충분히 자신의 능동성이 읽히는 활동이라면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나의 자기주도적 역량과 연결하여 서술할 수 있다. 또 준비과정을 기억할 수 있거나 자신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되는 활동 또한 자기소개서의 소재로 충분히 다뤄볼 만하다.

이렇게 3년간의 기록 중 유의미하다고 판단되는 활동들을 우선 추려보았다면, 각각의 활동에 대한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한 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과 일치하는 활동, 또는 자신의 역량을 막힘 없이 강조할 수 있는 활동을 재선정하는 작업을 거치자. 이렇게 해서 추린 활동들이 곧 내 자기소개서의 핵심 소재가 된다.

○ 자소서 각 문항이 요구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라

[표] 대입 자기소개서 공통문항 및 문항별 해설

학업, 노력, 학습경험 등의 단어가 말해주듯 1번 문항의 소재는 기본적으로 학교생활 중 발생한 학업 역량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동아리활동이나 독서활동 등에서도 학업 관련 역량을 찾아 보여 줄 수는 있겠지만, 학교생활 자체의 충실도를 보여주고자 한다면 교과 수업과 관련한 활동이나 교내 대회 등에서 소재를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며, 내 학생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동아리나 독서활동이 더 적합한 소재를 지니고 있다면 이를 1번 문항에 담아도 무방하다.

2번 문항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내 활동 그 자체에만 주목하곤 한다. 하지만 이 문항의 핵심은 그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에 있다. 즉, 2번 문항은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무엇을 ‘배웠다’ 또는 ‘느꼈다’에 초점을 두고 작성해야 한다. 이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 어떤 점을 깨달았는지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서술되어야 한다. ‘교내 활동’의 범위에 있어서도 자신의 지적 호기심, 적극성과 실천성, 의지, 가치관의 형성과 실천 등 학업 이외의 다양한 역량을 부각할 수 있는 활동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 무조건 3개 소재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적절한 분량 안배를 통해 2개 정도의 소재만 찾아 작성해도 충분하다.

3번 문항은 크게 ‘배려’로 대표되는 인성, 성품의 측면과 ‘갈등관리’로 대표되는 의사소통 능력, 공동체 역량을 엿보고자 하는 문항이다. 만약 이 둘 중 한 가지가 2번 문항에서 표현되었다면 3번 문항에서는 다른 한 가지를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도록 하자. 최근에는 인성, 즉 성품적인 우수성보다는 공동체 역량이 더욱 강조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단순히 나의 바른 성품을 강조하는 내용이 아닌 협력과 협동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공동체 역량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 2021학년도 기준 주요 대학별 자기소개서 자율문항 핵심사항​

경우에 따라 대학별로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여 자기소개서에서 소위 ‘4번 문항’이라 불리는 자율문항 작성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자율문항이야말로 해당 대학이 지원자를 통해 알고자 하는 평가 기준의 총체라는 점에서 1~3번 문항 못지않게 신경 써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자율문항이 있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면, 작성 전 반드시 대학이 왜 이러한 내용을 ‘4번 문항’으로 뽑아서까지 알고자 하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엿보고자 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자. 예컨대 해당 학과를 지원하게 된 ‘동기(또는 선택 이유)’를 4번 문항에서 묻는 대학이라면, 지원자가 해당 전공에 어느 정도의 열정을 지니고 있는지, 지원의 당위성을 더욱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한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아울러 작성 후에는 자율문항이 앞서의 ‘1~3번 문항’과 연계성을 지니며 읽히는지 역시도 함께 검토하여, 하나의 탄탄한 구성을 갖춘 자기소개서로 다듬어보자.

○ 초안은 빠르게, 보완은 꼼꼼하게

학교생활기록부 복기를 통한 소재 선정, 각 문항에 대한 이해를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 작성을 시작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여러 번 검토하며 다듬어나가기 위해선 되도록 초안을 빠르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 즉, 처음부터 완성된 글을 쓰려고 하기보다, 문항별로 어떤 방향에서 어떤 내용을 다룰지 큰 틀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핵심 내용을 간결하게 작성하는 게 좋다.

빠르게 초안을 완성했다면, 이후 작성한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며 살을 붙여나가자. 예를 들어 진학 후 학업계획 및 진로희망이 기자인 학생이 이러한 방향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면,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계기는 무엇이며 이를 위해 어떤 노력(활동)을 했는지, 그 노력이 스스로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이 일련의 연계적인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구체화해 담아내야 한다. 이때 초안에서 담아낸 핵심 주제의 방향을 잃지 않고 풍부히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에듀동아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