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란 아무도 모르게 자기만 간직하고 있는 것. 그런데 꽁꽁 숨겨져 있어야 할 비밀을 들키고 싶다고 합니다. 대체 어떤 비밀이어서, 어떤 이유에서 그런 걸까, 동화작가 황선미의 새 작품『들키고 싶은 비밀』은 아무도 모르기를 바라는 비밀이라는 낱말에, 누군가에게 들켜서 알려지기를 바란다는 상반된 바람이 하나의 제목으로 묶이면서,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킵니다.
동화 속에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치주염을 앓으시는 아버지, 더 큰 집으로 이사 가기 위해 할인점에서 시간제 일을 하시는 엄마, 태권도를 하는 형, 막내 은결이. 아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진 부모님이 있는, 크게 넉넉하지도 큰 모자람도 없는 보통의 가정입니다.
그런데 그 평온하던 가족에게 문제가 생깁니다. 아이와 부모 사이에 생긴 거리 때문입니다. 아이는 또래 아이들처럼 갖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가족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아이의 변화를 살필 시간이 없고, 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하기에 아이의 욕구를 금방금방 채워 줄 수 없습니다. 그 생각의 차이 때문에 이 이야기 속의 은결이는 엄마의 돈을 훔치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지갑에서 꺼낸 돈으로 오락을 하고 군것질을 하고 미니카를 사고, 몰래 그 비밀스런 일을 하면서 가슴 졸이고, 또 잘못하여 다리를 다치고, 그러다가 차라리 자신의 그 비밀을 누군가에게 들켜버렸으면 바라고, 끝내 엄마가 모든 걸 알게 되고……. 은결이의 비밀 때문에 집안은 온통 얼음장이 되었다가 화산이 되었다가 합니다. 하지만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은결이는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게 됩니다.
은결이의 비밀을 밝혀 놓은 이 이야기. 아이가 생활 속에서 겪는 불만과 몰래 돈을 훔치면서 겪는 갈등과 불안과 자기 합리화를 참 세세하게 그려 놓았습니다. 돋보기에 비친 물건처럼 아이의 미묘한 심리변화가 크고 상세하게 보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저지르게 되는 비밀스런 일. 그 일로 인해 생기는 마음 속의 소용돌이.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은 그 혼란스럽던 자기만의 비밀스런 감정을 되새겨 보고, 또 풀어 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새롭고 굳게 제 가치관을 세우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출처: 오픈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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