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3반

           선생님은

        너희들이

       곁에 있어

      참 행복했다.

          사랑해...

개똥이라 불리운 날들...
  • 선생님 : 개똥이아빠
  • 학생수 : 남 12명 / 여 11명

1학기를 마치며. 개똥이들을 잠시 가정으로~~

이름 김지환 등록일 22.07.20 조회수 275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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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급식에 나왔던 쌀전병. 때에 맞게 방학문구가 따악~! 

 어제 1학기 마지막 급식을 먹었습니다.

개똥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잔치국수 나오는 날. 그 누구보다도 저는 더욱 긴장할 수 밖에. 영양사님께 물어보니 오늘 소면을 충분히 준비하고 삶았으니 걱정말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추가 급식대에 여러 명의 개똥이들이 연이어 들락거리더니 결국은 저를 포함해서 90그릇을 먹어치웠습니다. 이게 과장이었으면 좋으련만 엄연한 팩트라는 현실에 저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먹는 시간보다 제 등을 지나 추가배식 받으러 다니는 시간이 더 길어보이는 모습에 눈물이 날 뻔. 이 아이들이 하루에 점심만 먹는 것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기까지. ^^ 하긴 한 달 동안 맛보지 못할 급식인데 그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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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환경판.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1년을 사진으로 엮었어요.
 

 지난 주부터 틈나는대로 교실을 정리정돈하는 일에 분주했습니다.개교이래 처음으로 내외장 도장공사가 방학과 함께 시작되기에 치우고 비우고 정리해야할 것들이 학교 이곳저곳에 많았습니다. 교실 여기저기 들어가 있던 제 흔적이나 필체가 담긴 종이나 작품들을 나눠주기도 하고 선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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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없이 볼 수 없는 우리 연화의 편지.
(올해까지만 있어달라는 간절한 외침... 내년에도 있고 싶은데...^^)

 

 그러던 차 어제... 2반 선생님께서 교실 앞문을 여시고 “짐 다 싸셨어요? 가시려면 서둘러 준비하셔야 되는데.” 라고 하시며 농을 던졌습니다. 이 때다 싶어 개똥이아빠는 표정연기 시전하며 방학동안 대학교에 가서 교생선생님들과 지내게 되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꺼내놓았습니다. 반신반의하는 아이들이 여러 선생님께 물어보았지만 확실한 답변을 받지 못한 채 어제는 연화가 편지도 써오고 저보다 눈물연기에 능한 우리 아이들이 곳곳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승찬이가 "선생님, 말 잘 들을게요. 제발 가지마세요!" 하니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선생님~ 가지마세요. 우리가 말 잘 들을게요. 현균이가 틈나는대로 나와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숙제도 잘 할게요. 안가시면 안돼요? 나현이가 팔을 잡고 애원하듯이 얘기하고 본유와 연화는 눈이 벌개어지기도 하고~. 찬율이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와 선생님 정말 가실거냐고 계속 묻고. 단아와 상혁이는 생일날 업어주지 않으셨으니 2학기때도 오셔서 꼭 업어주셔야 해요~.라며 떼쓰고. 

 눈물없이 결코 볼 수 없는 이 광경에 저도 어찌할 바를 모르며 완벽함을 더하고자 가짜 알림장을 써 내려가고... 부모님께 아쉬운 인사 한 줄을 적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이 현실로 받아들이는 상황까지 가버렸...  앞으로 잘 하겠다는 아이들의 외침에 한번 더 물었습니다. 정말 잘 할 수 있지? 그러자 네~ 대답하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알림장을 적어보였습니다. 

 그다지 못한 것도 없는 아이들에게 장난꾸러기 교사가 만우절에도 하지 못한 큰그림을 마무리하며... ^^ 저 또한 방학을 의미있게 보내며 2학기 때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개똥이아빠로 돌아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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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없이 볼 수 없는 개똥이들의 편지들... 스승의 날 못다 받은 걸 이번에 충분히 받게 됨. ^^
 
 

 3월달부터 저와 살면서 우리 아이들 그새 많이 개똥이다워졌습니다. 더군다나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움츠렸던 몸과 맘도 활짝 펴지고 스스럼없이 자기의 의사도 잘 표현하고 저와도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이제는 이 아이들을 잠시 가정으로 돌려보냅니다. 학교는 방학이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개학이 되어버리는 시기가 왔습니다. 어김없이 빠르게 찾아오는 때를 챙겨야 하는 일도,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도 하셔야 하고, 조금 컸다고 고분고분하기는커녕 툭하면 화내고 삐지기도 하며, 눈 뜨면 마주치는 형제들이 수시로 티격태격하기도 할텐데... 저라도 별 수 없겠지만 치트키가 필요하다면 연락주세요. 오은영박사는 아닐지라도 개똥이전문가로서 나름의 원격처방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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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들이 뽑은 1학기 최고의 뉴스들.

 6월까지 간간히 이어오던 방과후 보충지도를 7월달은 원하는 아이들을 모아 매일 1-2시간씩 하곤 했습니다. 수학을 집중적으로 복습하기도 하고 2학기에 배울 내용이 어렵지 않도록 기초도 다졌습니다. 많게는 10명도 남아서 함께 공부하기도 했는데 개별로 지도하고 반복적으로 알려주니 곧잘 따라와서 흐뭇하기도 합니다. 방학때도 집중적으로 학습하고자 8월 16일~19일(4일간) 하기로 정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학원수강과 가정행사 등으로 온전히 참여하기가 어려운 아이들은 제하고 아이들 의견과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듣고 추가에 추가를 더하여 6명으로 정했습니다. 그렇지만 저와 시간을 보내며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이 있다면 상의를 하시고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등교시간에 맞춰 학교에 와서 2시 전후로 마칠 예정입니다. 점심은 각자 싸오되 싸오지 못하더라도 배달의 민족 아이템을 적절히 사용할까 합니다. 

 

꽈베기

급식없는 오늘. 개똥이네 도너츠&꽈배기 타임. 먹는 것 만큼은 진심인 우리 아이들.

 

 오늘은 급식이 없는 날이고 해서 아이들에게 도너츠 꽈배기 핫도그 선물을 주었습니다. 배불리 먹고 한박스가 남을 만큼 충분히 먹었다고 생각되지만... 집에 가서 더 먹을 수도... ^^

 

끝으로

1학기를 마무리하며 부모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부모님들께서 표현은 안하시지만 많은 응원 보내주시는 걸 때때로 느낀답니다.

저도 방학을 의미있게 보내며 2학기에는 좀더 나은 교사와 개똥이아빠로 아이들 앞에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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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마지막날 단체사진. 1학기를 맛있게 마무리한 개똥이들.
(사진찍을 당시 선생님이 떠나다고 생각하여 표정이 그리 밝지 않은게 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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