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쪽에 심은 귤을..... |
|||||
---|---|---|---|---|---|
작성자 | 이운하 | 등록일 | 08.09.08 | 조회수 | 309 |
강남 쪽에 심은 귤을 강북 쪽에 옮기면 탱자가 된다. 북이초등학교장 이 운 하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도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그 모양과 성질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같은 사람이라도 그가 살고 있는 주위 환경이 달라지면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법이다. 즉“강남 쪽에 심은 귤을 강북 쪽에 옮기면 탱자가 된다.”(江南種橘江北爲枳)는 말이다. 춘추(春秋)시대 말기에 제(齊)나라에 유명한 안영은 지혜와 정략이 뛰어난데다가 구변과 담력이 또한 대단했다. 특히 키가 작은 것으로 더욱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어느 해 초(楚)나라 영왕(靈王)은 안영을 자기 나라로 초청했다. 안영이 하도 유명하다니까 얼굴이라도 한 번 보았으면 하는 어린애 같은 호기심과 그토록 각국에서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는 안영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타고난 심술 때문이었다. 영왕은 간단한 인사말을 끝내기가 바쁘게 "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소?" 하고 물었다. "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길가는 사람은 어깨를 마주 비비고 발등을 서로 밟고 지나가는 형편입니다." "그렇다면 하필 경과 같은 작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낸 까닭은 무엇이요?" 안영의 키 작은 것을 비웃어 하는 말이었다. 초나라 왕은 당시 제나라를 대단치 않게 보았기 때문에 외국 사신에게 이런 실례되는 말을 함부로 했다. 안영은 서슴지 않고 "저의 나라에선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 나라에 맞게 사람을 골라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즉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는데 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뽑혀서 초나라로 오게 된 것이옵니다." 보기 좋게 반격의 기습을 당하게 된 초왕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두 번째 계획으로 왕이 바라보고 있는 뜰 아래로 멀리 포리들이 죄인을 묶어 앞세우고 지나갔다. 왕은 포리에게 "그 죄인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 "제나라 사람입니다." "죄명이 무엇이냐?" "절도죄를 범했습니다." 초왕는 안영을 바라보며 "제나라 사람은 원래 도둑질을 잘하오?" 참으로 유치하게 묻자 초연한 태도로 이렇게 대답했다. " 강남 쪽에 귤을 강북 쪽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고 마는 것은 토질 때문이옵니다. 저 사람들이 제나라에 있을 때는 원래 도둑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초나라로 와서 도둑질을 한 것을 보면 역시 초나라의 풍토 때문인 줄로 아옵니다." 며칠을 두고 세운 계획이 번번이 실패하자 초왕은 안영에게 항복을 하고 말았다. " 애당초 경을 욕보일 생각이었는데, 결과는 과인이 도리어 욕을 당하게 되었구료." 하고 크게 잔치를 벌여 안영을 환대하는 한편, 다시는 제나라를 넘볼 생각을 못했다는 것이다. 안영이 만들어 낸 말은 아니지만 역시 그것은 진리였다. 식물은 풍토가 중요하고 사람은 환경이 중요하다는 진리다. |
이전글 | 잘 익은 사람 |
---|---|
다음글 | 글 잘 쓰는 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