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견학을 마치고 이제 유아들이 직접 시장놀이를 하기로 하였다.
"시장에 가면 **도 있고~ " 노래를 부르면서 시장에서 본 것들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트와 시장을 비교해보고 무엇이 같은지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았다.
시장놀이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필요한 것들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도 이야기나누었다. 각자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져오기로 했고, 돈과 지갑은 유치원에서 만들기로 했다.
하루 이틀 유아들이 가져온 물건들이 교실 한 쪽에 쌓여가며 아이들은 빨리 시장놀이 하고 싶어 안달이었다. 자유선택활동 시간에 돈도 열심히 만들고, 지갑도 예쁘게 꾸며 만들었다.
옷가게, 마트, 장난감 가게, 인형가게의 이름을 정하는 일도 유아들에게는 정말 즐겁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었다. 유아들이 내놓는 의견들은 모두 너무 재미있고 여러가지였지만 민주주의 원칙대로 다수결로 정하였다. 멋있어요 장난감 가게, 귀여운 인형가게, 유령마트, 유리왕 옷가게(딱맞아요)로 결정된 가게 이름대로 팀별로 가게 간판을 열심히 꾸몄다.
테니스장에 간판을 붙이고 산더미같이 쌓인 많은 물건들을 분류하는 일은 7세 형님들이 맡아 했다.
"선생님 신발은 어느 가게에서 팔까요?" 라고 한 아이가 물으면 "신발은 옷처럼 몸에 하는 거니까 옷가게에 놓아야죠?"하고 또 다른 아이가 대답한다. 유아들은 나름대로의 분류기준을 가지고 친구들과 토의하며 물건을 분류하였다. 장난감 가게에 물건이 너무 많아 다 진열하기 어려워지자 나름대로의 규칙을 정하여 마트에 나누어 정리하는 7세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의젓해보였다.
드디어 알뜰시장놀이가 시작되고 아이들은 저마다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사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작년과는 다르게 물건이 많아 주인역할은 교사들이 맡았고 유아들은 손님 역할만 하였다.
물건을 너무 많이 사서 가방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종이가방을 찾으러다니는 욕심많은 유아의 모습, 돈이 다 떨어져서 살 수 없다고 걱정하는 유아들의 모습, 가게 주인에게 돈 많이 벌어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참 즐거웠다. 한쪽에서 은행을 만들어서 돈 없는 유아에게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열심히 사진도 찍고, 좋은 물건 안팔리는 것 홍보하기도 하면서 교사들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한 어머니가 보내준 아이스크림, 과자도 사서 먹고, 또 튀밥도 서비스로 먹으면서 아이들의 얼굴에는 한가득 행복이 넘쳐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진짜 돈을 내지 않고도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을 한보따리씩 집으로 가져가는 즐거움 못지 않게 유아들은 경제의 의미, 아끼고 나누어 쓰는 것의 소중함을 몸소 체험했으리가 생각한다. 유치원 행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학부모님과 와서 도와주신 컴퓨터 선생님, 특수반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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