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살면서 엄마의 빈자리를 느껴본 적이 없어서 엄마가 없는 나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항상 옆에 있고, 언제나 내 편인 사람. 항상 내 옆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나를 위해 웃어주고 희생해주는 사람이 엄마였다. 하지만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서 우리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한 사람이고, 여자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내 옆에 항상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나를 위한 희생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엄마가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해주던 일이 당연한 엄마의 몫만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 이 제목을 보고는 이 소설이 어떤 내용일 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엄마’라는 말은 항상 옆에 있을 것만 같은 편안하기만 한 말이었는데 엄마를 부탁한다는 말이 전혀 와 닿지 않았었다. '엄마를 부탁한다니, 우리엄마를 내가 아닌 누구한테 부탁해?’ 하는 생각과 함께 왠지 모를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불안감이 들게 했다. 이 소설은 평생을 바쳐 자식들을 키워낸 엄마가 지하철역에서 실종이 되고, 엄마를 잃은 자식들이 부탁해 찾으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엄마의 큰 존재와 사랑을 차차 깨달아 가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이 소설의 첫 마디부터가 제목을 봤을 때의 그 불안함을 실감케 했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가슴이 아팠다. 엄마를 잃어버린다는 일이 가능할까? 잃어버렸다는 표현 자체에서 이 소설에서 엄마의 위치가 어떤지 추측할 수 있었다. 엄마가 실종되었다거나, 없어진 것이 아니라 엄마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엄마가 주체가 아니라는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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