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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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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작성자 신혜인 등록일 17.04.23 조회수 25

 미국에 슈퍼맨, 배트맨 같은 히어로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백성을 훔친 홍길동이 있다. 신비한 도술로 부패한 관리와 탐욕스런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에게 나누어 준 의로운 도적이니, 한국의 슈퍼 히어로로 손색이 없다.

 홍길동은 조선 시대에 살았던 실존 인물로, 연산군 시대에 충청도 지역에서 무리를 지어 활동했던 도적이다. 도적인데도 얼마나 유명했던지, 주로 왕의 행적을 적는 <조선왕조실록>에도 그 이름이 등장할 정도였다. <연산군일기>를 보면 되레 홍길동과 그 무리가 '백성에게 핼ㄹ 끼친 포악하고 독한 무리'로 표현돼 있고, 홍길동이 잡혔을 때는 '말할 수 없이 기쁘다. 백성을 위해 입다 잘딘 일이 없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기록이 양반과 왕실 등 권력층에 의해 쓰여졌으므로, 그들의 적인 홍길동을 '의적'이 아닌 '도적'으로 비하해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정치적으로 혼란한 연산군 싣에 무리를 이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따랐다면, 그가 그만큼 믿을 만한 지도자였을 거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홍길동의 의적 이미지는 광해군 시대에 쓰인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이후 널리 퍼진 것이다. 소설 속 홍길동은 나쁜 관리를 혼내주며, 관아에있는 곡식과못된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왕으로부터 벼슬을 받고, 다른 나라로 가서 왕위에 오르는, 의적이자 영웅의 못ㅂ으로 그려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홍길동은 변장에 능했다. 물론 실제 홍길동이 소설 속 홍길동처럼 '도술을 부려'다른 사람으로 변신한 건 아니다. 홍길동이 변장에 워낙 능해, 양반 등으로 꾸미고 다니며 신분을 속인 건 사실이다. <연산군일기>를 보면, 홍길동은 양반을 상징하는 붉은 띠를 두르고 갓을 쓰는 등양반처럼 입고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는 관리인척 사람들을 속이면서 대낮에도 부하드로가 함께 관청을 마음대로 드나들었다.

 홍길동이 이렇게 양반 행세를 하며 다녀도,당시 그의 기세가 워낙 대단해 지방 관리들은 어찌하지 못했던 걸로 보인다. <연사눈일기>에 따르면, 홍길동이 활도했던 지역의 관리들은 '홍길동을 체포하거나 고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두 유배지로 보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엄귀손이란 관리는 홍길동이 준 음시을 먹고, 홍길동에게 집을 주는등 홍길동과 어울리다 처벌을 받기까지 했다.

 홍길동과 관련된 관리들이 이렇게 엄하게 처벌받은 것은 나라에서 홍길동을 단순한 도적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 관아로 끌려가 조사, 처벌을 받던 일반 도적들과 달리, 호길동ㅇㄴ 체포된 뒤 의금부로 끌려갔다. 의금부는 역모처럼, 중죄를 저지른 죄인을 왕의 명령으로 신문하고 처벌하는 곳인데 말이다. 그만큼 조선 시대 홍길동의 활동은 당시 지배층에게 껄끄러웠다는 뜻이다.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홍길동이 어떻게 삶을 마감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1500년 10월 체포된 것까지만 기록이 있고, 그 뒤의 행적은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홍길동을 도와준 죄로 의금부에 잡혀 온 엄귀손에 대한 마지막 기록은 암아있다. 엄귀손은 조사를 받다 감옥에서 죽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홍길동 역시 조사 받다 죽었거나, 유배 등 벌을 받고 생을 마감했으리라 추축한다.

 이와 반대로 홍길동이 삶을 멋지게 마무리했을 거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조선을 떠나 율도국의 왕이 된 소설 속 홍길동처럼 실제 홍길동이 감옥에서 도망쳐 일본의 한 섬으로 건너가 지도자가 되었을 거라고 보는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에는 1500년, 민중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킨 지도자 오야케 아카하치라는 인물이 있는는데, 아카하치는 '홍씨 왕 아카하치'라는 뜻의 홍가와라 아카하치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이처럼 아카하치와 홍길동은 호칭부터 활동 시기까지 비슷해 동일 인물일 수 있다고 추측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카하치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가 1500년이고, 같은 해 10월 홍길동이 체포돼 12월까지 홍길동 사건에 대한 수사가 계속됐다는 점을 들어 이 주자에 반박하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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