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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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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읽고
작성자 박지영 등록일 17.11.30 조회수 13

살펴보면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들이고 나의 아들의 아버지고 나의 형의 동생이고 나의 동생의 형이고 나의 아내의 남편이고 나의 누이의 오빠고 나의 아저씨의 조카고 나의 조카의 아저씨고 나의 선생의 제다고 나의 제자의 선생이고 나의 나라의 납세자고 나의 마을의 예비군이고 나의 친구의 친구고 나의 적의 적이고 나의 의사의 환자고 나의 단골 술집의 손님이고 나의 개의 주인이고 나의 집의 가장이다.

그렇다면 나는 아들이고 아버지고 동생이고 형이고 남편이고 오빠고 조카고 아저씨고 제자고 선생이고 납세자고 예비군이고 친구고 적이고 환자고 손님이고 주인이고 가장이지 오직 하나뿐인 나는 아니다.

과연 아무도 모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누구인가.

김광규 시인의 나라는 시는 아무 생각도 없이 읽게 된다.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냥 읽다가 끝에 가면 내가 읽은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본 것이고, 어떤 시고 어떤 내용이더라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엄청 긴 시는 아니지만 재미있고 쉬운 시 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그 운율, 속에 뜻이 담겨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시를 처음 보았을 때 그냥 운율을 맞추고 싶어서 일부러 이런 시를 지었구나 생각했지만, 지었기 에는 어딘지 모르게 설득이 되는 시였다. 나도 모르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니ᄁᆞ 이 시에서는 나는 그냥 사회 구성원 중 한 명인데 정말 나는 누구일까, 나만의 특별함을 찾기야 하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나라는 사람도 정말 어렵다. 나의 배경 지식을 이야기 해주면 당연히 맞추지만 내 이름을 가진 친구는 단 한명 뿐기에, 친구들은 구분할 수 있겠지만, 그 구분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 나는 우리 집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누구의 친구고 누구의 아버지의 딸인가 싶었다.

나는 이 사회에서 저런 엄청난 일을 하니까 모두 알려주세요 라고 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은 재미없다고 했다가 후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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