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의 자녀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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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종국 | 등록일 | 10.08.24 | 조회수 | 129 |
<유태인의 자녀교육> 따뜻하고 자상하지만 매우 엄격하다 유태인 부모들은 가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결혼 후에 자식이 없다면 가족으로 묶여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들에게 가정이란 인체의 ‘배꼽’ 같은, 즉 세상의 중심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부모 역할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유태인 부모는 부모가 되기 전부터 부모 역할에 대한 자세를 확실하게 배운다. 아기가 없는 결혼 초부터 가까운 부모교육센터를 다니고, 아기를 낳은 선배 부모를 만나 육아에 대해 미리 익힌다. 임신을 했을 때도 아기 건강이나 아기 돌보기에 대한 부모교육을 부부 두 사람이 함께 적극적으로 배운다. 특히 유태인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유태사회가 우리나라처럼 ‘부계사회’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유태인들에게 아버지의 역할은 우리와는 매우 다르다. 가정이나 사회생활에서 남녀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유태인 아빠들은 직장을 마치면 ‘칼 퇴근’해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또 가정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하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아빠를 따라 공부하는 흉내를 내고 습관을 들이게 한다. 유아교육 기관에 맡겨진 아기를 데리러 가는 일도 부부 공동의 몫이다. 부부 중 먼저 퇴근하는 사람이 아기를 데려오고 돌본다. 이스라엘의 엄마 역시 여느 다른 나라 엄마들처럼 자녀교육에 극성맞다고 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탈무드>에서는 엄마를 ‘집안의 영혼’이라 부르며 최초 교육자이자 아기를 전통 유태인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치는 주체로 여긴다. 하지만 교육열이 높다고 해서 아기를 소유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아기를 신이 세상에서 잘 교육하고 길러달라며 잠시 맡겼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사랑’보다는 ‘적절한 사랑’으로 생활습관을 엄격하게 다루는 편이다. 예컨대 편식 습관을 고치거나 식사 예절을 가르칠 때 아기가 좋아하는 음식만 먹겠다고 고집부리고 밥을 먹지 않으면, 안쓰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음식을 절대 식탁에 올리지 않는다.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선택의 여지도 없음을 아기 스스로 깨닫도록 하기 위함인데,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아기를 굶긴다! 텔레비전 시청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의 유태인 가정에서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끝나고 어른들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텔레비전 코드를 빼버린다고 한다. 이는 처음부터 약속하고 훈련한다. 아기는 부모를 보고 배우기 때문에 말로 하는 교육보다는 보고 따라 하는 교육을 부모가 먼저 실천한다. 이스라엘 히브리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건국대 강사 박미영 씨는 대부분 맞벌이를 하면서도 유태인들이 이처럼 자녀를 훌륭히 교육하는 비결은 가정에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잘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유태인 부모들은 오후 4시가 되면 퇴근하는데 그때부터 아기가 잠자리에 드는 저녁 9시까지는 온전하게 아이를 돌보는 데 씁니다. 부모 각자 할 일은 아기가 잠든 후에 하지요. 만약 9시 이전에 다른 일을 하는 부모가 있다면 이스라엘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될 거예요. 그만큼 엄마 아빠 가릴 것 없이 아기와 함께 농축된 저녁시간을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요.” 자신의 아이들을 이스라엘에서 교육시킨 건국대 사회학과의 류태영 박사 역시 유태인 엄마들의 언어교육법이 남다른 점을 지적한다. 특히 말 자체보다는 ‘생각하며 말하는 대화법’을 가르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그래서 그들은 만 3세 이전에 글자를 가르치는 것을 무척 싫어하며 숫자와 글자 공부는 초등학교에서 배운다고 한다. “이스라엘 부모들이 일찍부터 언어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만들고, 그런 유연성이 창의적인 능력과 논리성을 키워주니까요. 하지만 결코 따로 ‘언어 공부’를 시키지 않아요.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엄마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 교육하지요. 그들은 모국어를 잘 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외국어는 10세가 되어야 가르치지만, 대학에 가면 모두 3개 국어로 능통하게 말하게 됩니다.” 헤브루타식 교육_유태식 육아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헤브루타식 교육’이라 불리는 탈무드식 대화법이다. <탈무드>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벌이는 랍비와 제자들의 토론으로 이루어져 있듯이 유태인들은 부모와 아기가 서로 대화하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단, 대화에는 단계가 있는데 우선 아기의 말을 경청해서 심리상태를 파악한 후에 부모의 의견을 제시한다. 그 다음에 토론과 논쟁이 이어지고 합의의 과정을 거친다. 아기가 떼를 쓰거나 고집을 피울 때도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대신,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면서 왜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납득시킨다. 한 번 안 되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못하게 하며, 아기가 그 이유를 이해할 때까지 대화를 나눈다. 이런 대화는 아기의 나이와 상관없이 어릴 때부터 시작한다. 또한 유태인 부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의 대화를 신생아 때부터 즐겨한다. “무슨 소리가 들리지? 새소리란다. 새가 얼마나 예쁜지 아니? 빨간색 새도 있고, 노란색 새도 있단다”와 같이 꼬리를 물고 질문과 답을 한다. 그래서 이들은 갓난아기에게도 장난감이나 그림 등 주위의 사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친구가 찾아오거나 외출을 하는 등의 생활 속 작은 변화가 일어나도 그것에 대해 항상 이야기하면서 말을 건넨다. 베갯머리 교육_유태인 부모들의 ‘베갯머리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의 아기들은 돌이 지나면 누구나 침대 머리맡에서 부모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마친다. 유태인들은 ‘베갯머리 이야기’를 부모의 당연한 의무이자 자연스러운 하루 일과로 생각한다. 한창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 책에 나오는 수많은 단어와 잘 다듬어진 문장을 대하다 보면 아기들의 어휘력과 언어 구사력은 자연스럽게 발달할 수밖에 없다. 돌이 갓 지날 무렵부터 부모가 책을 읽어준 덕분에 네 살 정도가 되면 아이들은 이미 평균 1,500자 이상의 어휘력을 갖게 된다고. 책을 읽어줄 때는 아기가 뽑아온 책을 잠들기 전까지 읽어주는데 얇은 책은 한 권 다 읽지만, 두꺼운 책은 중간까지만 읽는다. 그리고 “내용이 어떻게 될지 내일 읽어줄게.” 하며 아쉬움을 남겨둔 다음 이야기에 대한 상상력을 키워 나간다. 책을 읽고 나면 엄마는 아기의 생각과 느낌을 꼭 묻는다. 물론 아기가 너무 어려서 처음에는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조차 어렵겠지만, 알아듣기 쉽고 친근한 말투로 몇 번 반복해 질문을 던지면 아기는 조금씩 서툴게나마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한다. 책읽기를 헤브루타식 교육의 연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수수께끼 교육_아기의 어휘력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유태인식 교육법의 하나로 수수께끼 교육을 들 수 있다. 수수께끼는 간단한 질문 하나로 아기에게 상상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하는 아기에게 눈높이에 맞는 질문을 자주 던지면 어휘력과 연상 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진다고. 그래서 유태인 엄마는 아기가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생후 1년 정도가 되면 수수께끼 놀이를 시작한다. 주로 사물의 명칭과 쓰임을 가르치는데, 신체의 일부를 가리키며 “이게 뭘까?” 하고 질문을 던지는 ‘신체 수수께끼’ 놀이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아기가 어느 정도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2세 이상이 되면 아기에게 ‘기쁘다’, ‘슬프다’ 등의 추상명사를 가르쳐준다. “크다의 반대말이 뭘까?”, “푹신하다의 반대말이 뭘까?” 이렇게 부모와 아기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가리키며 묻고 대답하는 놀이 방법으로 반대 개념을 익혀간다. 아기들이 좀더 성장해 추상적 사고와 비유의 개념이 생기면 본격적으로 아이와 ‘스무 고개’ 놀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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