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5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1명 / 여 12명

기말고사 & 시험에 대한 개똥이아빠의 넋두리.

이름 김지환 등록일 15.07.09 조회수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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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시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제를 내는 교사 입장에선 이 정도면 아이들이 평소 공부한 것으로 충분히 풀 수 있을거란 생각입니다만

그건 언제까지나 교사의 생각인가 봅니다. 아이들이 수월하게 풀어나기는 쉽지 않았나봐요.^^

요즘 시험은 교사의 임의대로 계획성 없이 낼 수 없도록 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각 학년에 맞는 반드시 배워야하는 핵심요소를 각 성취기준에 맞게 제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말하자면 각 단원에 가장 중요한 내용과 요소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더욱이 우리학교는 중간고사가 없기에 공부해야할 아이들 입장에서는 만주벌판과 같은 넓은 기말시험범위에 기본적 핵심요소마저도 추려서 출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예전에 곁가지에서 또는 구석에서 출제되는 문제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어려운 상위수준의 문제라면 출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솔직히 얘기하자면 가르치는 교사의 주관성과 교육방식도 존재하기에 여러반 아이들이 무리없이 풀 수 있도록 제시되게 됩니다. 결국 기초기본학습에 충실하면 풀 수 있도록 쉽게 구성이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학교의 평가방식은 이렇게 변해가는데  긴 세월은 아닐지라도 제가 수년간 지켜본 아이들이 시험을 대하는 태도와 문제이해수준에도 또 다른 흐름이 생겼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학교의 평가 방식과 수준은 이렇게 변해가는데 여전히 아이들은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왜 그런지 쉽게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배워서 알고 있지만 문제로 제시되었을 때는 쉬이 풀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는 겁니다.

모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문자로 배열되고 문제형식으로 제시되었을 때는 직관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이상 아이들이 문제의 의도를 바르게 이해하여 푸는 것이 많이 서툽니다.

 

 

 

 

리 생각하면 문제를 대하고 풀어가는 것에 익숙하거나 문맥을 잘 파악하는 꾀가 있는 아이들은 매우 쉽게 문제를 풀게 됩니다.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면 특별한 학습내용이 없더라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수학, 사회, 과학, 영어 과목일지라도 국어 능력이 우선시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사회교과는 국어시험의 또 다른 형태로 보여집니다.

요즘 아이들 예전같지 않을 뿐더러 또 부모의 마음 같지 않게, 꼼꼼히 문제를 끝까지 읽거나 지문에서 답을 찾는 그런 문제를 대하는 경건함?과 조신함이 없습니다. ^^

또 한가지,, 추세라고는 하지만 공부하려는 의지가 저와 부모네가 생각하는 것 만큼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음...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이 저희 때와 다르게 매우 수동적입니다. 타성에 젖어 있지요. 부모들의 친절함으로 어렸을 때부터 밥먹는 것부터 수동적으로 대처해오던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가고 싶어 가는 학원이 아니라 부모에 의해 로드맵이 되어버린 학원에서도 타성에 젖은 학습법을 익혀오곤 하죠. 이러한 것들이 고학년 중학교에까지 연결되어집니다. 인근 중학교 선생님들께서 혀를 내두르실 때가 많아요. 시험에 나오는 부분을 알려주고 때론 써머리를 복사하여 내어 주어도 50문제를 추려서 나누어주어도 안하는 아이들 의지가 없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부모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 메아리되어 터져 나올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또한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목표와 꿈, 그에 맞는 의지가 얼마나 중요하고 선행되어야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위 사진은 기사와 하등의 상관이 없음. ^^  자료제공: 개똥이네)

 

부분의 아이들이 15분 후면 엎드러져 있습니다. 잘하는 아이들은 10여분 지나면 엎드러져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지나면 못하는 아이도 덩달아 엎드러져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시험을 최근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고학년이 되면 시험보는 센스에 따라 득점에 큰 차이도 보인답니다.

 

전처럼 월말고사가 있거나 이벤트로 중간/기말고사가 있어 정기적 시험뿐만 아니라 문제를 푸는 정형화된 틀이 존재했을 때랑 확연한 차이가 나죠. 선생님들도 고군분투합니다. 학습지와 시험지를 복사하여 가르치고 지도하고 외우도록 시키고.... 단기 채찍이 효과는 분명 나지만 실효가 없어요. 그리고 시험 결과에 대한 목적이 너무 크게 되면 그 과정이 일그러지고 너무 중요한 시간들이 이슬과 같이 사라져 슬퍼진답니다.

시험을 위해 배우는 공부가 되면 시험을 위해 존재하는 공부처럼 되면 결국 학교와 교실과 스승도 시험을 위해 존재하는 조연일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슬프지요. 우리나라엔 중고등학교만 되어도 그런 학교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더 슬픈 일이고요.

이번 시험 몇 점 넘기면 뭐해줄게 그 주어지는 상품이 단기간의 목표가 될 수 있지만(목표가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입니다.) 절대 오래가는 약발이 되지는 못합니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구슬리기 선수입니다. 대단하지요. 성적만 올릴 수 있다면 공부만 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굳이 바람직하지 않더라고 그런 목표를 제시하게 되는 것이 부모인 것 같습니다. 그 미끼 상품엔 최근에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기도 했구요. 제가 이렇게 썼다고 부모님들 몇 분이 속으로 내 얘기인가보다 하지 마세요. 겸연쩍지만 제 이야기이고 주변 얘기입니다. ㅡㅡ;

그런데.

아쉽게도 이러한 미끼상품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잠깐일거에요. 오래가면 중1, 더 오래가면 중2입니다. 할 수 있는 한 그런 미끼 상품빨이라도 받아야하는데 아이들은 잘 먹혀들지 않습니다. 굳이 성적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그간 연마한 땡깡과 부모에 대한 협박만 일삼으면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요.

좀 더 나은 방법은 선물을 위하여 공부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잘 하고 시험도 잘 봐서 주는 선물이 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미묘한 차이지만 정말 잘 해서 받게 되는 상품이 되어야지 상품을 위해 잘 하게 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도 아니고 착시효과일뿐입니다.

그런데 간혹 타이틀로 제시되는 최고의 상품인 스마트폰이 도리어 철천지 원흉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공부를 안하는 것으로 보이고 그것에 중독되어 성적이 떨어졌다고 판단되어 뺏었다가 통신을 끊었다가 애들과 싸움도 하게 되고 애들은 동급친구들과의 가치가 우선되어지는 그 때에 네트워크와 인간관계의 전부인 그것이 부모에 의해 밟혀지고 던져지는 순간 울트라급 호래자식이 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답니다.

이런 문제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부모들의 줄다리기는 이곳 저곳에서 끊임없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자식이기는 부모 보셨습니까? 부모는 결국 ‘내려놓음’이라는 중고등학교 학부모의 대전제에 귀속됩니다. 그리고 주변에 먼저 ‘내려놓음’을 겪은 고참 부모들이나 동급생 부모들의 위로를 받습니다.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에 대한 자각이 생기기 전까지 반복되어지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정말 너무 부정적인 글을 남발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지만 몇 년 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조금 현실감 돌도록 표현해보았습니다. 나는 아니겠지, 우리집은 아닐거야,, 하지만 의외로 비일비재해요. 제가 요~ 인근 중고등학생들하고 조금 친하거든요. 그래서 잘 알아요. 조금 막나가는 학교에서 또 다른 부류로 치부되는 아이들 살펴보면 흔히들 꼭 부모, 가정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더라구요. 성실한 부모님들 밑에서 부족함 없이 살고 집도 번듯한 아이들 많지요.

 

이들이 좀더 바람직한 길과 목표와 꿈을 가지는 것, 그리고 공부하는 데에 이르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몫이더라구요. 부모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 학원선생님도 아니지요. 조연자들의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조연자들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는 2학기에 공동의 목표를 한번 정해보려고 합니다.

그게 학습적인 면도 있을테고 서로 독려하며 노력해서 학습, 운동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공동의 목표 속에서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해 보려고 합니다. 그것에 공부라는 테마도 입혀보려고 합니다.

2학기 때는 내가 잘 하는 것보다는 함께 해서 즐겁고 행복한 개똥이네가 되고 잘 하는 개똥이들은 잘 하는 것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어 행복하고 도움받은 개똥이들은 그런 친구 덕분으로 잘 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고..... 교사의 로드맵과 적절한 안내가 중요한데 제가 고민하고 공부하고 도전해보겠습니다. 너무 이른 나이에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는 것에 익숙하고 내가 뛰어나기를 원하고 최고여서 기분 좋아지는 것을 개똥이네만큼은 좀 극복해보고 싶고 그게 아니라도 친구들과 행복할 수 있구나를 체험해보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도 ‘어깨동무’ 학습법을 좀더 우리반스럽게 변형하여 적용해보려고 합니다.

좀있으면 다가올 방학때 여러 가지 부분의 책도 읽고 최근 제가 아는 후배교사가 다시 꺼내든 ‘슬로우 리딩’을 전수받고 2학기때는 개똥이네가 몇 권의 책을 탐독해보려고 합니다.

그 책 중에 하나는 아이들이 가장 보기 싫어하고 공부하기 꺼려지는 역사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너무나 재미있는 부분이 역사임에도 공부로 억지로 배우게 되는 역사의 사실을 무자비하게 외우게 되는 것이 문제이죠. 끊이지 않는 드라마와 영화의 소재도 역사인데요.역사의 입문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2학기는 많이 짧게 느껴질텐데 공부하는 맛을 개똥이들이 조금이라도 느끼고 스스로 공부하게 되는 것을 꿈꾸어 봅니다. 친구들과 재밌게 노는 기분으로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앞으로 제가 생각해보는 청사진입니다. 얼마전 한자를 개똥이들에게 최대한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가르치면서 학습효과를 극대화해보려고 골똘한 적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번의 반복을 통해 개똥이들에게 가르쳐보았습니다. 오늘 그 희망을 봤고요. 제 개똥이들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 부모님들은 마음의 정돈과 바탕을 좀더 확고해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하는 부모님이 되시는 것이 중요하고 아이들 교육하는 것에 효과적입니다. 큰 탈 없이 지금까지 웃으며 내 옆에 있는 아이, 어쩌면 아이보다 부족한 나에게도 더 부모다워지라고 보낸 것은 아닌지 생각도 해보고 자주자주 아이들과 대화하며 품으시고 그 안에서 잘잘못을 잘 안내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그런 마음 먹고 여러차례 시도하지만 도와주지 않는 환경이 참~ 많죠. 그래도 잔소리와 버럭, 짜증은 메르스보다도 훨씬 더 전파력이 심하니 마음을 정돈해보시고 말과 방법을 한번 새롭게 하시는 것은 어떨런지요? 모든 것은 맘 먹은 후부터 연습이 필요합니다. 잔소리로 아이들은 전혀 달라지지 않습니다. 좋은 아이가 되는 것, 그리고 조금 더 능력있는 아이가 되는 것을 원한다면 우리 부모도 건설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러기 위해선 부모의 부단한 수련과 인내가 필수입니다.

말같이 쉬웠으면 좋겠습니다. 맘같이 따라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간간히 찾아오는 서글픔도 꿀떡꿀떡 잘 삼켰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잘 안되지만 그래도 어느 스님의 유명한 말씀처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씀으로..............

 

이 나온 김에 시험에 대해서 몇 가지 제 생각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편하게 개똥이아빠로서 넋두리라고 생각해주세요.

공부와 시험이 중요한건 이미 이 사회를 경험하였기에 부모님들이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부단히 종용하며 성실하게 하길 원합니다. 우린 도인이 아니라 자녀를 대할 때 울화가 치미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말못할 답답함이 밀려올 때도 있죠.

삶이 경쟁일 수 밖에 없는 우리네 현실에서, 세상이 그럴지라도 부모마저도 시험이라는 것에 아이들의 행복마저 빼앗아버리고 인격까지 점수에 할당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아이들앞에 선 교사지만 저 또한 아이들을 시험으로 아이들의 모든 수준과 인성마저 그리 치부하면 부모님들 마음 어떠하겠습니까?

사랑하니까 그러시는 것이지만 자칫 그런 부분이 큰 부피를 차지하고 선을 넘어서버리면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마음과 태도를 무의식속에 담아버린답니다.

부모님의 어떠한 형태든 결국 내 아이가 지금보다 더 잘 하길 원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정말 다른 방법으로 아이를 안내하고 채근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아요.

부모의 반응과 말에 아이 스스로 낙담하고 반항한다면 그것같이 목적을 벗어난 일은 없을 겁니다.

 

이켜보면 제 초등학교선생님이 무엇을 가르쳤나보다는 어떤 말과 마음으로 나를 대하셨냐가 오랫동안 맘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몇가지 사건과 말씀이 그 이후 저를 변화시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반이 시험을 의미있는 이벤트로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시험이라는 이벤트로 맘속에 도전이 생기고 또는 자신의 결과 자신감이 생기거나 선생님이 지나가는 멘트의 조언(부족한 부분의 조언) 피드백(칭찬과 격려)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개똥이가 될 수 있는 텃밭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시험에 귀속된 자신이 아니라 시험으로 나 자신을 만들어가는 그런 것을 꿈꿔봅니다. 제가 너무 터무니 없고 이상적인가요?

그러나

고맙게도 제 제자중에 부족한 저를 스승답게 스승처럼 만들어주는 멋진 녀석들이 종종 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과 5학년때 공부할 때 정말 공부하는 법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 말씀에 자신감을 얻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대학도 다니고 전공을 살리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책에서 배운 고인돌하고 다른 이야기를 선생님께서 알려주실 때 역사에 대해 큰 흥미가 생겼어요. 그래서 이렇게 역사교사의 꿈을 품고 교사가 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아이들에게 무엇을 지도하고 시험과 공부 철학에 대해 내가 어떤 것을 제시할까는 분명해집니다.

제가 가르치는 교육이 저를 거쳐 간 제자들에게 어떻게 미치는지 어른이 된 아이들을 보며 얘기하다보면 좀더 그 방향이 확실해졌답니다.

시험 잘 봐야하지요.

그러나 그 시험을 대하고 공부하는 태도와 철학을 저와 함께 있으면서 무의식중에 느끼고 배워간다면 그것이 개똥이들에게 더 좋은 영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에 따라 저는 좋은 교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야겠구요. 위에 제시된 것은 바람직한 예일 뿐이고 반대로 저한테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있다면...... 가끔씩 잘 해야지 라는 생각과 더불어 생기는 이런 무게감으로 제 행동이 좀더 겸허해지게 됩니다.

 

 

틀동안 아이들 시험지를 뒤적거리며 메모한 것들이 제 서재앞에 부산스럽게 있습니다. 자세히 시험지속으로 들어가다 보니 아이들 개개인의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반만의 기말고사를 한번 더 치른 상황이라 좀더 명확해진 부분이 있습니다. 개똥이들과는 시험지를 다시한번 꼼꼼히 풀어가며 틀린 것을 확인한터라 아이들은 무엇을 틀렸는지 알고있습니다. 개똥이들인지라 문제 확인할 때만 알고 지금은 물론 또 까먹었지요. ^^ 시험을 위해 공부하여 우겨 넣은 내용은 더 빨리 증발해버립니다. ㅡㅡ; 어쩌면 시험이 단기기억 테스트인지도.... 보통 시험부족한 과목과 단원도 중요하지만 학습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상담하셔도 좋습니다. 제가 애써 돌려 말하는 스킬이 부족하여 객관적으로 부모님께 말씀도 드리게 되는데 교육이란 것은 제대로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생겨야 그 때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단히 이번 기말고사 결과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4학년 각 반별 과목 편차가 이번시험은 유독 심했습니다. 들쭉날쭉 하네요. 그나마 우리반 개똥이들이 중심을 잡아줍니다. 전체 평균은 각 과목 80점대를 조금 넘긴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국어, 수학, 영어는 편차가 적은 과목이며 사회, 과학에서 개인별, 반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성적의 향방은 사회, 과학에서 주로 결정되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학이 어려운가봐요.

 

험다음날 시험지를 나눠주고 확인해가며 다시 아이들과 풀어보았습니다.

문제 풀 때도 우리반스럽게 풀어나갔어요. 제시된 문제와 문제지에 나열된 엉뚱한 답변들을 보기 좋게 비아냥 거리며 재미있게 풀어나갔어요. 영어 듣기평가의 해석도 그렇고 사회문제도 그렇고 국어문제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의 재해석은 배꼽을 잡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이날 만큼은 왜 이 과목에서 이 문제를 틀렸는지 오늘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풀 수 있는 문제를 틀렸다는 자각이 필요하고 문제 접근하는 방법에 신중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들어야 다음 시험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도 좀 더 계획적인 연습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알고 있는 만큼 풀 수 있는 능력만큼은 나오도록 적절한 긴장을 가져야 하는데......

 

 

늘은 지필시험의 마지막 한자시험이 있었습니다. 우리학교는 올해부터 학년에 할당된 한자를 익히고 이렇게 단계를 밟게 하는 한자인증제를 시작하였습니다. 20문제를 배점 5점으로 하여 80점이 넘으면 통과하는 형식입니다. 통과를 못한 사람은 시간을 재편성하여 재시험을 치루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반에게 재시험은 절대 허용될 수 없는 자존심입니다. ^^ 한자가 어려운 부분이기에 최대한 개똥이들에게 쉽게 가르치고 무작정 외워 많이 쓰는 것보다 선생님이 전해준 이야기를 상기하여 몇 번 쓰면 저절로 익혀지도록 여러차례 개똥이네 한자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결과는 매우 흡족하게 나왔지만 아쉽게도 알 수 없는 한글을 쓴 개똥이와 구분하여 써야 하는 共과 功을 실수해버린 개똥이가 6명 있었습니다. 실수할 수 있을 법하게 문제가 제시되기도 했지만 담임으로서는 아쉬웠습니다. ^^ 문제가 뭐냐고요? 이거에요.

 나는 우리학교 육상대회에서 1등을 하였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엄마는 매일 너와 함께 운동을 한 아빠의 이 크다고 하셨다. 밑줄 친 공에 해당되는 한자를 쓰시오. 업적이나 도움, 덕분이란 뜻을 가진 ‘공 공’ 자를 쓴 것이 아니라 문제에 함께라는 말이 들어가여서인지 ‘함께 공’ 자를 써 버렸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배울 때 그 의미를 여러차례 알려주기도 했었는데.... 그래도 우리 개똥이들 모두 모두 대견합니다.

 

2학기에는 우리 모두가 행복한 시험이 될 수 있겠다는..... 엄마의 잔소리 필살기를 피해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

일주일간 넋두리 아닌 넋두리를 써 나갔습니다.

써 나가는데 꽤 오랜 시간 걸렸어요. ^^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요즘 혁신학교가 대세라는 데 우리 개똥이네가 더 큰 혁신을 꿈꿔본다고 생각해주세요.

 

뭐..

꿈이 계속되면 현실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 ^^

 

끝으로 오늘 개똥이들이 만든 두부이야기 나갑니다.

 

 

 

자매품 팥빙수데이도 있어요~ ^^

 

 

 

P.S 너무 무거운 얘기만 늘어놓은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요즘 정신 바짝 차리고 있긴 한데.. ㅡㅡ;

1학기가 마무리 되어가는데 지나간 것 보다 2학기를 계획하는데 있어 부모님들의 좋은 아이디어나 의견도 필요해요. 저에겐 큰 도움이 됩니다. 언제든 이곳에 남겨주세요. ^^

전 여전히 아이들교육에 있어 부모님들의 생각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런데 저를 너무 믿고 저에게 그냥 아이들 1년을 모두 일임해주시는 느낌이??? 농담이구요. ^^

제가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성격이다보니 잦은 실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 조언도 매우 중요해요. 이렇게 저를 내버려 두면 학교에서도 누구하나 얘기도 안해주고 전 그냥 제 안에 갖혀버려요. 그냥 다 맞고 다 되는줄 알고 ㅡㅡ; 언제든 부모님 말씀 귀하게 듣겠습니다. 저에게 핀잔도 좋고 속상했던 것도 좋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리고 팥빙수데이때 시간내어주셔서 도와주신 4분의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도 아울러 전합니다.

또 팥빙수가 부족할까 동오맘께서 후식으로 주신 도너츠도 고맙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 쿠키를 보내주신 여진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번거로운데도 흔쾌히 준비물 챙겨주신 개똥이들 부모님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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