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1반

개똥이들을

더 좋은 선생님께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곁에 있어 참 행복했다...

-개똥이아빠-

2019. 1년을 함께 살던 개똥이네
  • 선생님 : 개똥이아빠
  • 학생수 : 남 12명 / 여 12명

(겨울미션완성) 개똥이네 겨울이야기를 남깁니다.

이름 김지환 등록일 19.12.31 조회수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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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혹시 아이들에게서나 다른 부모님들에게서나 우리반 소식이나 제 이야기를 전해듣지는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무슨 일일까 하여 홈피에 왔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진 내용들~

놀래셨나요? ^^ (오래전 학부모님 한 분이 급 연락을 해왔다는~ 무슨 일 있으신가 하여.)

 다른 면에서 저도 많이 놀랬습니다.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서나 부모님들에게서나 적절한 충격요법이 그나마 반향을 일으킬 수 있나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할 말이 진짜 많긴 한데 지금은 한가할 수 없는 시간이라 풀어놓기는 어렵습니다. 홈피를 관리하는 업체와 협력하여 적절한 타이밍에 사진이 많은 홈피를 백업하는 중입니다. 매년 제가 하는 활동입니다만 무너진 선생님 마음에 홈피마저 삭제가 된 것으로 느껴 오늘 아침 개똥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하더라구요. ^^ 제가 화가났다고 삭제한 건 아니지만 충격요법이 제 타이밍에 맞춰져 아이들에게 삭제한 것처럼 빛나는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첫화면
 

2단뛰기 도전에 나선 개똥이들


12월 선물로 개똥이들에게 줄넘기를 나눠주었습니다.


동료선생님 중에 한 분이 이 줄넘기가 아이들이 사용하기 가볍고 좋다고 하기에 덥썩 구입해버렸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2단 뛰기에 특화된 줄넘기라고 하네요.
한겨울이지만 아이들과 틈틈이 줄넘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강당에서 하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2단 미션을 성공한 아이들도 꽤 되고 있습니다. 안되던 것들을 조금씩 노력하다가 어느새 성공하게 되면 그 짜릿함과 성취감이 아이들에게 큰 자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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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기념 전교생에게 나누어주었던 사탕 3종세트. 인기 좋았습니다.~ ^^


오늘은 1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예전처럼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방학을 하지 않기에 연말연시 기분이 나진 않지만 오늘은 분명 2019년 마지막 날입니다.
몇 시간 후면 2020년이 되네요. 어렸을 때 2020년이면 중력을 극복한 바퀴 없는 차들이 날아다니고 달나라를 우습게 여행할 줄 알았는데 그건 진짜 상상화였나봅니다.


크리스마스 게릴라콘서트를 끝으로 개똥이들의 올해 미션도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직지초등학교에서 처음 이루어지는 이벤트라 처음에 다소 서먹하긴 했는데 음악이란 코드는 역시 묶어내는 힘이 큰 것 같습니다. 함께 노래부르며 다같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똥이네는 겨울에도 움츠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고구마를 삶아 김장김치 얹어먹는 맛도 즐겨보고 학교에서 가까운 노인정을 방문하여 노래도 들려드리고 연주도 해 드리고 초등학생이 할 수 있는 그 선에서 봉사와 사회활동에 동참하며 뿌듯한 마음도 가져보았습니다. 방과 후에는 강당에서 선생님과 함께 신나게 공놀이도 해보고 떡볶이 노래를 해대는 개똥이들에게 떡볶이 파티도 했습니다. 게릴라콘서트로는 좀 아쉬워 복장도 갖춰보고 산타복장을 갖추니 뭔가 아쉬워 전교생에게 돌아갈 롤리팝사탕도 청주를 돌아다니며 구해왔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인기가 좋았습니다. 저 말고 롤리팝사탕이. ^^ 성탄절이브 전교생에게 좋은 시간을 안겨준 개똥이들에겐 개똥이아빠가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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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개똥이네 선물 ^^


 개똥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성능 좋은 리코더. ^^ 일본 것이라는 흠이 있지만 요즘 말로 가성비가 좋은 리코더입니다. 5학년에 올라가서도 친구들 앞에서 자신있게 연주하라고~

덕분에 새 리코더로 성탄절 부모님 앞에서 멋진 연주를 한 개똥이가 있었나봅니다. 부모님이 감동을 받아 따뜻한 문자를 하나 보내셨습니다. 저도 맘이 따스해집니다. 

 

학년을 마무리하며 정리해야하는 교사들에겐 가장 바쁜 시기가 찾아왔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이 남아있어 맘도 조급해지기도 하고 몸은 몇 배로 바빴던 것 같습니다. 밀려드는 생활지도와 관련한 학부모, 아이들 상담이 밤늦게 까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정신 바짝 차리고 하루 하루 지나다보니 오늘이 12월 마지막 날이자 한해의 끝자리에 달했습니다.


전 개똥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들이 참 많고 함께 하고 싶은 것들 그리고 재밌게 공부할 것들이 아직도 많은데... 그래서 마음이 다소 조급한데. 우리 개똥이들과 부모님들께서는 그러하지 않으신가 봅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장 기본적인 알림장 확인과 소소한 과제 모두 잘 해오면 좋을텐데.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다. 첫 만남부터 제가 부모님들께 편지에 썼듯이 알림장 확인 꼭 부탁드리고 때에 따라 문자와 쪽지를 누누이 드렸는데 참 쉽지 않더라구요. 1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 없거나 저보다 더 마음의 여유가 없으셨을 수도. 올해초 방영되었던 드라마 어록처럼 저를 전적으로 믿으시거나 진짜 보호자로 생각하여 맡기신 건지도 모를 일입니다. ^^ 근데 제가 과제까지 집에 가서 점검할 수는 없기에...

 제가 내는 과제는 정말 어렵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편이 아닙니다. 부모님들께서 기계적으로 알림장확인마시고 과제 확인이라도 꼭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며칠 남지 않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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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먹었던 후식쥬스. 제품이름이 기가 막힙니다.

사진으로 찍어 놓았습니다. 꼭 저 같아서. ^^


 이제 아이들과 함께 할 날이 6일 남았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유종의 미는 거두고 싶고 제가 알림장 과제 확인에 더 이상의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기에 부모님께 당부드립니다. 저를 편안하게 믿어주시고 맡겨주시는 점은 고맙습니다만 아이를 향한 최소한의 관심은 놓지지 않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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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이번 제자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 못받았나 싶었는데... 대신 얼굴도 모르는 3학년 아이에게 예쁜 카드 하나 받았습니다. 한 장이라 자랑삼아 올려봅니다.^^

 

우리 부모님들,,, 힘내세요. 저도 힘낼게요. 그리고 올해 수고많으셨고 감사합니다.


 요즘 사춘기라고 덤벼?드는 개똥이들 정말 까불면 나중에 갱년기 샷을 보여주세요. ^^ 아이들이 요맘 때 되면 아이들 샤워시간 길어지고 자기가 마치 연예인이냥 자주 옷 갈아입고 외모를 꾸미고자 이것저것 해보기도 하고 뭐라고 얘기하면 꾸중이나 잔소리로 받아 들이고 그마저도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죠. 친구들 결속력이 더 강해질 때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유튜버가 되기도 하고 고개숙여 그 사람 얘기에 빠져 들기도 합니다. 괜히 생일선물이나 성탄선물로 사준 스마트폰을 볼모로 삼거나 그녀석에 화풀이 마시고~~^^


사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은

아이들이 곁에서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딱 맞습니다.


1년 동안 감사했고 내년에도 뵐게요~ ^^ 

 

 

p.s 오늘은 반성문인지 다짐인지 모르는 우리반 예쁜이들이 6통의 편지를 올려놓았습니다. 개똥이들을 대표해서 멋진 이야기를 잘 써놓았습니다. 선생님이 맘을 푸시려나 해서인지~^^ 어째 이거 오늘 아침 급조한 것 같기는 한데...

편지지도 스케치북느낌도 나고... 그런데 저는 이 녀석들이 참 대견하고 기분은 참 좋았답니다. 일부러 표시 내지는 않았지만. ^^ 쉽게 감정을 드러내면 우리 개똥이들은 또 다시 정신줄을 놓을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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