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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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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톡 테러
작성자 신혜수 등록일 16.04.10 조회수 32

나는 휴대폰이 고장나서 3개의 휴대폰을 돌려가며 사용한 이후로는 카톡을 잘 확인하지 않고 있다. 평일에는 거의 안보고 주말에만 가끔 보는 정도? 오늘도 다른 때처럼 할 일 없는 주말이니 너무 심심해서 카톡이 깔려있는 휴대폰을 켜보니 수백개의 카톡이 와있었다. 평소와 다를게 없이 역시 여반톡에서 온게 대부분이겠지 하며 들어가본 카톡에는 뜻밖의 결과가 있었다.  일주일에 백여개가 올까말까 하는 단톡방에 오늘 하루 몇시간 만에 무려 200개가 넘는 카톡이 와있던 것이었다.  얘네가 대체 무슨 말을 했을까하는 기대감과 불안감이 내 머릿속에서 여러 상상을 자아내고 있던 와중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엄청난 양의 사진이었다. 그것도 여자애들 엽사...ㅎ

사건의 발단은 변지민이 혜자의 엽사를 여반톡인 줄 알고 반톡에 실수로 (과연..?) 올린 것이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다른여자애들까지 가세해서 서로의 엽사를 마구마구 방출해대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에 관련 없던 김은수, 서현서, 초롱쨩의 엽사도 올라오고 걔네는 또 서로 엽사를 올리고 점점 방대한 양의 엽사가 뿌려지다가 아예 그 시점에 이 대화에  끼어있지도 않던 예서의 엽사까지도 올라왔다.  그 때 얘네가 아 이제 이미지 관리따위는 날려버린지 오래구나. 우리 사이에 이런저런 허물따위 벗어던진지 오래로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얘네 물귀신 작전이 장난이 아니구나 하며 이 난장판에 내 사진이 올라오지 않은 것에 감사해 했다.  더 신기했던건 이렇게 많이 사진을 보내고 시끄럽게 떠드는 와중에도 남자애들은 보지도 않았다. 딱 한명 민창이가 뭐하는거냐는 말 한마디와 함께 사라진 걸 제외하면 말이다. 시간이 더 흐른뒤에 들어가보니 이제 잠잠해지긴 했는데 여기서 또 한 번 놀란건 그 후에 10명 이상이 더 봤는데 그 중 단 한명도 답을 하지 않았다. 걔네가 위에부터 다 보긴 했을까 의문이다. 왠지 안 봤을 것 같은데 그렇다면 걔네는 재미난 볼거리를 놓친 것이고 사진의 당사자들에게는 약간의 다행이 된게 아닐까 싶다. 다시 한번 이런 소동이 일어난다면 거기에 내가 휘말리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기에 무섭다.  나는 어째서 내 휴대폰에도 없는 내 사진들이 다른 애들 휴대폰 곳곳에 들어가 있는지 의문이다. 잘 찍어준다면 모를까 하나같이 다 몰카로 찍은거라  지워버리고 싶었지만 그것도 처음에만 그렇고 이제는 포기한지 오래다. 그냥 그 사진이 우리끼리서만 돌았으면 좋겠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예 그걸 찍은 애 휴대폰에서 더 이상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는게 최고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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