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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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동윤 | 등록일 | 15.09.04 | 조회수 | 26 |
"마지막으로, 준비해둬. 혹시 모르니까 하고 싶은 말이나 뭐 그런걸 미리 생각해 두고." "그말은......." "그래, 실험 시작이니까. 이런말 하기 조금 미안하지만,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뭘. 내가 미안하지." 소녀는 의자에, 환자복을 닮은 가운을 입은채로 앉아 있었다. 방금까지 그녀에게 말을걸던, 그나마 그녀를 실험대상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사람으로 대해줬던 남자는 복도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하, 이런때 가족이 생각나는구나.' ----------------------------- 떠올리고 있던건 가족의 일. 넌 누나니까 모두를 잘 부탁해. 작은 집에서, 그나마 아이들과 소곤 소곤 이야기 하는거야. 그 순수하던 눈엔, 비참함만 가득. "우린 버려진거지?" "아니, 그저 조금 버거웠을 뿐이야." "지금 누나도 우리가 부담되잖아." "아니 전혀!" 재미있는 일을 설명하며 오늘도 언니노릇을. "이거 써. 뭔가 영웅 같잖아?" "뭐야?" 파란 머플러 무언가 조직같아. 하하. 푸른색으로 물들이며 작은 영웅놀이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아이들이 웃을 수 있도록 오늘도 가족으로, 눈앞에 행복으로 미래가 아무리 슬퍼도 이 일을 잊지말자. 즐거우면서도 한켠으로 두려웠어. 겨울이 되고서, 좀더 차가워진 세상은 돈이 없었던 우린, 결국 타고 흐르는 눈물은 부풀어져 사라진, 아이들의 눈물은. 나만이 눈치챈채로 어두워져가 잊고 있다가 결국은.. 정신차리고 나니 아이들이 울고 있어, 싫어, 싫다고 이런 슬픈 세상은 행복마저 끝나는 이런 세계가 되고 있어. ---------------------------------- "실험 시작 10분 뒤" 무미건조한 여성의 목소리가 어디있는지 모를 스피커에서 들려왔다. 소녀는 여러 일들을 생각하며 노래부르다, 잠깐 멈추고서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지하라 밖이 보이지 않는 삭막한 천장. '그래도 이 위엔 하늘이 있겠지.' 그렇게 소녀는 생각했다. ----------------------------------- 그때 누가 다가왔지 돈이 필요하니? 아이들의 우는건 더이상 보고 싶지 않은거잖아? 같이 가자, 뭐 못보게 될지도 모르지만 '싫어' 그래 그렇다면, 마음 바뀌면 찾아와. ------------------------------------- "5분 전." 소녀에겐 사형선고 와도 같은 카운트다운이 다시 들려왔다. ---------------------------------- 한명이 사라져, 돈을 구하겠다며 결국 발견한건 잔뜩 상처입은 아이일뿐. 울면서 생각해, 더이상 미래를 부수지 말아줘. 나 하나로 아이들이 다시 행복해 질 수 있다면. 난 누나이니까. 그리고 생각나. 아이들 말고도 날 신경써 주던. 그 남자아이. ----------------------------- "자, 이제 실험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실험체 05." "네." 앞까지의 실험체는 모두 실패한듯 하다. 지금 그들이 하려는 실험은, 인간의 정신을 그대로 전자 공간에 옮겨 놓으려는 실험이다. 3명은 뇌가 구워져 버렸고, 1명은 미쳤으며 1명은 뇌사라고 한다. 뭐 어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서가는 여자의 뒷모습만을 보고 걸으며, 주위 사람들의 마찬가지로 싸늘한 시선을 소녀는 견디며 특이하게 생긴 의자로 향했다. 무슨 SF영화에 나오는 조종석 같이 생겼지만, 그녀에겐 그저 전기의자일 뿐 이였다. "앉아." 그녀가 앉자 몇몇 연구원들이 달려와 무언가를 부착했다. 그녀의 온 몸을 의자에 고정시키고, 다시 구석구석에 전극을 붙힌 뒤, 마지막으로 아예 머리를 덮어버리는 헬멧을 씌운뒤 준비는 끝났다. "물러나십시오." 모두 뒤로 물러났고, 저 위 누군가가 스위치를 내린다. 그녀의 온 몸으로 짜릿한 무언가가 흐르며, 그녀는 온몸에 엄청난 고통을 느꼈다. 비명을 질러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고, 어두운 공간에 혼자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렇게 영원같던 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소녀의 몸은 축 늘어졌다. 기계 위의 스크린에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고. "뭐야, 다시 실패인가. " 연구원들은, 앞에 축 늘어진 소녀의 시체를 보면서도 슬픔이나 그런 감정들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실험이 또 실패했다는 실망감 만을 가질 뿐 이였다. 그리고 갑자기 기계가 폭팔했다. "엇!" 그 여파로 주변에 있던 연구원들은 죽어버렸고, 저 윗분 들은 상당히 당황했다. "뭐지? 뭐가 문제가?" 주위의 모든 전자기기들이 차례로 폭발했고, 한명씩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 시작했다. "설마 실험이??" -------------------------------------------- 알렉스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그 소녀가 말 한마디도 없이 사라진 이후로는 말이다. 이름도 모르고, 그저 몇번 마주쳤을 뿐 이였지만, 그가 뒷 조사를 해보아도 아무 흔적도 남지 않았다. 그는 그리고, 모든것을 놓았다. -------------------------------------------- _05번 실험체, 이름: 애나. 특이사항: 없음. 고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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