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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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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제의 배. 그 배가 그 배가 아니지.
작성자 김은규 등록일 12.10.31 조회수 35

영어로 stomach 라고 쓰는 배 말이지 배. 먹는 배말고 소화시키는 배. 제목 저거 길게 써봤자 겉에서 보이지도 않음. 그냥 ... 이렇게 나오는데 뭣하러 길게 씀. 문예창작 편집할 때만 귀찮은거지. 그냥 그렇단 말이다. 그래서 내가 본문까지 와서 제목 해석을 하고 있지. 됐다. 이 정도까지만 하지.
이제 시작한다. 제목만 보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대강 예측은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는 성제의 배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그 배탈 자주나는 그 배 말이다. 그럼 정말로 시작한다. 참고로 이건 일기다.
오늘 성제가 4교시 국어시간에 교실 뒤편에 가서 꿇어앉았다. 그 이유는 저번에 졸 때 국어선생님께서 책상에 앉아서 졸 것 같거든 뒤에서 꿇어 앉아있으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 때 다시는 안 졸 것 같으면 책상에 앉으라고 하셨는데 성제는 또 책상에 앉아서 졸고 있다. 그 때 아마 명언이 나왔었지. '우거지' 라는 명언. 이거 전에 내가 학교 급식에 우거지 나왔을 때 개그치던건데. 뭐 웃겼으니까 됐다. 상황이 딱 거지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웃긴 것 같았다. 하여튼 성제가 오늘도 졸다가 걸려가지고 교실 뒤편에 가서 앉아 있었다. 근데 우성제가 뒤에 있으면 뭔가 좀 찝찝하다 이말이지. 그래서 자꾸 뒤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우성제가 그런 나를 볼때 마다 입모양으로 뭐라 한다. 아마 배를 문지르는 행동과 입모양을 봐선 '배아프다'이 말 같다. 성제 배는 정말 수시로 아픈가보다. 아주 그냥 수업시간에만 아픈가 보다. 그냥 토끼가 간 놔두고 다니듯이 너도 배 집에 놔두고 와라. 그러면 수업시간에 조금 집중은 할 수 있겠지. 우성제가 계속 내가 볼 때 마다 입모양으로 '배아프다'이러고 있다. 막 표정만 보면 그냥 죽을 병에라도 걸린 것 같이 말이다. 그런데 뭐 내가 아픈건가? 우성제가 아픈거지. 냅뒀다. 우성제는 내가 배아플 때 '똥 싸' 이러면서 나를 우롱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아랫배아니고 윗배아팠는데 이 우성제야. 하여튼 그랬다.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그런데 그 때는 또 멀쩡한 듯이 잘 뛰어다닌다. 양을 보니까 아주 그냥 굶어죽은 귀신이 붙었나보다. 누가 보면 내가 배아픈줄 알겠네. 그래서 내가 우성제보고 배아픈데 왜이리 많이 먹냐 하니까 우성제가 배고프다고 한다. 근데 상식적으로 복통과 배고픔이 동시에 올 수 있나? 설마 고통 느끼는 배 따로 있고, 먹는 배가 따로 있는건가? 신기하네. 그래서 내가 우성제한테 허기를 달랠 정도로만 먹으면 되지했더니 우성제는 말이 없다. 됐다. 니가 아픈거지 내가 아픈거냐. 놔뒀다. 조금 밥을 먹다가 우성제가 사라졌다. 나는 몰랐는데 박재용이 알려줬다. 아마 화장실에 간 것 같았다. 순간 밥맛이 뚝 떨어졌다. 안그래도 짜장밥이라서 뭔가 연상되는데 그러면 안되지. 내가 밥을 다 먹어갈 즈음에 3학년 형 중 누군가가 우성제의 국에서 두숟갈 정도 떠서 밥에다가 비볐다. 다 먹고 나서 치우려고 하는 때에도 우성제가 안왔다. 복통에 변비까지 왔구나. 됐고, 나는 그냥 다 치우고 교실로 올라왔다. 그때에도 성제는 없었다. 아마 밥먹고 있겠지 했다. 근데 6교시 도덕시간에 보니까 국 조금 있다고 밥을 아예 안먹은 것 같다. 와 그건 어마어마한 자원낭비다. 쌀 하나 만드는데 몇십번의 손길이 가는데 그걸 반도 안먹고 그렇게 남겨. 그건 이 넓은 우주에서 지구인만 살아서 엄청난 공간 낭비를 하는 것 과 비슷한 현상이지. 그렇다는 말이다. 그냥 우성제의 배에 관한 미스테리가 궁금해서 써봤다. 나 뿐만 아니고 이 현상을 본 다른 사람이라도 같은 생각을 했을거다. 근데 결국 이거 내 일기가 아니고 우성제 일기구만. 나중에 우성제한테 내 글 복사해서 수정 잘 해가지고 문예창작에 붙여넣기 하라고 말해줘야지. 끝이다. 아마 우성제가 죽어서 그것을 해보면 소화기에 관한 모든 인체의 미스터리는 풀릴 것이라고 사료된다. 내가 좋은 힌트를 준거다. 우성제 해부해보면 노벨 의학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내 글보고 성공하면 나 좀 잘 챙겨주길 바란다. 끝. 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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