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 그리고
개똥이아빠가 사는
개똥이마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2024) 개똥이네 겨울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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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지환 | 등록일 | 24.12.31 | 조회수 |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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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과 짜장면. 개똥이네 첫눈 이벤트 당첨 '짜장면'
따스한 날이 계속되어 유독 겨울비가 잦은 해입니다. 그 날도 아침부터 겨울비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등굣길에 뿌려지던 겨울비가 아이들이 모두 교실에 들어서자 눈으로 변하는 마술이 일어났습니다.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개똥이네 첫눈 이벤트에 당첨이 되는 순간입니다. 개똥이네 마을에선 수업 중에 첫눈이 오면 짜장면도 함께 내려온다는 그 전설. 점심 먹은 오후 짜장면이 배달이 되었는데 담기는 배가 다른지 아이들이 바닥까지 훑었습니다. 뭐든 함께 먹으면 맛있나 봅니다. 오래 전 개똥이로 살아온 어른 개똥이들이 여기 저기서 톡을 보내왔습니다. 혹시, 올해 개똥이들 짜장면 당첨이냐고 ^^
내리는 첫눈과 시작된 개똥이네 겨울은 따듯하게 지났습니다. 난로가에 오손도손 둘러 앉아 옛 이야기 나누듯이 하루 하루 보냈어요. 사실 저는 12월이 되면 마음과 몸이 정말 분주합니다. 학년 말 교사로서 해야 할 일도 있겠거니와 그보다 앞서 개똥이들과 함께 하려던 일들,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들, 지나가 버리면 후회되지 않을 것들을 노심초사하게 되고 지나가는 시간 야속하게 바라보며 아이들과 좀더 의미 있게 보내고자 조급해집니다. 지금까지 배워오던 것을 잊지 않도록 복습해가며 공부하고, 함께 부르고 싶던 노래도 흥얼거리고, 가르쳐 주고 싶던 곡을 리코더와 오카리나로 연주해보기도 하고, 줄넘기 몇 가지 기술을 가르쳐주며 도전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컴퓨터 시간을 활용하여 학급신문도 완성해보고, 미술시간 아이들과 해보고 싶던 재미 있는 작품도 만들어 보고, 아이들에게 주고 싶던 것을 준비하기도 하고, 하필 겨울방학이 생일인 개똥이들 어부바도 하고. 그러다 보니 더 빠르게 지난 12월. 며칠 전에는 가을에 시작된 책읽기 캠페인도 마무리 짓고 우리 반 다독왕도 선정하였습니다. 30권 책읽기가 쉽지 않은데 민석이, 주은이, 민성이는 개똥이아빠 상장과 개똥이네 머그컵도 받았습니다. 아이들과 맞닿는 순간 순간에,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아쉬움만 듭니다.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이 녀석들을 곧 떠나보내야한다는 것이겠죠. 가족 여행을 울면서 떠난 서현이는 매일 매일 개똥이네를 기웃거립니다. ^^ 조금있으면 저나 개똥이나 마찬가지로 우리가 함께했던 1년의 여정을 기웃거릴겁니다.
개똥이들에게 새로운 1년을 선물했습니다. (2025 개똥이달력)
개똥이네 발자취를 남기며 부모님들에게는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런 저런 방식으로 알려드리고자 개똥이네 홈피를 운영했는데 도움이 되셨나 모르겠습니다. 제 딴에는 종종 퇴근을 미루면서 글과 사진, 영상들을 정리해 놓긴 했는데 안보시면 의미 없을 듯 해서 종종 문자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여하튼 정보제공 측면에서는 모르겠지만 부모님과의 소통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부모님이라면 선생님이 이렇게 소식 전하면 좋겠다는 걸 실천하려고 했는데... 제가 너무 현실감 떨어지는 담임교사의 넋두리를 길게 늘어놓아서인가요? ^^ 반성해야겠습니다. 지금 읽는 것처럼 글읽기를 강요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2학기 들어서서 학교로 연락을 하신 부모님들이 몇 분 계세요. 최근까지도. 담임 선생님 전화번호를 모르겠다고~~ㅠㅠ 제 개인번호를 공개하며 종종 문자를 했는데 아마 스팸으로 등록하신 모양입니다. ^^
두어 달 전인가 아이들이 쉬는 시간 선생님 생일을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장난스레 12월 25일에 허름한 곳에서 태어났다고 했는데... 그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하였다가 며칠 전 제게 손수 케잌을 만들어온 아이들이 있습니다. 케잌과 함께 장미 한 송이, 그리고 편지들. 4명이 모여 함께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날 전 세상에서 가장 맛난 케잌을 먹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까지 녹아 들어간. 그러고보니 저는 늘 아이들을 품는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늘 우리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1년을 보낸 것 같습니다. ㅠㅠ
지원, 유나, 서영, 현준이가 함께 만들어 온 케잌과 편지. 그리고 장미 한 송이
오늘로 2024년 마지막 하루를 보냅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 그리고 개똥이네는 이번 주 마지막 날까지 정해진 프로그램으로 운영됩니다. 제 딴엔 마지막 날까지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부모님과의 미리 정해진 여행으로 빠지게 되는 아이들이 있어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부모님들께 한 가지 부탁을 드려요. 아이들에게 아래와 같이 편지지를 나눠주었습니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글을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끝으로 나라가 여러 모로 어려움이 많은데 우리 개똥이네 가족에겐 힘든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모쪼록 겨울방학도 건강하게 보내길 기도할게요.
p.s 반 편성 결과는 2월 18일 오후 2시 이후에 3일간 학교홈피와 학교종이앱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사서선생님 연수로 겨울방학 도서관 휴관일이 있습니다. 도서관 휴관일 안내 1.31.(금), 2.3.(월)~2.14.(금)
한가지 더, 홈피에 올라간 사진과 영상을 잘 정리해 놓은 폴더가 있습니다. 사진은 대략 4,000장이 되고 동영상도 50편 가까이 됩니다. USB (32G)이상을 보내주시면 담아드릴게요. 시간이 걸리니 목요일날 아이들 편으로 꼭 보내주셔야 금요일에 가져갈 수 있습니다. (우리 반의 1년이 잘 담겨있어요.^^) 혹시 보낼 의향이 있으신 분은 댓글이나 문자로 알려주세요. 많으면 제가 미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2024 개똥이네 마지막 완전체 사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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