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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민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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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좋은날
작성자 민병진 등록일 15.07.13 조회수 27

운수좋은 날은 주인공인 김 첨지를 통하여 일제 강점치하의 가난한 하층민의 불행한 하루를 통하여 당시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하는 소설이다. 소설에서 김 첨지는 가난하고 몸 져 누운 아내와 젖먹이 아들이 있는 인력거꾼 이다. 열흘이 넘게 돈을 벌지 못했던 그는, 비가 오는 날 아침부터 손님들이 줄을 이어 아내가 바라던 설렁탕을 사 갈수 있게 되어서 기뻐한다. 하지만 그 기쁨 뒤에 아내가 벌써 죽지는 않았나 하는 근심이 닥쳐온다. 일을 마치고 불길한 느낌에 망설이던 김 첨지는 선술집에서 치삼이를 만나 그와 술을 나누다, 주정을 한다. 마침내 아내의 설렁탕을 사 가지고 집에 들어서지만, 집안엔 적막감뿐이다. 엄습하는 불길함에 마당에서 짐짓 소리쳐 보지만 아내는 반응이 없고, 아기만이 슬프게 울어댈 뿐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김 첨지는 소설에서 몇 가지 앞뒤가 않맞는 상황으로 소설의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킨다.

예를 들어 아내가 몇 일째 투병생활을 하고, 일하러 나가는 김 첨지를 붙잡기까지 하였지만, 김 첨지는 그것을 뿌리치고 일을 하러 나갔다. 물론 그가 일을 하러 나가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돈이 없는 그가 아내의 병을 고칠수 있는 방법은 딱히 있지 않지만, 적어도 아내를 홀로 떠나보내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본래의 결말보다 덜 비극적이었을지도 모른다. 또, 그렇게 뿌리치고 나갔음에도 일하는 내내 끊임없이 홀로 남겨진 아내를 걱정 하였고 그와는 말이 안되게 그는 결국 집에 일찍 들어가지 않았다.  김 첨지가 일하는 내내 아내를 걱정한 것과 더불어 소설 안에서의 전개에서 비가 내리는 장면이 곳곳에 묘사 되어 있다. 그 비로 인해 운수좋은 날을 읽는 독자들은 김 첨지의 아내가 결국 죽을 것이라는 예감을 들게 한다. 이렇게 이 소설의 결말은 김 첨지의 아내가 외롭게 죽고 김 첨지가 아내의 주검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제목에서의 운수좋은 날 이란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이다. 이것은 이 소설의 반어적 특성으로, 결말과 제목을 통해 이끌어낸 앞뒤가 않맞는것으로 작가는 소설의 비참함을 더욱 심화 시키고 있다.


짧은 소설인 운수좋은 날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은 결국 아내가 죽어 슬퍼하는 김 첨지 보다는 아내의 병을 고쳐주고 싶어도 마음대로 고칠 수 없고, 설렁탕조차도 사줄 능력이 없는 김 첨지가 더욱 불쌍하다는 생각이었다. 아닌 척, 당당하게 아내에게 욕지거리를 하면서도 자신의 아내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생각에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설렁탕조차도 사줄 수가 없었던 그는, 마음속으로 그 자신을 얼마나 욕했을까. 그리고 몇 번을 절망 했을까. 게다가 그나마도 결국 자신의 불찰로 아내는 홀로 외로이 죽게 되었으니 비록 더 이상의 이야기는 전개되지 않았지만 아마 김 첨지는 아내를 떠나보냈다는 슬픔을 이겨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인력거꾼 이라는 직업은 사라졌고, 소설의 배경이 되었을 그때 당시보다 사회적, 경제적 조건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는 사람은 존재한다. 그들에게, 소설 운수좋은 날 같은 역설적인 행운 말고, 진정한 의미의 운수좋은 날이 찾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독후감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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