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연령의 수업이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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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희 | 등록일 | 09.06.02 | 조회수 | 48 |
해마다 7살 친구들과만 생활해 왔던 내가 5,6,7세 혼합반을 맡으며 과연 혼합연령 수업이 가능할것인가? 저렇게 어리고 작은 5세아이들이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많은 염려와 새로움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되었던 작년 한 해의 수업은 기대한 만큼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어떤 결과로 돌아오지 않아 힘이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는 했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2008년 새로운 마음으로 지난 1년의 수업을 돌아보며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잘못된 것은 수정해 가며 새학기를 맞았다. 그런데 새로 입학한 어린 아이들과 함께 의젓하게 자리하고 있는 재원생 유아들을 보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새 저렇게 자랐는지 키와 덩치가 부쩍 자라 있었다. 단지 키와 몸 뿐 아니라 얼마나 의젓하게 행동하는지.... 어떤 활동을 하던지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주도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동생들을 도와주는 모습이 너무 기특했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다 밑으로 새는 것 같아도 하루하루 쑥쑥 자라나는 콩나물처럼 작년 1년동안 주었던 사랑의 물이 어느새 이처럼 유아들을 성장시켰던 것이다. 혼합연령을 하다보면 5세는 너무 어려워 못 따라가고 7세는 동생들과 생활하여 학업면에서 손해를 보게 되지않을까 생각했던 것은 부질없는 염려일 뿐이었다.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그렇게 잘 자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동생은 형들이 하는 것을 보고 쉽게 배우고, 또 형들은 동생들을 보살피며 자신감을 회복한다. 5세만 있는 곳의 유아들보다 우리반 5세 유아들이 훨씬 더 수업에 적극적으로 잘 참여하는 것, 7세만 있는 곳의 유아들보다 우리반 7세 유아가 리더쉽이나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이 사진은 학기 초 유아들과 함께 색종이로 목걸이 만들기 활동을 하고 찍은 것이다. 색종이를 길게 잘라 동그랗게 붙인 후 계속 연결하여 목걸이를 만드는 활동이었다. 5세 유아들은 가위로 자르는 것, 풀칠하는 것 모두 생소하여 2-3쪽의 고리 잇는 것에 집중하는 동안 6세 유아는 수업의 목표대로 목걸이를 만들 정도의 길이만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 때 자신의 목걸이를 모두 완성한 7세 유아들에게서 교사의 지시없이 자발적인 행동이 나타났다. 한 명이 자신들이 만든 목걸이를 친구것과 모아서 길게 연결하자 다른 유아가 "우리 모두 다 길게 연결해보자"라고 제의하였고 주저없이 적극적으로 유아들 것을 모두 모아 아주 길게 연결하게 되었던 것이다. 교실끝까지 가도록 긴 고리를 모두 이어들고 행복해하는 유아들의 얼굴에서 누구도 줄 수 없는 만족감이 보였고 그것은 다시 자신감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교실 윗쪽에 걸어달라고 해서 걸어주었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사진 속의 유아들의 표정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 교사가 의도하지 않았고 주도하지 않았지만 혼합연령에서는 이러한 유아주도적이고 만족한 결과를 가져오는 수업활동이 꽤 자주 일어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라간다. 올해는 종일반선생님도 오셔서 수준별로 나누어 해야하는 수업은 나누어서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함께 하는 활동과 연령별로 나누어서 하는 활동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수업활동을 전개한다면 더욱 만족스런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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