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현 선생님을 칭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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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순신 | 등록일 | 17.05.24 | 조회수 | 179 |
몇 년 전인지 인터넷에서 간단한 문제를 제시하여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해보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신이 요리를 하는데, 아이가 크게 울고 있고, 문 밖에서 손님이 왔는지 초인종을 누르고 있다. 당신은 무엇부터 할 것인가?’ 아마 이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답변에 따라 사람들의 심리가 어떻다고 간단하게 얘기해주었는데, 이미 잊은 지 오랩니다. 다만 한 가지 사람들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기억이 납니다. 컴퓨터나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것인가 봅니다. 우리 학교에는 멀티 선생님이 계십니다. 3학년 담임을 맡고 계신 유용현 선생님입니다. 3학년 담임은 그 자체로 피로와 피곤한 일상의 연속입니다. 유용현 선생님은 여러 해 3학년 담임으로 생활하면서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까치네 가에서 홀로 농사일을 하고 계시는 팔순 어머니의 농사일을 돕고 출근을 하십니다. 선생님 댁인 분평동에서 오창 가까이 달려가 농사를 짓고 출근을 해도 결코 늦는 법이 없습니다. 피곤하지 않느냐는 말에는 노동이 아니라 운동 대신 하는 일이라고 웃어 넘깁니다. 참 부지런하게 생활하십니다. 우리 학교의 본관에는 옥상으로 통하는 곳에 작은 공간이 있습니다. 3학년 교실이 3층에 있어서 3학년 선생님들의 휴식 공간으로 쓰고 있는 곳입니다. 그저 소파 몇 개 달랑 있던 삭막한 공간을 ‘옥상카페’로 만든 분도 유용현 선생님이십니다. 여러 선생님들이 오셔서 휴식을 즐기라고 몇 가지 종류의 차를 준비해 두고, 봉지 커피며 갈아 먹는 커피 종류도 손수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을 하면 교실에 들러 학생들을 살핀 후 옥상에 들러 커피를 내리십니다. 누구든 언제라도 와서 편하게 드시라는 배려입니다. 그리고 화사한 분위기를 위해 작은 화분을 준비하고, 패랭이, 접시꽃, 딸기 등의 꽃과 여러 이름들의 꽃을 심어서 시멘트의 삭막함을 없앴습니다. 더불어 스티로폼에 쑥갓, 보리, 밀 등 곡식도 심어 놓으셨습니다. 물론 꽃을 보기 위함입니다. 곡식을 심어 꽃을 보겠다는 발상도 누구나 하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그 덕에 옥상의 작은 공간은 정말 카페가 되었고, 여러 선생님들이 다녀가십니다. 어디서 구하는지 궁금해 하면 심심해서 시장에 갔다가 사왔다 하십니다. 일부러 다녀오지 않으면 안 되는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작은 공간이지만, 탁구대를 설치해 놓고,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에 여러 선생님들과 탁구 경기를 즐깁니다. 탁구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도 차근차근 기술을 알려주어 기량과 경기력을 향상시켜 주시곤 합니다. 탁구대 아래로 떨어지는 탁구공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종이 박스를 삼각형으로 접어 설치하는 배려도 있지 않으십니다. 옥상카페에 기타도 갖다 놓고, 기타를 치기도 하는데, 서투른 솜씨가 아니어서 듣는 이를 참으로 기분 좋게 만들어줍니다. 더러 비오는 날이면 일부러 연주를 부탁하기도 합니다. 또는 혼자 있을 때는 컬러링 그리기에 열중하십니다. 밑그림이 그려진 종이에 색연필로 색을 칠합니다. 색깔이 칠해지면 참 예쁩니다. 무엇을 보고 색을 칠하는 것도 아닌데, 색깔이 서로 잘 어울려 예쁜 그림이 됩니다. 그림을 그리다보면 마음이 집중이 된다고 하십니다. 여러 일도 바쁜 일과에 참 많은 일을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수업 준비도 세밀하게 가장 먼저 해 놓고, 자료를 다른 선생님들께 드려서 도움을 주시기도 합니다. 중간고사 때 이미 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할 만큼 앞서가기도 합니다. 유용현 선생님은 검은 얼굴에 덩치도 커서 얼핏 보면 생판 농사꾼 아니면 건달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과 부드러운 심성을 지니고, 주변 사람들을 잘 배려하십니다. 수업시간에는 학생들과 교감하며 수업을 하시어서 지난 스승의 날에는 학생들로부터 ‘아카데미상’을 받았습니다. 할리우드 배우보다 더 다양한 연기로 수업의 재미를 더하시는 모습으로 학생들이 드린 상입니다. 똑같은 하루라도 사람들마다 시간을 다르게 갑니다. 유용현 선생님의 하루는 다른 사람의 세 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주말에도 어머님께 들러 의자를 만들어 드리고, 부서진 담을 수선하고, 새로 닭장을 만들어 드리는 등 정말 쉬는 틈이 없어 보입니다. 유용현 선생님께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만큼 하루를 몇 배로 살고, 그런 만큼 삶을 풍요롭게 사는 지혜와 배려하는 마음을 배웁니다. 속마음이 겉모습과 많이 다른 섬세하고 부지런한 배려쟁이 유용현 선생님을 칭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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