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요즘 개똥이들은 이렇게 성장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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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지환 | 등록일 | 14.09.26 | 조회수 | 1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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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종종 개똥이네 소식과 학교이야기를 들려 드려야하는데 제가 부지런하지 못하네요. ^^
2학기가 여러 가지로 분주합니다. 그런데 되돌아 생각해보면 뭐가 바쁜지 도통 모를 때가 많아요. 마음의 여유가 쉬이 나지 않는 것이 문제인가 봅니다.
날씨도 어느새 가을이 되었습니다. 젤 먼저 비염이 가을을 알리기도~~~^^
조금만 더 지나 낙엽이라도 지면 전 어느덧 가을의 남자?가 되어있겠지요. ㅡㅡ;
다음주 월요일 많은 비만 아니면 체육대회도 할테고 아이들이 걱정보다 기대가 많은 수련회가 3일씩이나 있기에 그러지 않아도 과하게? 행복한 개똥이들이 오늘은 더욱 즐거운가봅니다.
그런데 그 내면을 살피면 실은 그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가 성장하는 한 단계를 거치기에 그러한 것 같습니다.
요 며칠 전 국어시간의 단원에 맞춰 우리반의 문제와 제안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반에서 내가 겪은 문제와 안타까움, 그리고 속상함 등을 맘껏 이야기 하도록 했습니다.
어머니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마당만 펼쳐놓으면 제 개똥이들은 용기를 내어 얘기할 줄 아는 모습이 있답니다.
내용은 구체적으로, 상대의 이름은 가릴 것 없이 얘기하도록 합니다. 어쩌면 한국정서에 맞지 않고 이거 더 큰 일을 내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진 않을까 하겠지만 개똥이네집에서는 기우일 뿐입니다.
자기 감정과 기분,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안타깝고 아쉬운 점을 흔히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듯이 화를 내며 흥분하며 기분나빠하며 전하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가지고 자기 마음을 솔직히 이야기하되 친구에게도 선생님에게도 공손히 표현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일명 ‘자기 전달법’ ‘나 전달법’이죠.
보통은 갈등의 상황이 생겼을 때 자기 감정을 숨기고 있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흔히 최측근이라 일컫는 엄마부터 단짝, 친한 범주의 친구들에게만 뒤에서 얘기하고 이젠 아이들까지 익숙한 단어 ‘뒷담화’를 만들게 됩니다. 특별한 계기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나아가 이런 상황이 깊어지고 좀더 확장이 되면 왕따문제나 갈등의 단초가 됩니다.
어쩌면 자기 감정을 숨기기를 부단히 강요하는 사회이기에, 그리고 그러한 어른들이었기에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배인 것일 수 있지만 그리고 그것이 한국의 정서에 부합하고 덕의 중요 요소라 생각되겠지만 제가 볼 때는 꼭 그렇지 않다고 생각이 됩니다.
자기 감정만 지혜롭게 전달되고 그러한 사회의 분위기 -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전달받게 되는 상황- 가 형성된다면 이건 실이 아니라 분명 득이 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반도 하나 둘 손을 들고 자기가 겪은 일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고자질 마당이 된 듯 하지만 이건 좋은 현상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대처는 더더욱 중요하구요. 그런데 그러한 장이 계속되면 상황이 오묘하게 흘러갑니다. 자기 이야기만 하다보면 속상한 것만 있고 자기만 마치 억울한 피해자 같지만 실상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로 인해 아이들이 괴롭힘이라 생각하고 언짢은 일도 있었음을 알게 되지요. 결국 나는 피해자의 위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로서도 존재함을 느낍니다.
거기서부터 문제의 실마리가 풀려갑니다. 갈등과 문제가 없는 사회는 사회가 아니죠.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변명의 기회를 주긴하지만 여러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기만 억울하고 기분 나빠할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상대방의 마음도 엿보게 됩니다. 자기 중심에서 사고를 확장시킬 기회가 제공이 됩니다. 억울한 내 이야기만 선생님께 하다가 나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가졌구나 하면 난감한 표정과 당황스러움도 느낍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해결의 방법과 대화법 내 마음 전달하는 장치를 아이들에게 소개해 줍니다. 속상했을 때 전하는 말투와 방법, 그리고 친구를 속상해하거나 실수로 친구가 난처해졌을 때 모른체하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그 친구에게 전하는 이야기들.
상대방의 기분을 헤아리는 연습이 필요한 법이죠.
친구에게 속상하게 한 일이 있다면 찾아가 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상대는 그 마음을 받아줄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교실에서 생활할 때 내가 겪는 화나고 기분상한 일이 있다면 소리를 지르거나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친구에게 속상한 마음을 지혜롭게 전달하는 것. 그리고 상대방은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미안함을 전하는 것.
이를 통해 이 교실이 개똥이란 이름으로 하나되는 것. 그리고 한 울타리의 또다른 가족이라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그런 수업을 하고 오늘로서 이틀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그 수업의 연장으로 이틀 지난 뒤에 느낌을 물어보았습니다. 다시 물어보니 우리반 온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무조건 자기 중심적으로 장난을 치는 아이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자제하고 상대 친구들은 장난 치던 아이를 놀이에 함께 참여하게 하고
시비 아닌 시비를 거는 남자아이들에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때리는 여자아이들의 연약해짐을 보기도 하고
또 어떤 개똥이는 어떤 친구와 서먹해지는 사건이 있었는데 내가 먼저 사과하고 그 친구가 받아줘서 너무 기분 좋다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개똥이는 자기가 여러 아이들에게 배쳑을 당한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친구들이 함께 놀아주고 해서 좋았다고 하고
어떤 개똥이는 이번 기회에 함께 놀아보지 못한 개똥이와 어울려서 공기를 해봤다고 전하고
또 어떤 어른?같은 개똥이는 친구가 외로워 보여 같이 데려와 교실 뒤편에서 놀았다고 합니다. 근데 그 친구는 외로웠던 것이 아니라 그냥 자기 일을 했을 뿐인데.. ^^
조금은 깊은 감정대립이 있던 친구는 내가 마음대로 하려고만 해서 미안하다고 친구들에게 전했다고 합니다.
실은 저를 믿고 간간히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귀뜸해주시고 조언을 구하는 여러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좋은 학습거리가 된 것입니다.
교사라고 개똥이아빠라고 우리반 내 새끼들을 모두 아는 건 아니랍니다. ^^ 그래서 교육은 3박자가 맞아야 하는가봅니다.
종종 들려오는 후배선생님들의 고민보면 전 정말 복받은 겁니다. 부모님들이 자기 아이가 전하는 이야기만 듣고 내 아이 중심의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하여 한쪽으로 빠져서 흥분하여 찾아오셨다고.ㅡㅡ; 비단 후배선생님들만 겪는 일은 아니지만 저는 솔직히 다른 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저는 좋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부모님들을 만났기 때문이죠.
물론 이러한 일들에게서 정말 조심스러운게 제 역할 같습니다. 어느 하나 감정이 더 상하거나 속상해해서도 안되겠죠. 늘상 염두하고 노력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반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좀더 자유로워졌습니다.
부모님들께도 제안드립니다. 저를 믿으신다면 우리반 이야기, 또는 자녀이야기, 속상한 이야기, 우리반의 건의사항 편하게 해주십시오.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제가 부모님들 학교다니실 때의 선생님들처럼 색안경끼거나 무안주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든답니다. 또한 저처럼 부모님들께도 기준이 명확해야 합니다. ^^ 우리반을 위해, 그리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 자녀의 고민이 때에 따라 (반드시가 아님) 좋은 학습의 소재가 되는 것이 생각같이 기분 나쁠 일만이 아니라 또는 더 난처한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반에서만큼은 좀더 근원적인 문제해결이고 건설적인 대안일 수 있답니다.
아이고 말이 길었네요.
말을 길게 할 나이가 아닌데.... 벌써 이라믄 안되는데. ^^
오늘은 아이들이 방과후에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삼삼오오 바닥에 앉아 공기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작은 실천과 마음 전달로 달라지는 교실의 온도를 체험하니 아이들이 정말 기분이 좋아보였습니다. 또한 헐뜯고 심각해지고 억울한 분위기가 아닌 우리도 우리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구나 하며 의기양양한 모습도 보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흐뭇한 미소를 지어봅니다.
저의 힐링캠프는 개똥이들입니다. P.S 수련회가 끝나고나면 다다음주에는 개똥이네 집에 사랑의 우체통도 생깁니다. ^^
가을을 알리는 재채기와 콧물을 훔쳐가며 From 개똥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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