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의 소설 "까마귀" 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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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찬형 | 등록일 | 14.12.03 | 조회수 | 55 |
이 작품은 음습한 별장, 반복되는 까마귀의 울음 소리, 폐병 환자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의 묘사를 통해 주인공인 그와 그의 문명을 사모하는 어떤 여인과의 만남을 그리면서, 인간의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태준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소외된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에 따라 작품의 주조가 어둡게 채색되어 있다. 작가는 죽어 가는 인물을 연민의 시선으로 그려 나가면서 서정적인 정서가 투사된 서술 태도를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서술 태도를 단순히 감상주의로 규정할 수는 없다. 작가의 감정이 절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것은 감각적 묘사이다. 고색 창연한 별장의 시각적 묘사와 까마귀 울음 소리의 청각적 묘사를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특히, 까마귀의 울음 소리는 작품의 정조를 우울하게 만드는 역할뿐만 아니라 젊은 여인의 죽음이라는 극적 사건을 예감케 한다. 다른 한편으로, 이 작품은 작가가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시도해 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가난, 여인의 병, 정혼자에 대한 그녀의 사랑, 그리고 여인에 대한 그의 감정 모두를 아름다운 것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가 삶의 비극성을 역설적으로 미화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멸의 미학, 죽음의 미학이라 불릴 만하다. 일반적으로, 소설에서는 서사성과 인물의 형상화가 중심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분위기가 그것을 압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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