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범이가 오늘은 학교에서 일찍 집으로 왔어요.
보통 집에 오겠다고 전화를 하고 거의 한시간쯤이 지나서 도착을 하는데,
오늘은 30분도 안걸려 간식까지 다 사먹어치우고 들어왔더군요.
저는 너무 기뻐서, 거의 사주지 않는 햄버거를 저녁에 사주기로 했답니다.
로때리아에 가서 파프리카버거세트를 다 먹은 근범이, 배가 뚱뚱해져서는 졸리다는거에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 목욕을 하고는 일단 30분쯤 자라고 했어요.
선생님께서 하라시는 숙제도, 시험준비도 해야 하고, 일기도 써야 하니, 40분 후쯤 깨웠어요.
베란다에 근범이를 안고 서서,
"근범아, 너 햄버거 어쨌어?"
하고 물었어요. 잠을 깨우기 위해서 말을 시킨거지요.
그랬더니 잠이 덜 깬 근범이가 아기소리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요."
하는거에요.
근범이 아빠랑 저, 너무너무 웃었답니다.
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왔는지 아시겠지요?
축구 때문에 그 단어가 머리에 박힌거지요.
조금 후 잠이 다 깬 듯해서 다시 물었어요.
그랬더니 이제는 뱃속에 들었다고 제대로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근범이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햄버거가 갔다 그랬다니까?
안 믿는 거 있지요?
이제는 잠이 확실히 다 깨서, 아빠랑 수학문제 풀고 있네요.
조금 후 자야겠지요?
엄마 아빠를 재미있게 만들어준 근범이의 잠투정이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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