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부터 충주 시내의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진로 독서 연합 동아리에 참가해왔다. 처음에는 한 학년 선배인 언니들과 함께 다니다 올해부터 우리끼리만 다니게 되었다. 작년에는 글을 많이 썼던 것 같다. 자소서를 쓰는 것을 목표로 하였는데 한 번 써보니까 고등학교에 가기가, 대학교에 가기가 참 싫어졌다. 새벽까지 자소서를 완성시켰고 다음 날 동아리 담당 선생님께 보여드렸는데 결과는 참 잔인했다. 참, 동아리 담당 선생님은 저번에 충원고등학교에서 했던 독서토론 담당 선생님이시다. 올해에는 학기 중이라 잘 만나기 못해 방학 때 몰아서 만났다. 처음 가보는 장소에 처음보는 사람들, 떨렸다. 나와 동갑이 친구도 있었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도 있었고 고등학교 언니들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만남을 가졌다. 이번 목표는 토론이었다. 어려운 교차질의식 토론이 아니라 편하게 할 수 있는 이야기식 토론이다. 토론에 주제는 대상도서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것을 가지고 우리는 대한민국과 덴마크를 비교했으며 덴마크의 정책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노동, 복지, 교육 이렇게 3가지 위원회로 나누어 문제점을 찾고 해결방안을 찾아 보았다. 많이 힘들고 귀찮았다.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고 이게 문제다 싶어 해결책을 내놓으면 그 내놓은 해결책이 다른 문제의 원인이었고, 나는 노동 위원회에 소속되었는데 노동에 관한 법이 복지와 교육과도 밀접한 관계로 이루어져 엉켜있는 실타래같아 복잡했다. 열심히 동아리에 나가 참여했다. 책도 읽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정리하고 다른 위원회들과 발표하고 피드백받고 위원회들끼리 따로 단톡방을 만들어 계속해서 우리들의 생각을 정리했다. 우리는 개학을 하게 되었고 동아리 부원들과 만날 시간은 또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동아리 축제 때문에 다시 한 번 뭉쳤다. 축제를 하기 위해 판넬을 만들고 상품을 준비해야했는데 날짜가 9월 3일이었다. 그 날은 선약이 있었고 돌아갈 차가 없었기 때문에 가지 못했다. 근데 꽤 많이 준비했다. 판넬도 얼추 모양이 나왔고말이다. 그리고 축제 며칠 전 충원고등학교에서도 몇몇 언니들이 못다한 판넬을 제작했다. 대ㅐ망의 축제날, 가기 싫은 몸을 이끌고 버스에 탔다. 밥도 먹고 시간 맞춰 약속 장소로 나갔다.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무대가 있었고 우리는 그 무대에서 가장 떨어진 부스를 차지했다. 마저 사람들이 오고 우리는 다시 판넬을 준비했다. 우리라고 하기에는 언니들이 거의 다 해서 나는 얹혀간 것 같다. 내가 한 일은 딱 한 가지이다. 릴레이 스피치를 준비했던 것. 동아리에 참가한 사람들마다 스피치를 해야했다. 주제는 어떤 것이든 상관이 없었고 나는 동아리를 하면서 느낀점과 토론에 대한 내 생각을 썼다. 다른 사람들은 굉장히 어려운 주제로 스피치를 했는데 4차 산업혁명도 있었고 저출산 문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 등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부스를 운영하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 퀴즈 게임을 하고 사탕을 나눠줄 수 없었다. 그래서 언니들과 판넬을 들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민망하기 보다는 다른 언니들이 다 충원고 학생들이라 같이 있기에는 내게 너무 힘들었다. 간신히 몇명 붙잡아 사탕을 드리고 우리는 다시 부스로 돌아왔고 다른 댄스팀의 공연들을 보다가 간식도 먹고 나머지 남은 스피치를 시작했다. 스피치가 끝나고 우리는 정리를 했다. 거의 아무도 보지 않았던 스피치였지만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앙성에 박혀 살던 내가 연합 동아리에 들었고 시내에서 판넬을 들고 다니고 스피치도 해보고 동아리 덕에 정말 별걸 다 해보는 것 같다. 다음에는 어떤 것을 할 지 궁금하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특별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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