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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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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작성자 김종민 등록일 14.12.19 조회수 49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앞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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