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자기소개서를 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전공적합성을 드러내야 한다는 강박에 젖기 쉽다. 특히 지원동기와 준비과정 등을 물어보는 4번 자율문항을 내지 않아도 되는 대학들이 최근 늘어남에 따라, 어떻게든 1번 항목부터 자신이 했던 공부와 전공을 연결 지어 써보려는 성향이 무척 강하다. 고교에서의 공부와 대학진학 후의 희망전공이 관련성이 높으면 좋겠지만, 이와 관련해서 지나친 부담을 가지고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쓰다 보면 억지스러운 연결이 자소서의 전체 흐름을 망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한 수험생들 중에서는 자신의 학생부 내용 등이 특정계열에 맞추어져있다고 종종 말하곤 하는데, 진로희망과 동아리활동 중 일부만을 보고 그렇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자소서를 작성하기 전에 학생부를 다시 한 번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 무엇보다 ‘지원한 학과에서 뽑고자하는 인재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경영대학. 경제학과는 사회과학과 수학을, 공학계열은 수학과 과학을, 인문대학과 사회과학대학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학업능력을 보고자 한다. 결국 지망학생의 서류에서 주로 보고자 하는 것은 위 항목과 관련된 학업수행능력일 것이다. 자기소개서에 지망대학이나 전공과 관련 있는 사항을 직접 언급하지 않더라도, 해당학과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질이 드러나는 것이 합격에 유리하다. 다시 말해서 전공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자기소개서 면면에 드러나야 한다. 자기소개서에는 지망한 전공과 관련 있는 기초 학업역량을 쌓기 위한 노력과 성취, 과정들을 상세하게 써야 한다. 대학에 들어왔을 때 무리 없이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자기소개서를 포함한 서류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은 기본이다. 다만 부자연스럽게 관련지으려 하는 것을 지양하고, 학년별로 관련 기초과목 공부의 발전상을 떠올리며 쓰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다.

# 소화 가능한 활동 중심으로, 면접 고사를 생각하고 써야 한다.

올해는 코로나 19 방역상황으로 3학년 1학기 창의적 체험활동을 평가에서 배제하거나, 고3의 현 상황을 고려하여 평가하겠다는 대학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3 수험생 입장에서는 여전히 1학기의 활동 부족상황으로 학생부 종합전형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까 고민들이 크다. 이런 이유로 급조한 독서활동이나 또는 보고서 활동 등을 학생부에 올리려는 경우가 일부 있는 데, 그렇다고 해도 제대로 소화가 안 된 활동을 기재한다면 면접고사 중 불안감만 가중될 뿐이다. 자기소개서는 그 자체가 평가의 대상이 되지만, 이후 면접 고사의 기초 자료가 된다. 설령 면접이 없는 대학이라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비교과 활동이라면, 입학담당자의 긍정적 평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부득이 비교과 활동을 남은 기간 내에 해야 된다면 양보다 질을 추구하고, 스스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가에 중점을 두기 바란다.

# 개성 있는 자소서, ‘경험의 구체적 서술’, 디테일을 살려라

필자는 오랫동안 자기소개서를 지도해왔다. 대입자기소개서, 로스쿨 자기소개서, 의과전문대학원 자기소개서, 입사 자기소개서까지 다양한 자기소개서를 검토하고 고민하고 지도해왔다. 자기소개서에 본인의 개성을 살리려면 무엇보다 ‘경험의 구체적 서술’이 중요하다. 자신도 모르게 남과 유사한 표현을 쓸 수는 있지만, 같은 일을 겪더라도 관점이 다를 수 있고,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을 담담히 서술하다 보면, 개성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마련이다. 당연히 자기소개서 유사도 검색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초고 작성 후 여러 번 반복하여 읽으면서 내용과 문장을 수정 보완한 후 최종 작성하는 것이 좋다. 누구에게든 피드백을 받아라. 가능하면 자기소개서 지도 경험이 많고, 선입견 없는 선생님이 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