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반

밝고 건강하게

서로 서로 도와가며

함께 크는 우리들은


지원,  지우, 혜인,  희선, 현서, 지유, 주혁, 제우, 준우

하하하 호호호 일곱 빛깔 무지개
  • 선생님 : 이상호
  • 학생수 : 남 4명 / 여 5명

격세지감

이름 이상호 등록일 17.06.16 조회수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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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51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글을 보고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 정말 많이 달랐구나 싶었습니다.

장숙이는 아침에 잴 바쁘지요. 아빠가 일어나시면 신문 갖다 드려야 하구, 세수하실 때 비누 갖다 들이구, 또 양말두 찾어 들이구 가방두 갖다 들인답니다. 아빠가 그만 가야지하구 일어나시면 얼른 구두를 나라니(나란히) 놓쿠 닦구 그러지요.

아빠가 가시면 또 마당을 씁니다. 이러케 일을 많이 하구두 과자 한 개만 주면 아주 입이 떡 벌어집니다. 장숙이는 인제 네 살 밖에 안됐으니까는 뭐,”

신문에 나온 장숙이가 당시 보통 네 살 바기 아이들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를 사셨던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6살 정도만 되어도 이런 일들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집에 가고 나면 바닥이나 책상 위에 연필이며 지우개, 가정통신문 심지어 알림장까지 그대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기 앞가림을 못하는 측면에서 장숙이를 업어줘야 할 아이들이 넘쳐납니다. 사물함은 또 어떤가요. 문을 열어보기가 겁이 날 지경입니다.

여러 번 이야기해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까닭 중에 어른들의 지나친 돌봄도 한 몫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조차 다 해 주다보니 안 해도 되는 것이 몸에 배게 된 것이지요.

이런 현상은 1학년 우리 반 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의 일반적 모습이지요.

우리 반 한 아이가 교과서를 안 가져 왔습니다. 숙제를 하느라 가져갔다가 집에 놓고 온 것입니다. 아이에게 이야기했는데 안 가져와서 마침 3학년 누나가 있어 따로 불러 챙겨서 보내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또 안 가져 왔습니다. 3학년 누나에게 왜 안챙겨줬느냐고 하니 옆에 계신 담임 선생님께서 자기 것도 못 챙기는데 동생 것을 챙겨 주겠어요?”하십니다.

지금은 어리니까 해주고 조금 크면 스스로 하게 한다는 생각보다 어리석은 것이 없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해야 점차 커가면서 거기에 맞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어린 시기가 자꾸만 길어지는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평균 수명이 그 만큼 길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늦게까지 어린 아이로 취급함으로써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시대 변화를 인정하는 것과 자기 앞가림을 일찍부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문 기사를 보니 몇 해 전 인도 여행에서 봤던 꼬마(언니)가 조금 작은 꼬마(동생)를 업고 광주리에 꼬질꼬질한 과일을 팔러 다니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과일을 몽땅 샀는데 먹을 것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 버렸지만 뭔가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 흐뭇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단지 좋은 일로만 여겨지지 않습니다. 먹지도 못할 과일을 들고 관광객만 찾아다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싶어서입니다.

안스러운 마음이 들겠지만 꿀꺽 삼키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더 큰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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