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5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1명 / 여 12명

만우절후기- 오늘의 하루는 이렇게 보냈어요

이름 김지환 등록일 15.04.02 조회수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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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책상위 놓여진 것들. 개똥이아빠가 득템하다.)

- 후에 개똥이들에게 듣기론 민우는 거금 12,000원을 썼다는 ㅡㅡ; 민우 땡큐~! 복받을겨~~-

 

 

침부터 아이들이 수군댑니다.

 

어제 방과후부터 있었던 이야기들을 꺼내놓습니다.

 

자기들 얘기뿐만 아니라 부모님 이야기도 덤으러 얹어 놓습니다.

 

심지어는 가벼운 말다툼까지 합니다.

 

아이들 심정에 하나 덮친 격으로 작년 음악을 담당한 선생님 한 분이 아침에 오셔서

 

선생님 가신다는 것을 재확인시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평소보다 약간 늦게 들어와 허겁지겁 수업을 하는 척 합니다.

 

아이들에게 시간이 부족하니 가르칠게 많은 모양새를 띕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마지막인양 곱셈과 나눗셈을 친절히 정리하고

 

4월달에 꼭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라며 두가지 삼각형을 더 가르칩니다.

 

쉬는 시간 쉴새없이 아이들이 다가와 안마를 위장한 응징을 합니다.

 

팔 한쪽은 꼬집히고 양 어깨위는 따갑습니다.

 

 

(누가 주도했는지 모르지만 3분단 개똥이들이 한마디 써서 건넨 편지하나! 정말 눈물없이 볼 수가.... ㅠㅠ ^^)

 

 

 

만 생기면 아이들이 질문을 합니다.

 

대체 어딜 가시는거냐고 집요하게 묻기도 하고 새로오시는 선생님에 대한 걱정도 꽤 있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저는 침을 튀겨가며 열심히 가르칩니다.

 

개똥이 극장을 배경으로

 

 식충식물에 이르기까지  설명을 끝내고

 

앞으로의 과학수업 플랜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개똥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딴지를 겁니다.

 

"근데 선생님, 선생님 이제 가실건데 왜 자꾸 4월달에 식물관찰하러 나간다, 5월달에 과학체험학습 간다~,

우리반 식물은 여러가지를 음지에서 키울거다. 이러세요?"

 

'이크, 녀석들 끈질기다. 그리고 예리하다. ㅡㅡ;'

 

"새로 오시는 분께 모두 알려드리고 가려고~~, 근데 그 분이 리코더를 하실지는 몰라, 안 좋아하실것 같다."

 

그러면서 관심의 방향을 리코더로 기울게 하여 급마무리합니다.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드디어 알림장을 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저도 두근거리는 시간이 왔어요.

 

코를 벌렁거리며 턱을 세우며 얘기할 개똥이들이 벌써부터 눈앞에 아른 거립니다.

 

하루종일 여러 설(說)에 시달렸던 터라 ......ㅋㅋ

 

여러 설들을 두서없이 나열해보면 이렇습니다.

 

선생님이 과학연수 간다는 설,

대학교 학생들 가르치러 간다는 설,

교과서 연구에 참여한다는 설,

만우절이니까 그렇다는 설,

영어연수를 떠난다는 설,

학교에 확인해보니 진짜 떠난다는 설,

애들하고 맨날 놀기만한다고 짤렸다는 설 ㅡㅡ;

새로오시는 선생님을 엄마가 안다는 설,

왠지 거짓말이지만 믿을 수 밖에 없다는 설,

(이유여하막론하고)선생님이 정말 얄밉다는 설,

난 역시나 담임복이 없다는 설 ㅡㅡ;

 

하루 종일 개똥이들에게 들었던 얘기입니다.

 

무엇부터 알림장을 쓸까 고민하며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리하여

 

4월 2일 목요일

1. 내일은 수학 곱셈 나눗셈을

간단히 시험봅니다.

2. 너무 일찍 돌아온 개똥이아빠!

3. (과제) 오늘 과제는 쉽니다. ㅠㅠ

 

2번을 써 내려가자마자 개똥이들 급흥분합니다.

결국 여론에 밀려 3번을 쓰고 한마디 더 거듭니다.

 

"너희들, 그럼 선생님이 가는게 좋니?" "아니요, 그건 아닌데,  너무 해요.  정말"

"안가서 좋지?  그렇잖아~~?" 그러자 대답이 돌아오며 잠잠해집니다. "네. 안가셔서 좋아요"

 

한달 같이 살았다고 그새 정이 들었나봅니다.

 

개똥이들을 돌려보내니 오늘은 왠지 눈이 올것만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만나고 헤어지고 떠나보내는 것이 삶에 녹아든 것임에도

 

우리는 참 그것에 익숙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거부하는 것일수도..

 

후회없도록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그리고 개똥이들과 즐겁게 살아야겠어요.

아차! 그러다가 놀기만 한다고 짤리믄 안되는디... ㅋ

 

 

                                                           (그들만의 이별공연)

  얼마전 알려준 '연가'노래를 개사하여 저에게 노래도 불러주고 리코더 연주도 합니다.

 

근데 저는

 

듣는 내내 무서웠습니다. 나중에 리코더가 무기로 돌변하는건 아니겠지?

 

 '연가'라는 노래가 무섭게 귀에 쟁쟁합니다. ㅎㄷㄷ

 

이별송과 이별연주까지 듣게된 마당에 이쯤되면 진짜 가야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하게되었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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