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괴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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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동윤 | 등록일 | 15.07.14 | 조회수 | 24 |
그녀는 보라색 머리였다. 사교적이였고, 외향적이였으며 모두와 친했다. 행복한 학교 생활이 였다. 였다. 그녀의 생일날. 아이들은 한가지 장난을 생각해 냈다. 단 3일 동안. (생일의 그때 요일은 수요일 이였다) 그러니까 남은 한주 동안 그녀를 왕따로 만들어 보는 장난. 사실 수요일날 준비를 하지 못해서 생각해 낸 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충분히 즐거워 했다. 월요일날에 모든걸 설명하고, 놀래키는 것. 그러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생각 했다. 생각 했다. 수요일날, 아이들은 쪽지를, 수업시간에 돌리기 시작했다. 앞줄에서 뒤로. 그녀만 건너 뛰고. 쉬는시간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인사를 무시하며, 그녀에게 싸늘한 눈초리를 보냈다. 모든 아이들은 뒤에서 죄책감으로 떨기도 하고, 미안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아침이 밝자, 아이들은 반대로 적응되기 시작했다. 어차피 다 같이 시작한 이상 중간에 그만둘수도 없는 일이고. 조금더 강한, 싸늘한 시선들이 모였다. 그녀는 주눅 들어갔고, 전의 그 활기찬 모습들이 사라져 갔다. 그날 방과후. 하교길에 그녀는 그녀의 제일 친한 친구를 부른뒤, 어딘가로 들어갔다. - 다음날. 아이들은 드디어 마지막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무뎌지긴 했어도, 양심을 찌르는 일은 영 하기가 힘들었다. 그렇게 아침에 교실문을 연 아이들은, 충격적인 것을 보았다 그녀의 책상위에는. 하얀 국화가 놓여져 있었다. 놓여져 있었다. 창문 쪽에 있어, 햇빛은 그 꽃을 정면으로 비추었고, 그것은 더욱 비극적으로 보이게 되었다. -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졸업하여 중학교로 올라갔다. 그중 몇몇은 트라우마 때문에 다른곳으로 떠나버렸다. 나머지 아이들도 모두 뿔뿔이 흩어져 버렸고, 서로 만날 기회는 적었다. 그리고 입학식날. 그 반에 파란머리를 한 남학생과 그녀의 제일 친한 친구였던 빨간 머리 여학생이 만났다. 그둘은 같은 슬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더욱 가까워져만 갔다. 그리고 2학년이 된 해. 그 둘은 사귀게 된다. 그리고 그쯤해서 그 학교엔 오싹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작은 종이를 쪽지모양으로 접어 뒤로 돌려, 맨 뒷자리까지 돌리면, 보라색 머리의 초등학교 여자아이 귀신이 보인다는' 이 소문이 들리자 그 여학생은 얼굴이 사색이 되며 떨었고 남학생은 조금 동요 했다. "어쩌지?" "뭐 어때. 그저 소문일 뿐일거야." 공포에 질린 여학생을 남학생이 다독였다. 그리고 남학생의 눈엔. 여학생의 뒤에 딱 달라붙어 그를 노려보는 보라머리의 어린 여자아이가 보였다. 그러나 그는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하...." 여학생이 한숨을 쉬었다. "왜?" "사실... 할말이 있어." 그리고 그녀는 학교 뒤편으로 그를 불렀다. "그때. 그...xx가 날 불렀을때 말이야." 그녀는 이 첫말로 운을 뗀뒤, 한동안 말이 없었다. "걔가 나한테 물었었어." "뭐라고 물어봤는데?'" 그가 말했다. "이거 너가 시작한거지? 라고." 그는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 .. 장난이지? 라고. ' "그래서."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까, 자긴 맨 뒷자리니까. 내가 적어서 넘기는걸 보고 있었다는거야." "그 다음." 그때도 계속 그 소녀는 그녀의 뒤에 붙어 그를 노려봤다. "그래서 내가. 그러면 어쩔거 냐고 했지." "하." "그러니까, 갑자기 말을 돌리는거야. 그만둬 달라고." "어." "그.... 넌 아직 초등학생이 였고, 남자였으니까 몰랐겠지만. 나랑 걔는 널 좋아했었어." "그런...가? 하긴 그땐 다같이 친구라는 생각말곤 없었으니깐." "하지만.. .난 걔가 매일 활기차고, 밝고, 예쁘고. 그런면이 싫었어. 너랑 친하게 지냈던 거도. 모두의 사랑을 받는것도. 그저 장난으로, 난 그렇게 시작했던건데, 그렇게 말하니까 갑자기 떠오르면서, 걔가 너무 미운거야." "흠." "그래서 너같은건 짜증난다고 하니까. 갑자기 막 울면서, 나한테 미안하다고. 다 안 그럴테니까, 자기가 양보 할테니까 그만두라고. 미안하다고. 잘못한거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지." "그래서...." "어. 널 좋아한다거나, 그런걸 어떻게 말해. 나한테 매일 상담했던 애한테. 그래서 그냥..." "나왔어?" "어.." 그리고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그녀 뒤에 소녀를 보았다. 소녀는 살짝, 예전 모습처럼 웃어보였다. 그리고 입모양으로 그에게 말했다. "사. 실. 대. 로. 털. 어. 놨. 네." 그리고 뒤돌아 걸어갔다. 그녀는 이젠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이 나빳다고, 미안하다고 소리쳤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그럼 사과하면 되잖아." "어떻게?" "애들이 그랬지. 쪽지를 뒤로 돌리면, 맨 뒤의 아무도 없는 자리에 놓으면 걔가 나온다고." "어." "둘이서라도 괜찮겠지. 쪽지에 미안하다고. 모두 설명하고 털어 놓으면 되는거야. 아마 걔는, 사과를 받으러 온것 같으니까. 너에게 아무일도 안했잖아?" "그...그런가?" "어. 분명히 그럴거야." - 점심시간에, 다시 빈 교실에 모인 그 둘은 맨 뒤를 남겨놓은 채로 앉았다. 그녀가 적은 쪽지를 맨 앞에서 그가 넘겼고, 그녀가 그걸 받아 뒤에 빈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그 앞에 조그마한 소녀의 형체가 나타났다. 그는 뒷자리로 가서, 그 쪽지를 들고선 소녀 앞에 섰다. 그리고 양손으로 쪽지를 건넸다. 소녀는 그 쪽지를 받고는, 쭉 읽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나도 널 좋아했어." "어. " 그가 대답했다. "용서할게, 안녕." 소녀는 그리고 싱긋 웃으며 사라졌다. "어....어때?" 그녀는 심하게 떨었고, 그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용서한데." 그는 재빨리 그녀의 뒤를 살폈고, 그 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걱정마." "진...짜?" "나도 못 믿어?" "알...알겟어." 그녀는 다시 환하게 웃었다. "다행이다!" "어...그럼 난 먼저 가볼게. 너도 같이 갈레?" 그가 말했다. "아니. 조금 있다가 갈게." "알겠어." 그는 교실문을 열었고, 복도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의 걸음 소리가 멀어지자, 다시 벽에서 소녀의 모습이 들어났다. "안녕." 그녀는 소녀를 보고서 인사했다. 소녀의 얼굴은 무섭게 굳어져 있었다. "뭐가" "어?" 그녀는 상당히 당황했다. "용서 한다고....." "그건 걔만. 넌 아냐." "미안, 미안, 미안, 미안," 그녀는 기계적으로 그말만 반복했다. "넌 용서 할 수 없어. 소녀는 그 쪽지를 마구 구긴뒤 땅으로 던져버렸다. 그녀는 얼굴이 사색이 된채, 바닥에 주저앉아 그 말만 반복했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 그녀가 실종된지 거의 6개월이 지나갔다. 2학년이던 그는 3학년이 되었고, 그녀를 찾으러는 일들은 포기했다.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은 찾을수 없었다. 그리고 그가 새 학년이 되어 아침에 교실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옆에선 여자아이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거 알아?" "뭐가? " "왜 작년에 쪽지 돌리면 귀신나온다는거." "당연하지!" "그거 사라졌어." "진짜?" "대신에 다른거 생겼데." "뭔데?" "종이를 구겨서 빈 교실에 혼자 들어가 던지면, 빨간 머리의 여자애가 나와선, 주저앉은채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한데." "기분나빠!" "그렇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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