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3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선생님 : 개똥이아빠
  • 학생수 : 남 15명 / 여 9명

12월을 마치며 부모님과 나누는 이야기

이름 김지환 등록일 17.12.30 조회수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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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끝자락에서...


 겨울방학은 흔히 성탄절 전에 시작되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12월 말 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2월의 수업이 다소 줄어드는 형태를 보입니다. 더 나아가 경기도권은 1월초에 방학하여 3월2일 개학을 하는 학교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성탄절 전에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좋다는 생각입니다. 성탄절을 포함하여 연말 연시 편안하게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때론 새해를 다짐하는 가족행사도 여유있게 가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학교는 개교 20주년을 맞아 대단위의 교실 바닥공사가 예정되어있어 부득이 1월 9일날 방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원래 계획되었던 2월 수업은 어려워졌고 모든 학사일정과 교실정리가 1월 9일까지 마무리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교육청에서 예산배정과 공사일정이 학기중에 결정되어 변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덕분에 개똥이아빠는 더욱 바빠졌습니다. 조금이라도 서둘러 정리한 후 계획된 마무리 활동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교실과 연구실에 있는 짐들을 정리하며 쓸모 있는 것들을 한데 모아 아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어요. 다른반이 갖지 못한 좋은 물건들도 득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짐정리한다고 선생님이 떠난다고 생각한 아이들과 부모님이 있는데 그래서가 아님을 알려드려요.


  어제는 제가 4학년 수준에 볼만한 책들을 모아두었는데 그것도 모두 나누어 집으로 보냈습니다. 더불어 교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겨울 방과후활동과 교내 교육활동은 이루어지지 못해 부모님들도 아이들을 위한 방학계획에 다소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불편해지는 면이 여럿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하루 중 가장 오래 머무는 교실환경이 좋아진다는 생각에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어요. 그런데 저는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지라 지금의 고전적인 마루바닥형태가 더 좋습니다. 움직일 때마다 소리나는 나무의 삐그덕 소리도 정겨울 때가 있어요. ^^



어느새 교실 뒷편 개똥이네 겨울 사진첩이 다 채워졌습니다.  


 개똥이네 12월은 유난히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제가 하나 하나 고심하고 계획한 일을 어느 정도 하기는 했지만 독감이라는 암초에 걸려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개똥이들이 순차적으로 여럿이 빠지게 되니 함께하는 활동에 제약이 생기더라구요. 이제는 가족체험행사가 있는 개똥이들과 운동부인 재환이(수영), 유은이(인라인), 준서(축구)의 훈련일정이 잡혀 있어 개똥이들이 모두 한자리에 있기 어려워졌습니다. 저는 하루라도 개똥이들 모두와 함께 하고 싶은데 너무 아쉬워요. 12월 1일 함께 수업한 후에 27일이 되어서야 모두 모이게 되었는데 함께 있는 날은 그 날로 끝이더라구요. 단체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하는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28일은 우리 도형이가 아침에 교실에서 놀다가 무릎을 다쳐 병원에 가기도 했어요.  큰 부상은 아니라  정말 다행이에요. 이런 저런 일들로 함께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12월은 여건이 따른다면 학교에서 개똥이들과 1박2일 프로그램을 하려고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환경이 받쳐주질 못해 뜻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들 앞에서 연주회도 하고 함께 레크레이션시간도 갖고

개똥이들은 교실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저와함께 보내려고 했습니다.

사실 진흥초등학교 오기 전에는 매년 개똥이들이 누리는 최고의 스페셜타임이었습니다.

아쉬움에 현수막만 복도에 한번 걸어 놓아보았습니다.



  아이들 학업 성취도를 확인하기 위해 며칠에 걸쳐 밤새 만들어 놓은 시험도 28일이 되어서야 보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준비하지 않고 본 시험이라 그런지 다소 성적이 저조하기는 하지만 이게 지금의 실력이라 생각하고 아이들이 모르거나 부족한 부분은 1월달 며칠 동안이라도 되짚어 보려고 합니다. 시험지를 잔뜩 싸들고 와서 분석하는데만 꼬박 4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이들이 꼭 알아야하는 핵심요소를 충분히 가르쳤는지 확인해보는 또 한편으로 저에게도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번주가 아이들의 학적을 정리하는 주간이라 무척 분주했습니다. 해야될 일이 많아서인지 하루가 짧고 짧아 새벽이 되기 일쑤더군요. 1년을 근근히 잘 버티던 몸이 코와 목부터 이상을 보여 약을 먹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29살이 너무 약해 탈입니다. 1월 2일이면 충분히 회복하고 나을 겁니다. ^^ 


 첫눈과 함께 시작된 개똥이들의 겨울이야기도 의미있고 즐거웠던 행사가 많았습니다.
3년만에 첫눈 자장면 이벤트에 당첨되어 저에겐 눈물?의 쟁반자장면을 맛나게 먹기도 하고 오래전에 계획한 경로당 봉사활동을 2군데 다녀오면서 뿌듯한 마음도 가져보고 파워포인트를 배워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용기있게 발표하는 시간도 보내고 과학시간 거울과 렌즈를 이용하여 다양한 놀이도 하고 부모님의 김장시즌에 맞춰 고구마를 삶아 김치와 함께 먹기도 하고 지하세계에 잠입하여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여 모둠별로 그림자연극제도 해보고 국어수업내용을 역할극으로 꾸며 선생님이 직접 끓여주는 라면을 먹는 기쁨을 맛보기도 하고 산타가 되어 학교 이곳저곳을 기습방문하여 게릴라콘서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하나 하나 잘 해나간 개똥이들을 보며 1년동안 잘 자라주었구나 하는 생각도 가지게 되네요.





12월 23일은 성탄절 선물로 윤서어머니께서 오레오머핀과 에그머핀을 만들어오셨습니다.

새벽까지 굽느라 수고하신 덕분에 게릴라콘서트를 하고 난 개똥이들이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러다보니 12월도 금세 지나고 2017년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순간순간 함께 호흡하고 손수 도와주시고 마음맞춰 협력해주시는 부모님들이 계셔서 저와 개똥이들이 어렵지 않게 즐거움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2018년도 함께 맞이하는 특별한 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개똥이아빠가 된 이후 처음으로 1월달을 개똥이들과 같이 맞이합니다. 의도치않게 특별하게 맞는 시간인만큼 뜻깊게 보내야겠습니다.


  저는  2018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개똥이들과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12월 28일 모처럼 다 모인 날. 사진촬영.

개똥이들이 그 사이 많이 컸죠? ^^

(도형이가 병원을 가서 못찍은 것이 아쉽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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