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3반

개똥이들을

더 좋은 선생님께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곁에 있어

행복했다...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0명 / 여 12명

(2021마지막소식지) 개똥이네 겨울이야기

이름 김지환 등록일 21.12.29 조회수 142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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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정서연 화백이 그린 개똥이네패밀리

 힘없이 얇아진 2021년도 달력을 보니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 

개똥이네가 가을만 분주한 게 아니라 겨울도 정말 빠르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제 달력 곳곳에 알아보기 힘든 휘날린 작은 글씨들이 빼곡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해야할 일들도 있었을뿐더러 개똥이들과 하고 싶은 것도 많았나봅니다. 


 1년 동안 얼마나 자랐을까 싶어 스냅사진을 개똥이들의 전용 야외교실이었던 하늘정원에서 찍어보았습니다. 잘 알지 못했었는데 지난 4월달 사진과 비교하니 아이들이 성장하긴 성장했더라구요. 여전히 제겐 사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그 사진은 때마침 크리스마스선물로 주려던 달력에도 넣어보고 코로나로 움츠렸던 몸을 시원하게 움직이는 댄스에도 사용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만족하는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이렇게나마 친구들과 서로 살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한 요즘이라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찍을 때는 전체가 모이지 않고 개별로 촬영했으니 염려마시구요. ^^


달력
1년 동안 잘 자라준 개똥이들. 기념달력은 크리스마스 선물 ^^


12월 우리반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동영상 ^^

 체육대회, 학습발표회, 교생선생님 방문 등 여러 행사로 가득했던 가을을 지나 겨울에 들어서며 여러 학습활동을 계획하고 정리하며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수학에서 잊었던 학습을 보충하며 과학수업에서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을 상기시키며 배우기도 하고 가을부터 이어진 독서하기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욕심이 많은 교사라서 개똥이들이 여러모로 이전보다 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단히 가르치고 복습하길 반복했습니다. 의도적이긴 하지만 적절한 긴장을 일으키게 하는 액션과 샤우팅을 통해 중요한 부분을 인지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지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개똥이들의 학습효과도 곳곳에 나타나 감사한 생각도 들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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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읽은 책을 정리한 독서카드. 어느새 독서도장이 가득찼습니다.

 12월의 포문은 개똥이데이로 시작되었습니다. 

개똥이들이 그렇게나 바라던 2학기 개똥이데이. ^^ 준비한 만큼 그 이상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해서 한편으로 고맙고 흐뭇했습니다. 특별한 간식이 아님에도 꽈배기를 특식 삼아 좋아하며 먹는 아이들이어서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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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데이 프로그램

 요즘시기에 더더욱 가르치기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웠던 리코더수업도 캐롤 5종세트를 끝으로 무사히 마무리하였습니다. 코로나가 여러모로 학교활동을 위축되게 합니다. 비말전염이 없도록 가을까지는 하늘정원에서 연주하다가 겨울에는 창문을 열고 하다보니 아이들 딴에는 좀 춥기도 했을겁니다. 그럼에도 처음 접한 리코더 실력이 많이 향상되고 이를 계기로 또 다른 자신감이 생긴 건 큰 수확이었습니다. 가정에서도 처음에는 실력이 좋아지는 것에 화답하듯 박수를 쳤을텐데 최근에는 시도 때도 없이 불어대는 소음으로 부모님들이나 형제들에게 핀잔을 많이 받았을거예요.^^ 아이들이 재미가 생겼는지 저에게도 리코더 연주하자고 떼쓰는 일들도 참 많답니다.

 최근에는 간단하게 체험하며 즐길 수 있도록 개똥이네 드럼교실을 열었습니다. 틈나는 대로 아이들 알려주며 강당에서 연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똥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없기에 맛보는 수준에 머물겠지만 아이들이 상당히 흥미를 가지고 참여하고 있어요. 그 중 몇몇은 박자감과 센스를 갖추고 있어 가르치고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이를 계기로 음악적 확장성도 갖추고 자신감도 배가 되는 일이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몇 분과 이야기 나누며 내년에는 아이들 밴드 하나 구성하는 방안을 협소적이나마 운을 띄웠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아무래도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학생동아리의 자생력을 기대하기보다는 교사의 열정과 헌신에 의해 운영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오셔서 아이들이 좋아하고 성장할 수 있는 동아리가 많이 생기길 바라게 됩니다.


드럼교실
박자감각이 남다른 아이들이 숨어있습니다. ^^

 내년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최근 부모님들과 상담하며 부모님들께서 걱정하던 것이 떠오릅니다. 부모님들께서 흔히 이렇게 얘길 꺼내시더라구요. 저에게 여러모로 익숙해진 개똥이들 어떻게 하냐고 내년에 잘 적응할까 싶다고, 그러니 내년에도 부탁(?)한다고. ^^  저 기분좋으라고 하신 말씀으로만 듣겠다고 했습니다. 매년 제가 나름 계획한 교육과정으로 아이들과 살다보니 개똥이들의 공통된 특징을 발견합니다. 저를 떠나면 훨씬 더 자기 존재감을 뽐내며 적극적이기도 하고 용기있게 도전하는 일들도 많아진답니다. 4년 전인가요? 직지 첫해를 맡았던 아이들도 이듬해 학급 임원선거에 줄줄이 나가 1년 동안 절반 이상이 반장, 부반장을 했더라구요. 그런 것이 굳이 중요한거라고 여기지 않지만 그게 아닐찌라도 개똥이들이 밝고 적극적인 학교생활을 하며 존재감을 형성한다는 말을 선생님들께 종종 듣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늘 그런 기대와 믿음을 가지고 있구요. 내년의 학교생활도 올해 못지않게 즐거울 겁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시간 부모님들께 과제 하나 드려도 될런지요.

내일 아이들이 가져가는 아래 편지지에 글 하나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시는 글들은 어떤 글이든 감사히 여기며 조언삼아 제가 잘 간직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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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이들이 가져갈 편지지. 1년끝에 다다르면 부모님들께 넌지시 내놓게 됩니다.



끝으로 한 달 전 녹화했던 개똥이네 캐논 3중주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개똥이네 가족 모두 따뜻한 저녁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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