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흥길의 “장마”를 읽고 난 후의 나의 생각과 느낌이 작가의 의도와 같을지는 잘 모르겠으나,장마를 읽고 난 후의 나의 독후감을 적어보려 한다. 주인공인 ´나´는 할머니와 외할머니, 그리고 부모님과 작은 이모가 한 집에서 같이 사는 집의 외동아들이다.할머니는 평소에는 말이 없다가도 삼촌 이야기만 나오면 말이 끝날 줄 모르신다. 그 당시 살기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에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삼촌의 경력은 할머니의 자랑거리였으며 희망이었다.그런 아들이 좌익을 하다가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빨치산이 되어 도망치는 신세가 되었음에도,여전히 할머니에게는 그가 하는 일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이 된다.다만,하늘의 뜻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배려를 해 놓아 일이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유형의 인물이다.지루한 장마가 그렇게 계속 되던 어느 날 밤,외할머니는 국군 소위로 전쟁터에 나간 아들이 전사하였다는 통지를 받는다.이때부터 하나 밖에 없던 아들을 잃은 외할머니는 아들을 죽인 빨치산을 향해 저주를 퍼 붓는다.그 때 같은 집에 살고 있던 친할머니가 이 소리를 듣고 노발대발한다.그것은 곧 빨치산에 나가 있는 자기 아들더러 죽으라는 저주와 같기 때문이다.빨치산은 국군의 토벌 작전으로 대부분이 소탕되고 있는 때라서 가족들은 대부분 빨치산에 간 할머니의 아들,곧 삼촌이 죽었을 것이라고 믿는다.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할머니는 모월 모일 모시에 읍내 쪽에서 삼촌이 돌아온다는 점쟁이의 말 한마디에 아들이 살아있으리라 굳게 믿고,희망을 걸며 아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점쟁이가 말해 준 날이 되자 할머니는 음식을 장만하고 기다리지만,기다리는 사람은 오질 않고 시간만 흐른다.그 때,점쟁이가 말해 준 시간이 훨씬 지나고 나서야 난데없이 읍내 쪽 개울에서 매우 큰 구렁이 한 마리가 나타난다.이 구렁이는 마을 사람들이 던지는 돌팔매를 피하기 위해 집 안으로 쫓겨 들어온다.할머니는 이 구렁이가 돌아온 삼촌이라 생각을 하였는지,구렁이를 본 순간 기절을 하여,옆에 계시던 외할머니께서 대신,삼촌이 구렁이로 환생하여 오기라도 한 듯이 구렁이를 음식으로 달래고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태워 갈 길을 인도해 준다.이 사건을 계기로 두 할머니는 그 동안의 묵은 감정을 정리하여 화해하지만,할머니는 끝내 1주일 후 숨을 거두게 되고, 때맞추어 길고 지루했던 장마도 마침내 끝이 난다. 이 소설은 6·25전쟁이 한 가정에 준 상처를 그리고 있다.외삼촌은 국군, 삼촌은 빨치산에 속해 있는 가정의 비극은 남북 분단과 전쟁으로 찢어지고 갈라진 우리 민족 전체의 비극을 표현한 것이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아들을 모두 적대 관계인 빨치산,즉 인민군과 국군으로 전장에 내보낸 두 할머니의 대립이 시작되면서 긴장이 고조되어 가다가 마침내 화해하면서 작품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아,두 아들,즉 남과 북이 비록 전장을 통하여 서로 소원해지고,아물지 않는 상처를 많이 입기도 하였지만,결국에는 한 민족인, 한 가족인 남과 북은 화해해야 한다는, 즉 통일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큰 소망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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