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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100대 명산 중 46)
작성자 오헌철 등록일 11.04.27 조회수 168
  • 단풍을 구경하긴 아직 일렀다. 대신 곧게 자란 금강소나무가 계곡부터 능선까지 백산찾사와 함께 걷고 쉬었다.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100대명산'은 지난 일요일(12일) 46번째 등반지로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의 경계에 자리한 응봉산(998.5m)을 찾았다. 오전 9시에 덕구온천을 출발해 계곡을 따라 걸었다. 소나무 숲이 울창했다.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던 백산찾사들도 상쾌한 아침 공기 덕에 맑은 정신을 되찾았다.

    온정골 계곡을 따라 30여분을 올라갔다. 계곡물이 모여 넒은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마당소와 용소폭포다. 수백년을 기다리던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했다는 곳이다. 서울에서 온 정미순씨는 "물 속에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며 경치에 푹 빠졌다.

  • ▲ 주말인데도 울진 응봉산은 조용했다.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선두에서 뒤처졌다. 오후 3시의 포근한 햇살이 소나무숲 사이로 비쳐들었다. <응봉산(울진)=권영한 기자>
  • 40여분을 더 가니 온천수가 샘솟는 작은 분수대가 나왔다. 그 뒤쪽에 발바닥 모양의 노천탕도 있다. 등산화를 벗고 잠시 발을 담글 수 있었다. 일찌감치 산을 내려오던 한 등산객이 "지금 이쪽으로 올라가려는 거냐"고 묻더니 "내려오는 건 몰라도 올라가긴 힘든 코스"라며 겁을 줬다.

    그의 말대로 산세가 험해졌다. 10시30분부터 시작된 가파른 오르막길은 응봉산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30분 동안 계속됐다. 김정진 유연미 부부의 초등학교 5학년 큰딸 정영이가 산 중턱에서 탈진 증세를 보여 잠시 주저앉았다. 엄마와 함께 산을 오르던 강민곤군(14)도 정상 바로 밑 해발 900m 지점에서 다리에 쥐가 났다. 잠시 쉬면서 근육을 풀어주자 금세 일어났다. 힘들기는 어른들도 마찬가지였다. 쉬엄쉬엄 올라가면서 숨을 골랐다.

  • ▲ 위에서 바라본 용소폭포와 마당소.
  • 울진의 자랑거리인 금강소나무가 가파른 경사에도 전봇대처럼 곧게 자라 있었다. 스무살에서 삼백살이 넘는 나무도 있다고 한다. 계곡 쪽엔 어린 나무가, 능선으로 올라갈수록 노송이 많다. 키는 35m까지 자란다. 백산찾사들은 "궁궐 기둥을 삼을 만하다"며 감탄했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타다 남은 나무 줄기가 군데 군데 있었다. 울진군 국유림관리소의 박성호 계장은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45년쯤 전에 화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꼭대기 능선 주위에만 타다 만 나무가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 "계곡쪽은 나무가 금방 썩는데 능선부는 건조하고 습기가 없어서 목재 부후균(나무를 썩게 하는 미생물)이 나무에 침범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응봉산 정상에 도착해 점심을 먹었다. 중턱에서 힘들어 하던 정영이도 씩씩하게 올라왔다. 이제 여유가 생겼는지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정상에서 멀리 동해를 내려다보다 오후 1시30분 옛재능선길을 따라 산을 내려갔다. 하산길은 집 근처 공원을 거닐듯 편안했다. 해는 조금씩 기울면서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사이로 반짝였다. 등산객이 적어 산은 조용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덧 오후의 산책이 끝나가고 있었다. 수원에서 부인과 함께 온 이태의씨는 "한 달 30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과 씨름하며 살아왔다. 아내가 나 몰래 100대명산을 신청해서 억지로 끌려왔는데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 앞으론 가족을 위해 시간을 조금 더 내야겠다"고 말했다.


    ::: 이모저모

    '산에 올라…' 김선미 작가 강사 참여

    이번 산행에서는 '아이들은 길위에서 자란다', '산에 올라 세상을 읽다'의 저자 김선미 작가(사진 왼쪽)가 강사로 참여했다. 김 작가는 2007년 2월부터 12개월 동안 두 딸을 데리고 남편과 함께 전국을 돌며 야영을 하던 이야기를 예쁜 사진과 함께 들려줬다.

  • 산악잡지 월간 'MOUNTAIN' 기자 출신인 김 작가는 "텐트라는 작은 공간에서 살을 맞대고 지내면서 잃어버린 가족만의 시간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1년간의 가족 야영 일기를 책으로 묶어 지난 7월 '바람과 별의 집'을 펴냈다.


    ::: 응봉산은?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의 경계에 자리잡은 산(998.5m)이다. 산 정상 동쪽 온정골 아래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인 덕구온천이 유명하다. 등산과 온천, 소나무 삼림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울진의 명소다. 정상에서 맞는 일출은 어느 명산 못지 않게 일품이다. 특히 8월 하순부터 10월 말까지 정상에서 동해를 보면 수평선 위에 떠있는 오징어잡이 어선의 불빛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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