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늘이 참 예뻤다. 붉은 노을을 머금은 하늘색 하늘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맨날 이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하늘을 쳐다보는 것을 좋아했다. 근데 요즘은 하늘을 잘 보지 못했다. 사실 요즘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엄청 바쁘게 살긴 바쁘게 살았는데,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달린 걸까. 무엇 때문에 이토록 예쁜 하늘을 보려 고개를 들지 못했을까. 아, 나는 방금 고개를 들 수 없었던 이유가 바빠서 들지 못했던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일부러 바쁜 척을 하면서 살아온 걸지도 모른다. 무얼 할 수 있는 능력은 딱히 없는데 무언가를 하느라 바쁜 척을 해버렸다. 나는 무엇을 위해 기억도 하지 못할 쓸데 없는 것에 내 전부를 쏟아부은 걸까. 이 세상에 쓸데없는 건 없지만, 여태 보냈던 시간들은 내가 쓸데없다고 칭할 정도로 허무했다. 이렇게 허술한 나의 모습을 절대 내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줘서는 안 된다. 나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줘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 나는 이렇게 엉망진창인 나의 모습 덕분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용기 조차 사라진 걸지도 모르겠다. '바쁨'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를 속여왔다. 내가 바쁘다는 것애 대해서만 정신 팔려있었지, 내가 무엇을 하느라 바쁜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다. 이제 정신을 차리자. 가면을 벗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 웃었으면 좋겠다.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제대로 깨닫고, 제대로 실행했으면 좋겠다. 나는 사소한 용기나, 사소한 도전 혹은 사소한 기회 같은 사소한 모든 것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사소한 것에 대해 하나하나 생각해봐야한다. 나는 너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정말로, 정신을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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